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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흔들리지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올곧게!

[Culture Board]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입력 2024-08-21 18:30 | 신문게재 2024-08-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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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왼쪽부터)와 유진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장, 유자야 이사(사진=허미선 기자)

 

약수동의 마흔평 남짓 적산가옥, 마당에 따로 지은 화실은 겨울엔 너무 추웠고 여름엔 열기를 온전히 흡수했다. 이에 안방 앞마루에서 웅크리고 혹은 민소매를 입고도 땀을 뻘뻘 흘리며 그림을 그렸다. 입에 못을 물고 펜치로 잡아당기고 고약한 냄새의 아교로 붙이고 망치로 두드리며 나무 프레임에 직접 캔버스를 만들기도 했던 아버지는 화가라기 보다 “흡사 노동자와 같았다.” 

 

“스스로 인텔리나 모더니스트가 아닌 작업하는 노동자로 생각하셨어요.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해서는 별 말씀 없으셨어요. 성인이 될 때까지도 ‘네가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말씀만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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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한국의 1세대 추상화가인 故유영국 화백의 아들인 유진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장과 딸 유자야 이사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이랬다. 그렇게 노동자처럼 작업한 소품들은 공식적으로 이 세상에 단 한번도 소개된 적이 없었다. 그 작품들을 포함한 개인전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8월 21~10월 10일 PKM갤러리)가 개최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의 페이스갤러리, 올해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에서 진행했던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병행전시로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기 시작한 유영국의 미공개작 21점을 포함한 34점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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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 위주의 전시로 가벽을 세워 친근감과 집중도를 높인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드로잉이나 습작없이 영감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겼던 유영국은 절제된 기하학에서 출발해 자신의 내면이 깃든 자연 속으로 향하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그 세계는 사회적·역사적 현상 및 사실, 개인적 경험, 성정들과 결합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성을 갖춘 동시에 글로벌 보편성을 담보하기에 이르렀다.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작들은 소품들이 주여서 가벽을 세워 친근감을 높이고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며 1964년, 1967년 작품들을 “눈여겨 볼만 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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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 PKM갤러리 대표가 눈여겨볼만하다고 꼽은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중 1962년작. 좀 더 정돈된 기하학으로 가기 이전 단계의 작품들(사진=허미선 기자)

 

“초창기 대표작인 동시에 정말 초기의 귀한 작품들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과는 좀 달라요. 좀 더 정돈된 기하학으로 가시기 이전 단계의 작품들이죠.”

 

그는 세상에 없지만 어딘가로 치우치지 않는, 사물과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내면의 태도는 유진 이사장이 표현하듯 “기학학적인 추상과 서정적인 추상 사이, 구상과 추상의 사이, 전통과 현대성의 사이, 밖과 내면의 것의 사이에서 세류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계속 발전시켜온” 그의 작품들 속에서 만날 수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유영국 개인전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가 눈여겨볼만하다고 꼽은 ‘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중 1967년작(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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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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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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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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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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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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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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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의 자연: 내면의 시선으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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