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더불어 문화

[신조어사전] 먹방 때문에 먹고, 쿡방 때문에 먹고… '푸드 포르노'

[신조어사전] ⑭푸드 포르노

입력 2015-04-27 09: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광고, 블로그, 방송 등 음식이나 먹는 모습, 푸드 스타일링 등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식욕은 성욕과 비례한다는 속설에서 유래한 신조어로 한국 신조어로 표현하자면 '먹방'(먹는 방송) 혹은 '쿡방'(요리하는 방송) 정도다. 

 

저널리스트 로잘린 카워드(Rosalind Coward)가 1984년 출간한 책 ‘Female Desire(여성의 욕망)’에서 처음 쓰였다. 대부분의 여성을 비롯해 남성들까지 매일 다이어트에 몰입하는 사회다. 

 

다이어트 중인 이에게 고지방, 고칼로리의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이나 영상은 욕구불만에 시달리는 이의 성욕을 자극하는 이성 및 포르노 사진만큼이나 유혹적이다. 


food
음식이나 먹는 모습, 푸드 스타일링 등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을 일컫는 '푸드 포르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슈퍼맨이 돌아왔다' 삼둥이 만두, '오늘은 뭐먹지?' 떡볶이, 먹방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시즌 2', '수요미식회' 짜장면.

“떡볶이 좀 사다줘!”, “오늘 저녁은 짜장면 어때?”

언젠가부터 특정한 ‘음식셔틀’이나 ‘맛집 동행’을 요구하는 가족이나 친구의 권유(?)가 잦아지고 있다. 

 

“지금 ‘오늘 뭐 먹지’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데 너무 맛있어 보이는거야.” “방금 상둥이들이 짜장면을 먹는데….” 그들의 이유는 비슷하다. TV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혹은 광고를 보다가 식욕이 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독하게 다이어트를 결심해도 무너지는 순간이 있으니 ‘가장 추하다’고 평가되는 남이 먹는 것을 지켜볼 때다. 제 취향이 아니던 메뉴까지도 남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군침이 입안 가득이다.

먹방을 넘어 쿡방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TV에서는 연일 지지고 볶고 먹는다.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에도 날씬하고 아름다운 여성이 비상식적인 양의 음식을 꾸역꾸역 입속으로 밀어 넣는 채널이 넘쳐난다.

맛집을 소개하는 정도였던 TV는 한 재료를 두고 서너명의 셰프들이 레시피 경쟁을 하거나(올리브쇼) 규칙적일 리 없는 연예인 냉장고를 습격해 창의적인 요리를 뚝딱 만들어낸다(냉장고를 부탁해). 

 

하나의 음식을 테마로 맛집 탐색과 평가에 나서기도 한다(수요미식회). 오죽하면 스타 셰프들이 3기까지 탄생했을까. 먹고 난 후의 그릇 사진으로 맛있는 집을 소개하는 유명 맛집 블로거 ‘식샤’님이 주인공인 드라마도 있다(식샤를 합시다).

한국 나이로 이제 4살이 된 삼둥이가 만두 10인분을 먹어치우는 모습(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만두집 탐색에 나서는 일은 이제 흔한 일상이 돼 버렸다.

그렇게 불붙은 식욕은 반드시 해소해야만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있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음식에 대한 탐구는 성욕만큼이나 원초적이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인류의 욕구이니 ‘푸드 포르노’라 할만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