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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유길상 한기대총장 “대학 미래 기약 못해… 4차산업혁명 선도 인재 키워야”

[브릿지초대석] 유길상 한기대총장
실천공학교육모델 혁신 등 4차산업혁명시대 이론·실습 5:5 교육 내실화
다담미래학습관·장기현장 실습 등 실무경험…기업입사 지원 시 경쟁력↑
STEP 누적 1500만명…AI 등 국내 최대 온라인 직업훈련 플랫폼 도약

입력 2024-09-23 13:55 | 신문게재 2024-09-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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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상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총장이 지난 11일 한기대 총장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다운 기자)

 

“개혁은 선도하면 즐겁고 끌려가면 괴롭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구성원들에게 우리 대학이 처한 내·외부 환경변화와 강·약점을 설명하고, 가야 할 방향과 전략과제에 대해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총장은 최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대학을 넘어 위대한 대학으로’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글로벌 초일류 교육모델 △교육·실습 쇄신 △학생 단계별 맞춤형 지원 △평생직업능력개발 허브 등을 소개하며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한기대의 역할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기대는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능력개발 관련 특수목적대학으로 지난 1991년 실사구시와 이용후생의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현재 국내대학 최고 수준의 현장실습제도 운용을 통해 전국 최상위권의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달 진행된 2025년도 수시 경쟁률도 8.94대 1을 기록하며 최근 9년 중 가장 높은 경쟁률 보였다. 하지만 현재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인구변화와 급변하는 산업구조 개편 속 한기대라는 성공 모델도 향후 10년을 기약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고용보험’의 아버지로 불리며 우리 사회 선구자를 자처했던 유 총장, 개혁이라는 기로에 다시금 선 그는 디지털·인공지능(AI)·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걸맞은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날 인터뷰에서 유 총장은 한기대가 지니고 있는 비전을 상세히 공개했다.



-취임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소감과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지난해 6월 취임 후 1년 3개월이 지나는 시간 동안 우리 대학은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전 구성원이 함께 심층적인 토론·소통을 거쳤고, 그 결과 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에서 736명 모집에 총 6578명이 지원해 8.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9년간 최고로 높은 경쟁률이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노동부 산하 ‘7개 기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도 한기대는 유일하게 ‘우수’ 등급인 ‘A등급’으로 평가받아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교육여건(전임교원 확보율·등록금 대비 장학금 및 교육비 지급률·기숙사 수용률 등)과 학생 교육(순수취업률·창업지원 및 성과·현장실습 참여 학생 비율)에서도 소위 SKY(서울대·연대·고대)를 비롯한 내로라 하는 유수 대학을 뒤로하고 ‘전국 으뜸’의 영예를 안았다. 이러한 일련의 성과들은 역대 총장들과 모든 교직원이 대학발전을 위해 헌신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좋은 대학을 넘어 위대한 대학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좋은 대학을 넘어 위대한 대학으로라는 비전은 ‘교육 혁신’과 ‘국민 평생직업능력개발 선도’라는 두 축을 토대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위대한 대학이자 또 한 번 대도약을 하자는 구성원들의 의지를 함축한 것이다. 먼저 우리 대학의 ‘실천공학교육 모델’을 혁신해 세계적인 초일류 교육모델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이에 전공 핵심역량 강화와 더불어 실험과 실습을 50:50으로 하는 실사구시 교육을 내실화하는 등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교육으로 전면쇄신하고 있다. 또 학생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교육 및 상담과 지원제도를 통한 ‘학생 감동의 대학’ 실천도 추진한다. 설령 입학 시에는 1등급이 아닐지라도 졸업할 때는 1등급 역량을 갖추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100세 시대에 대응해 평생직업능력개발 허브로 도약하고, 직업훈련 교사 양성 및 온라인 직업훈련 콘텐츠를 제공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직업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마트직업훈련 플랫폼(STEP)을 고도화 하려고 한다.”



-총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임이 큰 것으로 안다. ‘소통왕’으로 불린다는데.

“리더십은 권위와 힘으로 직원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기를 살려주고 꿈을 키워주고,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구성원들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Chief Dream Officer’로서 대학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행복하게 공부하고 가르치며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려 노력한 부분이 부각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간 전체 교수 및 학생회 간부·동아리 대표, 생활협동조합 직원 등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다양한 소통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것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족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고 있어 앞으로도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계속 넓혀가려고 한다.”


-한기대의 장기현장 실습(IPP)이 기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지난 2022년 말 기준 취업률은 80.3%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2위(졸업생 500명 이상 기준)를 기록했고, 대기업 및 공공기관 취업률은 42.1%에 달하는 등 취업의 질이 매우 높은 편이다. 원동력은 IPP(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를 우리 나라 대학 중 처음으로 도입해 재학 중에 산업체 경험을 한 학기 이상 체험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IPP는 3~4학년 학생들이 대학과 협약을 맺은 국내외 대·중견기업과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에서 4~6개월간 현장실무를 익히며 전공 능력을 강화하는 제도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이수하고, 기업으로부터 실습지원비(보수)도 받음에 따라 ‘전공실무능력+학점+경제적 혜택’ 등 ‘1석 3조’의 역할을 한다. 한기대 는 매년 400명을 훨씬 웃도는 학생들이 IPP에 참여한다, 2020년 323명, 2021년 410명, 2022년 392명, 2023년 406명에 이어 올해는 1+2학기를 합쳐 무려 450의 학생이 참여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3~4학년 재학생 대비 IPP 참여 학생 비율은 국내 대학 중 단연 최고다. IPP 참여 학생의 취업률은 미참여 학생보다 6.4%포인트 높은 84.5%의 취업률(대학정보공시 기준)을 보이며 대학의 취업률을 견인하고 있다. 재학 중 풍부한 실무경험이 기업 입사 시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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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총장이 지난 11일 한기대 총장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다운 기자)
-생성형 AI 등 4차산업혁명 신기술에 대한 한기대의 교육 대응 방안이 있다면.

“이미 지난 2018년 융합학과를 신설했고 인공지능(AI) 등이 대두하는 가운데 4차산업혁명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신기술 기반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AI·빅데이터 트랙, 메타버스 트랙, 스마트팩토리 트랙을 운영해 주전공과 연계해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교육 중이다. 지난해는 스패셜트랙을 통해 362명(AI 빅데이터 132명·메타버스 86명·스마트팩토리 144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내년부터는 융합학과를 융합 학부로 확대 개편해 신기술 분야에 대한 융합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미래 인재로 우리 학생들이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방법을 혁신하고 강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강의에서 AI, 빅데이터에 대한 교육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는 등 프로젝트 기반학습(PBL) 수업을 활성화해 졸업생들이 세계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전공 역량, 문제 해결 역량, 인성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개관한 ‘다담미래학습관’이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것 같다.

“우리 대학의 다담미래학습관은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교육·연구시설이라고 자부한다. 이곳은 AI, 미래형 모빌리티, 지능형 로봇, 2차 전지, 수소연료전지 등 11개의 연구실이 설치돼 있고 단기술과 에듀테크를 활용한 신교수법이 결합한 ‘에듀테크’ 기반 미래 학습공간이다. 지난해 2학기부터 기계공학부를 비롯해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컴퓨터공학부, 전기·전자·통신공학부 등의 학생들이 첨단 신기술 분야 교과목 수업을 들었다. 고교생들도 단체로 방문해 각 랩에서 전공 체험을 통해 최첨단 기술을 경험했고,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이용자만 4100명에 이른다. 다담미래학습관을 통한 전해지는 첨단 신기술에 대한 교육과 혁신적인 교육 방법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첨단 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동시에, 우리 대학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학 교육혁신을 추동(推動)할 것으로 본다.”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STEP)’ 온라인 직업훈련 참여자가 누적 기준 1500만 명에 이른다는데.

“온라인평생교육원의 STEP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간에서 직업능력개발이 어려운 기술·공학 및 디지털 신기술(인공지능·IoT·빅데이터) 등의 온라인 학습 콘텐츠 약 2000개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 AI 면접, 취업 상담심리 등 약 300개의 과정도 제공된다. 기업에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재직자·산업 특성에 맞춤 맞춤형 연수를 지원한다. 현재까지 3830개 기업이 참여해 총 15만명이 수료했다. 최첨단 고가·고위험 훈련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VR·AR·MR·XR)도 제공해 안전한 실습환경을 제공한다. 앞으로 인구구조가 급변하는 만큼 국민의 평생 직업능력 향상에 이바지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공공 직업훈련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대학발전 기부금, 환경미화원과의 소통 등 알려진 미담을 보면 학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남은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일은.

“구성원들과 소통을 할 때마다 대학에 대한 애정과 창의력 등으로 오히려 감동을 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환경미화원, 생활협동조합 직원들과의 만남이다. 이분들이야말로 대학을 빛내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보이지 않는 숨은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3월부터는 ‘탄소 중립 그린캠퍼스’ 실현을 위해 모든 행정부서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직접 분리수거하고 개인 휴지통도 본인이 직접 비우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아이디어는 환경미화원분들과의 소통 간담회에서 나왔다. 현재는 대학 환경개선뿐 아니라 청소 미화원의 업무량도 크게 줄임으로써 근로 만족도 개선의 효과가 나타났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문명사적 대전환기와 초저출산이라는 인구대전환 시기에 대응하기 위한 다섯 가지 사항을 역점에 두려 한다. 먼저 교육혁신을 통해 4차산업혁명 대전환 시대 경쟁력을 갖춘 창의·융합 인재 양성의 토대를 더욱 굳건히 다질 생각이다. 또 평생직업능력개발을 위해 STEP을 중심으로 전국의 대학과 직업훈련기관 등을 온·오프라인으로 연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가까운 교육훈련기관에서 추가 학습과 실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K-LLL(Life Long Learning)’ 모델의 확산이다. 고용서비스인재교육원 설립을 통해 사람과 일자리를 이어주는 고용서비스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데이터 기반의 대학행정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K-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을 구축해 교육과 행정업무의 디지털 전환, AI 전환의 대대적인 혁신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산·학·연 상생협력을 강화해 지역 성장을 지원하고 동행하는 대학이 되고자 한다. 국내 최고 수준의 공학계열 및 HRD(인적자원개발) 특성화 대학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충남지역의 전략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력의 양성과 재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지·산·학·연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겠다.”

대담=권순철 정치경제부장
정리=정다운 기자 danjung638@viva100.com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학총장은
유길상 한기대총장은 전라남도 고흥 출신으로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미국 하와이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 총장은 제23회 행정고등고시로 공직에 입직했다. 이후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한기대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 고용보험평가위원회 위원장, 제4대 한국고용정보원장을 거쳐 한기대 총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총장으로 취임한 뒤 창의·융합 인재 양성에 힘을 쏟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는 중장기 발전계획인 ‘비전 2030’을 선포하며 인구·문명 전환기 거시적인 안목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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