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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기차 화재에 대안으로 떠오르는 전고체 배터리, 왜 ‘꿈의 배터리’일까

입력 2024-09-02 06:01 | 신문게재 2024-09-0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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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

 

올해 8월 인천 청라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는 화재 발생을 줄이고 안전도를 높인 이른바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 연평균 34.2% 성장 기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국내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2020년 4조4590억원으로 오는 2026년에는 연평균 16% 성장한 12조411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2019년 2조3314억원에서 2025년 6조3301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은 소형·대형 이차전지는 세계 1위,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세계 2위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0년 6160만 달러에서 2027년 4억8250만 달러로 연평균 34.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연평균 41.2%로 가장 높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국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0년 2929만 달러에서 2027년 3229만 달러로 연평균 41.0%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별 시장에서는 멀티셀 전고체 배터리가 연평균 52.3%로 가장 높을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응용분야별 시장규모는 전기차, 에너지 하베스팅, 무선 센서, 의료 기기 분야에 대한 수요가 크며, 전기차와 에너지 하베스팅의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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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 구성 요소 고체로 구성된 전고체 배터리, 안정성·성능 모두 잡아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는 전지의 주요 요소가 모두 고체로 구성된 전지 형태를 말한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이차전지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구성 요소가 모두 고체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배터리 기술 발전의 주요 트레드인 안정성·에너지밀도·충전 성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액체 전해질 누액 등으로 인한 화재 및 폭발 위험을 저감시켜 기존 리튬 에너지와 비교해 높은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분리막·안정장치 등을 줄이고 활물질을 늘릴 수 있어 에너지밀도가 2배가량 향상된다. 0℃ 이하의 저온이나 60~100℃ 고온 등 극한 상황에서 액체 전해질 보다 전도 성능이 좋다. 분리막이 없이 고체 전해질 사이로 이온이 이동하기 때문에 충전 속도도 향상됐다.

이처럼 전고체 배터리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고체 전해질 특성상 배터리 출력이 저하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리튬 이온이 고체 격차 사이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액체 전해질 대비 ‘이온전도도(이온의 이동속도로 배터리 성능의 핵심지표)’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물체가 액체 사이를 이동하는 것과 흙 사이를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

또 현재 상용화된 삼원계(NCM·NCA·NNCMA),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교해 전고체 배터리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현재는 프리미엄급 전기차에만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출력·가격경쟁력 등 분야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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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종류에 따라 △황화물계(Sulfide) △산화물계(Oxide) △폴리머계(Polymer)로 구분된다. 황화물계는 가압 시 고체 전해질층을 만들 수 있어 가공성이 좋지만, 황이 수분과 반응해 독성물질인 황화수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제조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산화물계는 이온전도도가 양호하고, 공기 중 안전성이 우수하다. 제조 공정상 1000℃이상 고온 열처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폴리모계는 기존 액체 전해질 제조 공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지만, 이온전도도가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전고체 연기 초기에는 다양한 방면의 연구가 이뤄졌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이온전도도’가 가장 높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에 기대를 걸고 연구 및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핵심 소재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던 삼원계 양극재가 여전히 사용되겠지만, 음극재에서는 흑연계·실리콘계뿐만 아니라 안정성 문제로 배터리 탑재가 어려웠던 리튬메탈음극재가 본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메탈음극재는 금속 리튬을 원료로 활용해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용량 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지만, 안정성과 수명 성능은 상대적으로 낮은 소재다. 하지만, 이러한 리튬메탈음극재를 전고체 배터리에 탑재하면 에너지용량과 출력, 수명, 안정성 모두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어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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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삼성SDI 부스에 전고체 배터리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배터리셀 기업·소재 기업, 전고체 양산 위해 기술 개발 집중

국내 배터리업체 3개 사는 각기 다른 전략을 세우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먼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 초 수원시 영통구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 파일럿 라인은 약 6500㎡(약 2000평)로, 이 라인에는 전고체 전지 제조를 위한 전용 설비들로만 채워졌다. 현재 이곳에서 라인을 구축한 삼성SDI는 샘플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만들어 고객사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전고체 배터리 주요 생산 공법과 라인 투자 계획을 마무리한 후 오는 2027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될 전고체 배터리 외에도 볼륨과 엔트리 부문에서도 오는 2026년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울트라 패스트 차징 제품과 2029년까지 배터리 수명을 20년으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7월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고주영 삼성SDI부사장은 “배터리 자체에서 슈퍼 프리미엄 세그먼트 올 솔리드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연구소에서 올 솔리드 배터리(전고체 배터리)가 상품화될 수 있는데 기술적 검증이 끝났다”며 “지구를 그린화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계를 지닌 배터리를 뛰어넘는 차세대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를 각각 오는 2026년, 2030년까지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고성능 세그먼트에 배치해 리튬인산철(LFP)과 리튬망간인산철(LMFP)을 혼합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해 배터리에 대한 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고분자계 전고체 양산 대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SNE리서치 세미나에서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건식 공정을 이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있어서는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존에 갖고 있는 파우치셀 적층 기술과 설비 등을 활용하면 누구보다 빨리 상업화하고 스케일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후발주자인 SK온은 내년 상반기 파일럿 라인을 완공해 오는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SK온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고분자-산화물 복합 고체전해질을 활용한 두 가지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대전 배터리 연구원 R&D에 4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교수진과 스타트업들과도 적극 협업에 나섰다. 고무 형태 고체 전해질을 개발한 이승우 미국 조지아 공대 교수와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배터리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중국 기업 CATL은 오는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소량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올해 초 전고체 배터리 산학연 협동 혁신 플랫폼(CASIP)을 출범하고 오는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도요타(일본) △퀀텀스케이프(미국) △솔리드파워(미국) 등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와 퀀텀스케이프는 각각 2000여개, 200여개의 전고체·전지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솔리드파워는 에너지밀도가 300Wh/kg인 전고체 전지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셀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함에 따라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고체용 니켈도금박 개발을 완료했다. 니켈도금박은 전해동박 양면에 니켈을 도금한 차세대 소재로, 황화물계 전고체용 배터리 전극 집전체로 사용된다.

에코프로비엠도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 양산 라인 구축에 나선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10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양산 라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 오는 2026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연간 3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차세대 전지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고객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계획과 연계해 양극재, 고체전해질, 리튬메탈 음극재를 모두 공급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030년 전고체 상용화에 따라 소재 R&D 로드맵을 세웠다.

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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