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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생태계의 최상위 존재 '돼지엄마'

"열심히 붙어다녀야 자녀도 대학에 붙어"

입력 2015-01-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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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엄마 : 최근 JTBC '썰전'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신조어다. 학원, 진학 등 자녀교육 정보에 밝아 아이의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유지하고 있는 엄마가 다른 학부모들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우르르 몰고 다니는 현상에서 생긴 은어다. 이들은 정보력은 물론 경제력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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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교육 문제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서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한 장(45)씨는 “그곳 학교 엄마들과 어울리는 데도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했다”고 전한다.

이는 비단 강남의 문제만이 아니다. 경기도 일산의 김(47)씨는 첫째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 보내 대학까지 입학시켰다. 꽤 성공적으로 보이지만 그 뒤에는 서글픈 사연이 숨어 있다.

“아이가 공부를 잘 못했어요. 집중력도 떨어지고 산만하고…. 맞벌이를 하다 보니 같은 반 아이 엄마들과 교류할 여력이 없었고 아이에게 신경도 못 썼죠.”

뒤늦게야 병원에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 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를 확진 받고 학교를 찾았지만 이미 아들은 아이들에게도 교사에게도 피하고 싶은 존재가 돼 있었다.

그제야 같은 반 아이들의 엄마와 어울려 보려 했지만 김씨는 학교에서의 아들처럼 엄마들 사이에서 따돌림의 대상이었다. 결국 유학을 결정했지만 그곳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남의 나라에서 공부하기란 더 힘들었어요. 결국 그곳에서 교류하는 이들도 한국 엄마들이거든요. 아이의 성적이 좋고 정보력이 뛰어난 엄마에게 그렇지 못한 엄마들은 의지할 수밖에 없었죠.”

엄마들의 모임에서 도태되는 순간 아이들의 교육 및 진학은 난관에 봉착하고 만다. 그렇게 사교육 생태계의 최상위 존재인 ‘돼지엄마’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역도 국경도 없는데다 사교육이 성하는 한 사라질 가능성도 없으니 이렇게 서글픈 신조어가 또 있을까 싶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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