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신조어사전] 생생한 경험담, 그 야릇하고 흥미로운 '썰만화'

입력 2015-05-04 09: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경험담을 늘어놓는 행위를 은어로 ‘썰을 푼다’고 한다. ‘이야기’, ‘말’을 뜻하는 한자 ‘設’의 강한 발음을 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ssul’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직접 경험한 일이나 소문처럼 떠도는 ‘카더라’, 루머, 괴담 등을 들려주는 행위를 일컫는 신조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썰’은 야한 이야기나 사연을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행위가 돼 버렸다. 그렇다. ‘썰만화’는 자신이 겪은 혹은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화로 그린 것이다. 

 

 

sssul
썰만화로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나인틴: 쉿! 상상금지'(사진제공=클로버 이앤아이)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일이다. 각종 커뮤니티에 ‘썰’ 게시판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리고 이야기를 글로 써서 들려주는 데서 진화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남의 이야기에 약간의 상상력을 가미해 시각화하면 그 재미는 배가한다. 그래서 ‘썰만화’는 흥미롭다.

2013년 레진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됐던 인기웹툰 ‘나인틴’이 대표적인 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여체(여자의 몸) 만화가 은야의 작품으로 ‘花樣年華’(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실제로 있었던 경험담을 제보 받아 만화로 그려진 19금 웹툰이다.

썰만화의 매력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겪거나 앞으로 경험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리얼리티와 생동감이 넘친다.

 

애기 때부터 친하던 동네 누나와 옷 벗기 젠가를 하다가 벌어진 일, 여자아이들과 말뚝박기를 하다 야릇해져 버린 상황,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하다 생긴 일, 비상구에서 첫경험할 뻔한 순간 등 제목부터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제보자의 일상생활을 근거로 하다 보니 현실감이 느껴지고 마치 자신이 겪는 것처럼 덩달아 긴장하게 된다. 이 썰만화는 4월 ‘손가락 하나로 즐기는’ 스마트 핑거 무비 ‘나인틴: 쉿! 상상금지’(사진)라는 제목으로 IPTV, 인터넷, 스마트폰 등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이뿐 아니다. 검색사이트에 ‘썰만화’라는 단어만 넣어도 사적인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등에서 암암리에 연재하는 썰만화들이 주르륵 뜨는데다 최근에는 ‘썰을 탄다’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어 그 활동과 의미의 진화는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썰’이 나돌고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