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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탄소중립은 생존문제, 더 이상 발전 늦춰선 안 돼”…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브릿지초대석] 임 부회장 "태양광·해상풍력 중심 글로벌 재생에너지 대세…한국만 부진"
"2030년 탄소중립 달성 위한 재생에너지 개발은 선택 아닌 생존"

입력 2024-10-08 06:48 | 신문게재 2024-10-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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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초대석]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협회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산업 생태계 전반의 생존이 신·재생에너지에 걸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지금, 한국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건실한 기업도 (이런)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해결 문제가 전 세계를 넘어 이제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다. 그만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은 역사적인 흐름이자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읽히고 있는 시대다. 지난 2015년 COP21(파리합의문) 선언을 시작으로 유럽, 미국, 한·중·일 등 주요 국가들은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웠다.

기존 석유·화학 에너지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를 찾는 움직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 임완빈 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을 만나 현황과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성을 들어봤다.

◇글로벌 대세 신·재생에너지…국내 보급 확대 및 수출 산업화 지원

신·재생에너지는 햇빛, 물, 지열, 강수, 생물유기체 등으로부터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변환하거나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기존 석유, 석탄, LPG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태양과 물, 바람 등 무한정의 천연자원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는 청정에너지다.

지난 2001년 출범한 사단법인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수출 산업화 촉진을 목표로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고, 회원사들은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 매개체다. 세부적으로는 연료전지와 석탄 가스화, 수소에너지 등 3개 분야를 신에너지로 분류하고, 재생에너지를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 △풍력 △수력 △해양 △폐기물 △지열 △수열 등 9개 분야로 나눴다.

임완빈 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은 “협회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이들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회원사를 대상으로 전문 교육을 진행하고, 해외 수출애로 자문 지원 및 해외 박람회가 참가 부스 지원, 국제표준화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사업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고 협회 업무를 소개했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하나의 에너지와 관련해서도 여러 협회가 설립돼 있다. 임완빈 부회장은 “재생에너지는 대표적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꼽을 수 있고, 최근에는 태양광과 관련해서 산업, 발전, 설치 등 다양한 협회들이 여럿 존재하고 있다”면서 “기업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른 만큼 별도의 협회 설립을 통해 그들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각각 협회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며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하나로 움직일 때는 또 같이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자신의 협회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관련 협회들이 생긴 지 그리 오래되지 모두를 아우르기 쉽지 않고 미약한 단계지만, 재생에너지 사용이 더 활발해지면 탄소감축을 목표로 2030년 이후에는 각각의 협회가 커지면서 연합회를 형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브릿지초대석]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협회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글로벌…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임 부회장은 현재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수요는 크게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출발점으로 꼽았다. 임 부회장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은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은 에너지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고,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이 6대4 비율로 에너지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소개한 뒤 “한국은 태양광과 풍력의 에너지 비율은 9대1로 태양광이 절대적으로 높다. 정부는 2030년 이후까지 이 비율을 6대 4로 끌어올리기 위해 해상풍력에 대한 지원에 박차를 가하는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재생에너지 분야 국제 비영리 단체 REN21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재생에너지 시장 투자규모는 4954억달러로, 태양광과 풍력이 비중이 각각 62%, 35%를 차지한다. 재생에너지 시장 신규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전 세계 태양광의 설치용량은 1185GW로, 243GW 신규로 설치됐다. 국가별로는 신규 설치용량 중 중국이 43.6%(106GW)로 가장 컸다. 이어 미국과 인도가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풍력 설치용량은 906GW로, 77GW가 2022년에 신규 설치됐다. 풍력에서도 중국의 비중이 신규 설치용량 중 48.8%(37.6GW)를 차지해 가장 컸다. 그 뒤로는 미국과 브라질 순이었다.

임 부회장은 “한국은 에너지의 95% 수입하는 나라로, 재생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절약할 수 있다면, GDP에서도 엄청난 수입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 뒤 “전 세계적으로 전기 생산량 대비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고 있는 추세지만, 한국은 산유국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제 평가기관 저먼워치와 기후 연구단체인 뉴클라이밋 연구소, 국제환경단체 클라이밋액션네트워크(CAN)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CCPI)에서 한국은 67개 평가국 중 64위를 기록했다. 한국 뒤로는 아랍에미리트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뿐이다. 사실상 한국은 전 세계에서 기후위기 대응 꼴찌 국가다.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생산 비중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22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를 보면, 2022년 기준 1차 에너지 대비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은 5.17%에 불과했다. 이 중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는 4.65%, 신에너지는 0.52%였다.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발전 신규 설비용량은 3809MW로, 전년 대비 14.48% 감소했다. 이 중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는 각각 3689MW, 120MW를 차지했다.

임 부회장은 “기술의 발전으로 태양광 수율이 굉장히 좋아져 수익 면에서도 괜찮은 수준”이라며 “2030년까지 탄소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충족하는 데에는 태양광이 가장 적합하다. 1년 이하로 설치 시간이 짧고, 과거와 비교해 설치 면적은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효율은 2배 이상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과 해상풍력에 대한 한국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과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부회장은 “태양광은 국내 부지 특성에 맞는 보급 확산을 위한 지원 정책을 적극 병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태양광이 설치돼 용량이 늘었지만, 망 보수가 되지 않아 더 많은 용량의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어 전력망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대규모 해상풍력을 적용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고도 통제선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대규모 풍력터빈을 설치하는 데 제도상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브릿지초대석]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
임완빈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협회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글로벌 기업 도약 위한 RE100·CF100 달성 절실…해답은 ‘재생에너지’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는 가운데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캠페인도 커지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RE100’과 ‘CF100’이다. RE100은 비영리기구 ‘The climate group’이 주도하고 국제단체 ‘CDP위원회’가 협력해 기업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인 캠페인이다. 연간 100GWh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민간 기업이 사용전력을 오는 2030년 60%, 2040년 90%, 2050년까지 100%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올해 1월 기준으로 구글과 애플, BMW 등 전 세계 42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참여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36개가 참여하고 있다.

CF100은 RE100과 똑같이 탄소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외에도 원자력 에너지, 수소연료전지뿐 아니라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까지 포함해 탄소 배출이 없는 ‘무탄소 에너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UN과 구글 등 약 120개 기업이 참여 중이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한국전력 등 14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임완빈 상근부회장은 “미래를 생각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하기 위해서는 RE100과 CF100은 필연적으로 가야 할 길이지만, 한국은 아직 RE100 달성이 어려운 재생에너지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기업인 구글과 애플, MS 등 61개 기업은 이미 RE100을 달성했지만, 국내 기업은 아직 이를 달성한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RE100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이 많아질수록 탄소중립과 관련된 요구사항이 많아질 텐데, 국내 RE100 기업 및 글로벌 RE100 기업의 협력업체로 RE100을 요구받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이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관계 부처가 하나로 모여 이를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관련 설비 설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완빈 상근부회장은

임완빈 상근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명지대학교 화학공학과 박사를 지냈다. 지난 1992년 국립공업기술원에 공업연구사로 공직에 입문한 후 중소기업청 고분자재료과, 유기화학과, 지식경제부 기표원 바이오환경표준과, 계량측정제도과, 안전품질정책과, 국가기술표준원 기술규제정책과, 표준정책과 공업연구관 및 계랑측정제도 과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2년 11월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에 취임했다.

대담=송남석 산업IT부 국장 songnim@viva100.com
정리=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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