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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가치 전환의 시대, ‘새로운 서사’를 마주하는 ‘8개의 시선’…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입력 2024-09-2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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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SPAF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센터 씨어터광장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왼쪽부터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새들의 날에: 첫 번째 이야기-13인의 아해의 불안’ 권병준 연출, ‘에즈라스’ 정훈목 안무가, ‘커뮤니티 대소동’ 이진엽 연출, 최석규 예술감독(사진=허미선 기자)

 

“공연 예술의 저변을 넓히는 해외진출 및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국내외 공연기관 및 단체와의 협력도 지속할 것입니다. 풍성한 가을 국내외 관객과 공연예술 관계자분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예술과 교류의 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기대합니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10월 3~27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아르코·대학로 예술극장, 플랫폼엘, 아트코리아랩, LG아트센터, 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SPAF, 이하 스파프)에 대해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 김장호 대표는 이렇게 밝혔다.

“스파프에서는 당대 예술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국내외 수준 높은 공연을 공연장 및 공연예술단체와 공동 추진합니다. 아울러 아트코리아랩과 중장기 협력 중인 예술과 기술, 공연예술의 새로운 이동성을 소개하는 넥스트 모빌리티 등 새로운 프로젝트들 그리고 관객과 예술가가 한곳에 모여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공유하는 워크숍 토론회도 함께 개최될 예정입니다.” 

 

2024_SPAF_poster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포스터(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예경을 비롯해 국립중앙극장, (재)서울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스파프에서는 주제에 맞는 16개 공연을 비롯해 전국 각 공연장에서 최근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예술가들의 클래식 공연, 과거의 명작, 우수 지역 단체 공연들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공연예술 작품의 국내외 유통을 지원하는 서울아트마켓(PAMS, 이하 팜스)도 스파프 기간 중 진행된다.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센터 씨어터광장에서 열린 스파프 기자간담회에서는 ‘새로운 서사: 마주하는 시선’이라는 주제 하에 진행될 16개의 공연, 창작랩, 다양한 워크숍 등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올해 스파프의 주제인 ‘새로운 서사: 마주하는 시각’에 대해 최석규 예술감독은 “우리가 지금 전환하고 있는 동시대의 새로운 관점으로 본 서사”라며 “그 서사들을 관객들과 마주하고 그들 스스로가 예술가의 시선으로 대화하는 장을 마련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전환하고 있는 가치의 이질적인 문화라든가 다양한 관점들을 보여주는 서사로 준비하려고 했죠. 여성의 서사라든가 이슬람과 아랍의 서사 그리고 장애에 따른 다른 몸 다른 감각의 서사들 등 다양한 서사와 시선을 창작자들과 함께 준비했습니다.”

이어 이번 출품작들을 ‘아랍, 이슬람, 중동의 서사’ ‘예술, 기술·과학의 새로운 관계, 포스트휴머니즘’ ‘사운드: 공연예술적 확장과 변주’ ‘다양한 몸, 다르게 감각하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성과 초지역성’ ‘고전의 해체와 재구성’ ‘유럽의 리딩 예술가 포커스’ ‘새로운 국제이동성: 넥스트 모빌리티’ 등 8개의 시선으로 정리했다.

이들 중 고전작품인 ‘걸리버 여행기’와 ‘레미제라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변주한 ‘걸리버스’(Gulliverse), ‘오류의 방’(The False Room) 그리고 아비뇽페스티벌 예술감독인 포르투갈 출신의 티아구 호드리게스(Tiago Rodrigues)가 연출하고 출연하는 ‘바이 하트’(By Heart) 그리고 예술과 기술의 관계를 실험하는 권병준 연출의 ‘새들의 날에: 첫 번째 이야기-13인의 아해의 불안’(On the Bird‘s Day)은 눈여겨볼만하다.  

 

2024 SPAF 바이 하트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출품작 중 아비뇽페스티벌 예술감독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바이 하트’(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바이 하트’는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할머니가 시력을 잃어가면서 전한 당부에서 시작한 작품으로 10명의 관객들을 무대로 올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낭독한다.

권병준 연출은 인간 배우 없이 오롯이 13명의 로봇으로 무대를 꾸린다. 최 예술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노동집약적’으로 작업 중인 작품에 대해 권병준 연출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13아해들만 등장하는 연작의 첫 단추”라고 밝혔다.

“제 머릿속 큰 그림은 움직이는 정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친구들(13아해들)을 식물에 가깝게 생각하고 있죠. 여러 가지 실험과 안무를 통해 이 움직이는 식물들이 가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편입니다. 10년 정도를 계속할 생각이죠. 전시와 공연의 중간 형태를 띠며 앞으로 움직이는 숲이나 정원 등을 천천히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2024 SPAF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출품작 중 이집트 작가 나왈 엘 사다위의 동명소설을 무대에 올린 ‘우먼, 포인트 제로’(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더불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아랍, 이슬람, 중동의 컨템포러리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서 문화 다양성, 이질적 문화에 대한 역할을 탐구하는 ‘아랍, 이슬람, 중동의 서사’도 눈에 띈다. 

 

이집트 작가이자 페미니스트인 나왈 엘 사다위(Nawal El Saadawi)의 동명소설을 무대화한 ‘우먼, 포인트 제로’(Woman at Point Zero)는 새로운 형식의 멀티미디어 오페라다. 이를 비롯해 팔레스타인 연출가 바샤르 무르쿠스(Bashar Murkus)가 테러리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뮤지엄’(The Museum) 등 아랍의 동시대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최석규 감독은 “축제에서 중요한 건 어떤 재미를 공유할 것인지 큰 예술 생태계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LG아트센터, 국립극장, 스파프, 프린지, 팜스 등이 줄 수 있는 재미가 다르다. 그 재미들이 골고루 갖춰진 생태계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024 SPAF
2024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출품작 중 정훈목 안무가의 ‘에즈라스’(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세계적으로도 모두가 관객들이 원하는 작업만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고민 중이이죠. 저희 스파프가 줄 수 있는 재미는 동시대 담론과 새로운 미학들을 실험하는 거예요. 그 역할이 한국 공연예술 생태계에 같이 존재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어 “내년부터는 팜스, 지금 대한민국은 공연 중 등 다른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스파프만의 고유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중들에게 조금더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경의 김장호 대표는 “주제성을 가져야 하다 보니 스파프의 작품이나 나오는 동작들이 관객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부연했다.

“지금까지는 스파프가 새로운 예술경향이나 실험적인 부분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떻게 대중적으로 다가갈 것인지는 좀더 고민해야할 부분이죠. 내년에는 이 부분들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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