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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생산인구 감소 시대 제조업 대안…AI 자율제조

산업부, AI 자율제조 전략 1.0 발표…2030년 AI 자율제조 30% 목표
한국, 제조업 경제 비중 높지만 경쟁력 약화…미국·독일 등 자국 제조업 부흥 주력
200대 AI 자율제조 프로젝트·업종별 특화기술 R&D 1조 이상 투자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관점 지원 필요’ 조언

입력 2024-06-09 13:19 | 신문게재 2024-06-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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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8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 대회의실에서 김기남 공학한림원 회장을 비롯한 국내 기업·학계·관계기관 AI 분야 전문가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열린 AI 시대의 신산업정책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AI시대의 신산업정책 수립 계획과 AI 자율제조 전략 1.0을 발표했다.(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7일 세종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구 감소 시대에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자율제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덕근 장관은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조업에 AI를 접목해 노동 생산성을 보완하지 않으면 우리가 가진 제조 기반을 이끌 수 없다”며 “8일 AI 시대의 신 산업정책 위원회 출범식을 계기로 AI 자율제조 1.0 전략을 필두로 해서 6대 분야 디자인·연구개발(R&D)·유통·에너지·반도체 등 (전략을)매달 하나씩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덕근 장관 “AI 접목 않으면 제조 기반 이끌 수 없어”…제조업 혁신 강조

안덕근 장관의 이 발언은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예상되면서 경제의 기반인 국내 제조업 쇠퇴가 우려됨에 따라 제조업에 AI를 도입하는 ‘생산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달 8일 AI 시대의 신 산업정책 위원회를 출범시켜 200여명의 전문가와 분과별 회의를 개최하는 등 AI 시대의 신 산업정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수출의 84%, 투자의 54%를 차지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제조업 비중이 아일랜드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일본(21%)도 한국보다 높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심각한 저출산으로 향후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제조업 종사자 감소가 전망된다. 또 전 산업 생산성이 3.2% 증가하고 서비스업 생산성은 3.5% 증가할 때 제조업은 0.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우리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산업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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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자동화와 AI 자율제조 비교(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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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비중 OECD 2위…제조업경쟁력지수 하락

하지만 제조업은 인프라 노후화 등 신기술 기반 혁신 미비로 세계 경쟁력이 4~5위 수준에서 고착화되고 있다. 유엔산업개발기구의 제조업경쟁력지수(CIP)를 보면 한국은 지난 2015년 0.37에서 2021년 0.319로 하락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은 자국 제조업 생산 능력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의 자국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2022년)과 반도체지원법(칩스액트법, 2023년) 등을 제정했고 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탄소중립 산업 전환에 필요한 보조금 지급을 허용하는 한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워크(TCTF)를 지난해 도입했다.

산업부는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주요국의 자국 제조업 지키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제조업과 AI의 결합이 세계적 차원에서 제조업 경쟁력의 새로운 원천으로 부각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AI 자율제조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AI 자율제조는 제조업 공정과 산업 AI의 결합으로 기존 전통적 제조업의 근본적 혁신을 통한 생산성 업그레이드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능형 AI 자율 생산과 첨단 장비 융합, 자율 제조 시스템 통합 등을 중심으로 한 제조 공정 혁신 등이 있다.

AI 자율제조와 공장 자동화의 차이점은 공장 자동화가 반복적 공정의 자동화라면 AI 자율제조는 지능형 자율 생산이다. 또 자동화가 독립형 분절적 생산장비를 통한 생산시스템이라면 자율제조는 장비 간+장비와 소프트웨어 사이를 AI로 네트워크 연결하는 생산시스템이다.



AI 자율제조 지능형 자율생산·장비 간+장비와 SW 사이 AI로 네트워크 연결

또 공장 자동화가 AI 도입 없이 개별적 독립장비로 분절적·1차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생산공정을 유지해 소품종 대량생산하는 방식(컨베이어 벨트)이라면 AI 자율제조는 산업 AI와 데이터가 결합해 공정장비의 통합 및 일체화를 통해 데이터 센싱 자율화·복합 해석으로 생산공정의 모듈화 및 원격·실시간 제어로 다품종 유연 생산(로봇, 모듈화 등)하는 방식이다.

 

제조업 부흥을 위해 미국은 2018년 첨단 제조업 리더십 확보전략의 첫 번째 목표로 지능형 제조시스템의 미래를 발표했고 지난해 10월 자율 제조 등 첨단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테크 허브 31곳을 지정했다. 독일은 2019년에 2030 인더스트리 4.0 비전에서 제조 공정의 디지털화, 표준화, 데이터 보안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내 제조업계도 디지털전환(DX)을 추진 중이지만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공장은 2014년 277개에서 2022년 3만144개로 크게 늘었고 로봇 보급률은 싱가포르(2위)와 독일(3위), 일본(4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스마트공장 대부분이 기초단계(76%) 기술 수준이고 제조업의 AI 도입 비율(9.3%)은 전 산업 평균(14.3%)을 밑돌고 있다.



업종별 테스트베드 구축…하반기 3대 핵심기술 개발 로드맵 마련·3000억 규모 예타 추진

산업부는 이에 제조업과 AI를 융합한 산업 대전환을 추진하기로 하고 사업 추진 방향을 담은 AI 자율제조 전략 1.0을 지난달 8일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AI자율제조 확산을 추진해 2030년 AI 자율제조 30% 확산, 제조 생산성 20% 향상, GDP 3.5% 이상 증가를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200대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추진과 업종별 최첨단 테스트베드·산업단지 확산 등 AI 자율제조 본격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100억원을 투입해 올해 하반기부터 프로젝트별 공정 상세 분석→AI와 결합할 수 있는 공정 식별→맞춤형 적용모델 마련에 나선다. 이와 함께 2024년~2028년 2000억원을 투자해 제조 공정의 핵심인 로봇 테스트필드 구축 개시를 한다.

정부는 기계(로봇)·반도체·조선·디스플레이·이차전지·자동차 등 업종별로 특화된 산업 AI 융합 기술개발(R&D)에 민간과 함께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이어 산업 AI, 장비·로봇, 통합솔루션 등 3대 핵심기술 개발 로드맵을 올 하반기 수립하고 3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를 기획한다. 이 같은 산업부의 AI 자율제조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윤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신산업전략연구단장은 지난 1월에 발표한 스테피 아웃룩 2024에서 AI 자율제조를 포함한 디지털 제조혁신을 위해 글로벌 주요국 대비 국내 제조업의 경쟁우위를 분석하고 산업가치사슬 상의 위치, 필요 기술수준 등을 고려한 맞춤형 디지털 제조혁신 지원 전략·지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제조혁신 투자 촉진을 위한 제도 환경 구축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오윤환 단장은 “제조업의 경우 공장 설비를 바꿔야 하는 등 초기 투자 비용은 많이 들지만 성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런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AI가 트렌드로 관심을 받지만 AI가 조금 관심에서 멀어졌을 때에도 여전히 제조 중심에 관심을 갖고 AI가 목적이 아니라 제조업이 잘 되는 목적으로 정부가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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