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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중소기업 스마트공장을 자율형공장으로… 고도화 집중"

[브릿지 초대석] 안광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디지털 제조혁신 필수...2027년까지 자율형 공장 80개 만들 것"

입력 2024-05-28 07:00 | 신문게재 2024-05-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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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용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은 "추진단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라며 "정책 추진에 있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효과을 내기 위한 실효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PD)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진화를 거듭하며 스마트제조는 이제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 됐다. 제조업의 미래는 디지털 전환(DX)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이 같은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가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하 추진단)이 출범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2019년 설립된 추진단은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기반 조성을 위한 자금·인력·장비 지원부터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정책연구와 중장기 기획 등을 수행하는 곳으로, 출범이후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수는 2022년까지 3만개를 넘어서며 양적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스마트 공장 보급은 많이 이뤄졌지만, 스마트화 수준은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어 한단계 질적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광현 단장은 2022년 12월 추진단에 합류한 이후 조직에 혁신 DNA를 심고 스마트 제조 혁신 고도화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는데 여념이 없다. 

 

안 단장은 스마트제조 혁선 전략 열쇠를 현장에서 찾고 있다. 스마트공장 지원 현장 방문은 물론이고 수요기업에 각종 솔루션 등을 지원하는 공급기업을 만나 실효성 있는 전략에 머리를 맞대는 등 스마트공장 사업 역량 확대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안 단장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수도권평가장에서 만나 올해 역점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추진단 업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정부의 자금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당연히 1번이지만, 명색이 이노베이션(혁신)을 한다는 기관에 혁신 마인드가 없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평소 직원들에게도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정책 추진에 있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효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에서 ‘실효성’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브릿지초대석]안광용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안광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 2022년 12월 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으로 합류한 이후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합류 후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2023년 한 해 동안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은 새로운 차원의 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다. 정부 예산의 재편성은 물론, 하반기에는 ‘중소기업 스마트제조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도 본격 시행되며 제도 법제화를 완료했다. 이에 발 맞춰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DX) 중장기 전략 수립 및 정부 정책 기획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추진단에 들어오면서부터 지금까지 스마트공장 사업의 한단계 도약을 위한 다양한 업무를 해왔지만, 그중 가장 큰 성과를 꼽으라고 하면 추진단 12대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조직개편을 한 것이다.”

“조직개편을 하면서 우리 사업의 방식과 미래를 준비하는 조직이 되자는 의미로 기획실 정도만 빼고 나머지 이름을 거의 다 바꿨다. 예를 들면 보급확산실은 지능형 제조혁신실로 재탄생했다. 우리 사업이 고도화 단계로 올라가는 비전을 반영했다. DX (디지털 전환)기획 그룹도 만들었는데 단장 직할로 본부장도 없다. 중장기적으로 단장이 생각하고 있는 기획적 요소들을 정리하고, 세부 사업을 만드는 팀이다.”


- 성과로 꼽으셨던 추진단의 12대 개선과제 부분도 궁금한데, 12대 개선과제를 도출하게 된 배경과 함께 개선과제에 대해 설명해 달라.

“부임하자마 임직원들에게 그동안 업무하며 개선해야 할 것으로 꼽는 내용들을 쭉 받았다. 전부 스크리닝을 했고 개선방향을 준비해 해달라고 요청해 그 중 12개를 추렸다.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스마트 마이스터 인원을 300명으로 줄인 것을 들 수 있다. 스마트 마이스터는 제조 현장 경험이 풍부한 퇴직 전문가를 활용해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 운영 등을 돕는 사업으로 지난해 초 만해도 1200여명의 인원이 활동했다. 사실 1200명이라는 인원은 실질적인 자격관리는 물론, 컨트롤도 힘든 상황이라, 주요 개선과제로 삼고 최종 300명으로 줄여 정예 부대로 다시 출범했다. 부정·부실 관리는 물론, 자체 교육까지 진행하면서 나아가려고 한다.”


-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추진단의 제2기 시작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부의 ‘신 디지털 제조혁신 MIDAS 2027’ 전략에 발 맞춰 2027년까지 더 선진화된 자율형공장을 80개 구축해 나가자는 목표가 될 것이다. 과거 2019~2022년 1기 스마트공장 정책이 3만개 달성을 목표로 ‘양적 확대’를 통한 기반조성에 집중해왔다면, 이번 2024~2027년 2기 정책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스케일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의 일환이다.”

“또 올해 조금 다르게 진행 시키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 팩토리 사업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2차, 3차 협력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조성 계획을 세우면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하고 감독하는 것이 골자다. 개인적으로 현대자동차라는 민간기업에 오랜 기간 몸을 담았고 그곳에서 기획이나 중장기 업무, 조금 더 나아가 마케팅과 영업쪽 업무를 했는데 이는 어찌 보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해 신경을 쓰고 있다.”

[브릿지초대석]안광용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안광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 올해 역점사업 중 하나로 언급하셨던 선진화 자율공장 구축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다.

“자율형공장 구축 80개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4개의 핵심전략을 세웠는데 그중 한 가지 꼭지가 현장 수요를 반영한 기업 DX역량 수준별 지원체계 구축이다. 이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DX 멘토단’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추진단은 올해 DX멘토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멘토단은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신청한 기업의 역량을 평가해 역량우수, 역량보통, 역량취약으로 분류하고, 역량우수 80여개 기업은 디지털트윈, AI 기반 자율형 공장 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역량보통인 5000개 기업에게는 고도화 단계로 업그레이드 하도록 하고, 역량 취약 2만개 기업에게는 민간의 도움을 받아 로봇 등 자동화를 통해 맞춤형으로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 자율공장이라고 하면, 단번에 이해가 가지 않는다. 로봇과 같은 단순 자동화 공장은 아닐 듯한데.

“오토노머스 비히클(Autonomous Vehicle)으로 부르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떠올리면 쉽다.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자기가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하이테크 기술이 핵심이다. 자율형 공장은 영어로 오토노머스 팩토리(autonomous factory)로 무인공장을 말한다. 누가 엔터만 딱 치면 자동으로 공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내가 오늘 무슨 작업을 해야 하는지 입력하면 그 것을 쭉 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제조부터 품질 체크, 출하 과정까지 모두 자동으로 되는 과정이다. 일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드는 등 사회 문제적으로도 스마트공장 도입과 고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자율형 공장 만드는 데 예산도 많이 필요하고,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많을 것 같은데.

“맞다. 자율형 공장을 구현하려면 기술적 극복 과제가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를 위한 관련 사업들을 시작하게 된다. 많은 예산이 들더라도 자율형 공장 20개를 우선 구축하고 다른 기업들이 와서 벤치마킹도 하고 긍정적인 자극과 인식 개선을 이루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문제는 자율형 공장 구축에 선행되어야 하는 핵심 제조 데이터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이해가 부족한 점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활용 목적 없이 그냥 데이터만 모으고 있다. 사실 우리가 AI를 자주 말하고는 있지만 그게 내 공장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아는 중소기업인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는 의미 없이 쌓인 데이터들이 많다.”

“실질적 데이터가 나와야 사람이 프로그램을 만들었을 때 제대로 된 AI가 구현이 되기 때문에 공장에서 뽑아내는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중기부와 추진단이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시키기 위해 KAM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KAMP는 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의 약자로 한마디로 ‘중소기업의 AI 놀이터’라고 설명할 수 있다. KAMP 홈페이지에는 표준화된 제조데이터가 있고 이것을 AI와 결합시켜 불량품을 판정하거나 설비 고장을 미리 예측하거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분석 도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브릿지초대석]안광용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안광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 데이터 수집의 핵심은 무엇인가. 또 현장에서 쏟아지고 있는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스마트공장 데이터 수집의 핵심은 ‘제조데이터 표준화’이다. 스마트공장에서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데이터 포인트 별로 막대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으나, 공정·장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형식이 제조사별로 다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생산한 장비는 온도 값을 표시할 때 섭씨를 쓸 것이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장비는 화씨를 쓰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사람은 데이터를 보고 어느 정도 유추를 할 수 있으나, 기계는 숫자로만 인식하다 보니 잘못된 값을 인식하게 될 것이며, AI는 심각한 오류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스마트공장에 빅데이터 기반의 AI기술 적용을 위해서는 스마트공장 내 제조데이터 표준 도입이 선행되어야 한다. 추진단에서는 올해부터 국제표준 기반의 한국형 제조데이터 참조모델을 확보할 예정이며, 자율형공장 등 선도업체를 대상으로 제조데이터 표준 참조모델을 시범 적용하고 기업이 제조 현장에 쉽게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AI활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 임기 내 계획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 계획이 있다. 첫 번째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탄소 중립에 대한 준비가 안되어 있다. 그래서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한 한국 중소기업의 대응력을 제고할 수 있는 사업 발굴을 목표로 잡았다. 탄소 중립과 관련돼서 우리 중소기업이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또 하나는 인력 양성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 고 졸업생들이 스마트 팩토리가 구축돼 있는 수요 기업에 가서 인텔리전스 한 일을 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꿈이 있다. 그 다음에는 그를 구축해주는 공급 기업에 취직해서 끊임없이 AI 알고리즘을 만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도록 뒷받침해주는 스마트제조혁신 인력 육성정책을 마련하고 싶다.”

 

[브릿지초대석]안광용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안광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단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안광현 단장은…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를 졸업한 안광현 단장은 현대차에서 30년간 근무하며 임원에 오른 민간기업 출신이다. 현대차에서는 마케팅·사업기획 업무부터 글로벌 법인 운영 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중기부는 스마트제조 혁신이 정부 주도 스마트공장 보급과 고도화에서 벗어나, 민간이 적극 참여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제조혁신을 고도화하기 위해 민간기업 출신 전문가인 안 단장을 영입했다. 

 

송수연 기자 ssy12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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