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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데이터홈쇼핑만 생방송·화면 규제… 성장 걸림돌"

[브릿지 초대석]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

입력 2024-08-06 07:00 | 신문게재 2024-08-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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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초대석]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은 "생방송과 데이터화면에 대한 규제가 풀린다면 시청자는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 받을 수 있고, 방송사업자는 자유롭게 데이터영역을 구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 PD)

 

“모든 방송사업자 중 유일하게 데이터홈쇼핑만 생방송을 할 수 없다는 건 법률에서 정한 형평성에 어긋난다.”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은 브릿지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의 생방송 송출금지 규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현재 T커머스는 2015년 정부가 제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녹화방송만 가능하다. 또한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채워야 한다. T커머스 업계는 이 같은 규제가 성장을 막고 있는 요소라고 보고 데이터방송 활성 차원에서 생방송 송출금지, 화면크기 제한 등의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각종 규제 속에서도 T커머스 업계는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말에는 한 T커머스 업체가 ‘자동 화면 확대 예약 기능’을 도입했다가 TV홈쇼핑업계의 거센 반발로 서비스 제공을 철회했다. 민 회장은 화면 비율을 50%로 일괄적으로 제한한 것은 비효율적이며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생방송과 데이터화면에 대한 규제가 풀린다면 시청자는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 받을 수 있고, 방송사업자는 자유롭게 데이터영역을 구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 회장을 만나 T커머스 업계가 처한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브릿지초대석]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이 2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홈쇼핑 업계와 마찬가지로 T커머스 업계도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하는 등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새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최근 유료방송업계는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 및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지역 커머스 방송 확대 등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유료방송사업자의 움직임은 전통적인 홈쇼핑산업의 특성을 침해하는 부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T커머스는 다른 방송사업자와 달리 양방향 방송으로 소비자와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의 니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T커머스만의 특장점을 앞세워 소비자, 시청자와 소통을 더욱 확대해 매력적인 유통 플랫폼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T커머스의 화면 비율 규제에 대한 논쟁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과거 정부가 규제 폐지를 검토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한 T커머스 업체의 예약 확대 기능 도입을 두고 TV 홈쇼핑 업계와 충돌이 있었다. 화면 비율 규제를 폐지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방송사업자는 시청자들에게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T커머스는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채우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29인치 이하의 크지 않은 TV수상기를 보고 있는 시청자가 아직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데다, 홈쇼핑의 가장 큰 구매고객인 50~60대의 연령이 방송 화면을 제대로 시청하기 어려워 개선이 꼭 필요한 제도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T커머스의 작은 화면이 시청자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물론 T커머스는 데이터방송사업자로 정부 승인을 받은 사업자로서 데이터영역을 운영해야 할 의무사항이 있다. 그러나 이를 50%로 일률적으로 제한한 것은 데이터방송 승인의 근본 취지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비효율적인 규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본 방송영역에 대한 화면사이즈는 최대 80% 이하로 제한하고 최소 20% 이상에서 데이터영역을 구현한다면 시청자는 보다 더 넓은 화면에서 방송을 시정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 받을 수 있고, T커머스 사업자도 자유로운 데이터영역을 구현해 사업자마다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다.


-화면 비율 규제 뿐만 아니라 생방송 불가능 등 다양한 규제를 받고 있는데.

현재 T커머스 사업은 전적으로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되는 데, 정부는 T커머스가 생방송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상위 법령인 방송법 어디에도 방송사업자의 생방송 가능 여부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는 생방송이 방송사업자의 필수적인 방송 운영형태이기 때문이다. 생방송을 할지 녹화방송을 할지는 전적으로 사업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입법 취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의해 방송사업자 중 유일하게 생방송을 할 수 없다는 건 법률이 정한 형평성에 크게 위배된다.

현재로써는 정부가 가이드라인만 개정하면 T커머스 사업자가 화면사이즈 완화나 생방송을 영위할 수 있다. 만일 업계간 갈등이 우려된다면 단계적인 완화를 통해서라도 조속한 시일내에 반드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브릿지초대석]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이 2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일각에서는 T커머스의 생방송을 허용하면 채널 경쟁 심화로 송출수수료와 제품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대한민국의 홈쇼핑시장은 TV홈쇼핑사업자가 90%를 점유하고 있다. 방송사업자로서 당연히 누릴 수 있는 생방송의 허용여부에 대해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다’라는 우려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예측에 불과하다. 또 공정경쟁의 관점에서도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고 해서 규제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주장이다. 오히려 경쟁을 촉진함으로서 소비자에게 더 나은 품질의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 이다. 또 모든 홈쇼핑사업자의 판매수수료는 정부의 엄격한 관리·감독 아래 있어 사업자가 임의로 이를 높일 수 없는 구조다. 경쟁이 격화되면 제품 가격이 내려가면 내려갔지 올라갈 일은 없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전용 T커머스 신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중소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의 87.1%가 전용 T커머스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고, 정부도 전용 채널 신설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개의 사업자, 그리고 17개의 채널에서 이미 홈쇼핑사업자는 최소 55%에서 최대 100% 중소기업 제품을 편성하고 있다. 더구나 10개의 T커머스 사업자는 보다 더 높은 비율인 70% 이상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편성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은 중소기업의 판로확대가 아닌 오히려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경쟁력과 참신성이 크게 떨어 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도 다수의 소비자단체들이 17개 채널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는 데, 단순히 1~2개의 데이터홈쇼핑 채널이 신설된다고 중소기업계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 이미 홈쇼핑시장은 포화상태이며, 지속적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사실은 수많은 자료들로 입증되고 있다. 과연 무엇을 위한 T커머스 신설인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이미 T커머스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기존사업자들도 영업이익이 급감해 최근 몇 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신규 사업자가 이를 충분히 견뎌내고 중소기업의 판로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오히려 송출수수료 증가와 홈쇼핑 채널 증가에 따른 시청자의 피로도 증가 등 그 부작용이 긍정적인 작용보다 훨씬 클 것이다.


-임기 내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당장은 각종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생방송 규제나 화면 비율 규제 뿐만 아니라 T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모바일 채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술 도입은 물론 시설, 투자 계획까지 세세하게 정부의 규제를 받다 보니 사업 여건이 굉장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런 규제를 풀기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

다음으로 방송, 미디어, 유통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서 정치권, 전문가, 정부, 회원사 간 소통·교류를 활성화해 생태계 전반에 선순환 발전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유통업 자체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T커머스가 자리매김한다는 게 쉽지 않은 과제인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채널이 갖지 못한 T커머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브릿지초대석]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이 29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협회 사무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 민재석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장은

민 회장은 한양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제34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정보통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우편마케팅팀장, 미래창조과학부 경영총괄담당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제주지방우정청장·강원지방우정청장 등을 거쳐 제49대 한국우편사업진흥원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6월에 제 4대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 회장으로 추대됐다. 

한국데이터홈쇼핑협회는 T커머스 단독 5개 사업자(KT알파, 티알엔, 신세계라이브쇼핑, SK스토아, 더블유쇼핑)가 회원사로 속해 있으며, 지난 2014년 결성됐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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