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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삼성·SK 받치는 소부장 생태계 구축 절실"…임영진 저스템 대표

[브릿지초대석·반도체의 내일을 본다⑰] 임영진 저스템 대표

입력 2024-02-27 06:16 | 신문게재 2024-02-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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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초대석]임영진저스템대표
임영진 저스템 대표가 22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한파로 대부분의 칩 메이커들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다가올 반도체의 봄을 준비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주문이 끊이지 않은 영향이다. 혹독한 불황의 추위도 장비 업계만큼은 예외였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해외 기업에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에 불황의 골은 깊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까지 외산 장비를 주로 사용한다. 업황 빙하기 속에 우리 장비 업계가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의 현 상황에 대해 임영진 저스템 대표는 최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율은 20~30%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추정했다.


◇“K-소부장 활성화, 구체적 목표가 필요하다”

실제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연간 매출액은 20조원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ASML 단일 기업의 연간 매출액인 275억5900만유로(약 39조74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소부장업계의 현실이다.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 1, 2위가 국내에 있음에도 낮은 국산화율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임 대표는 .정부의 소부장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추진력이 더해지길 주문했다. 소부장 정책의 실효성이 낮아 산업 현장에서 지원을 느끼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특히 △산업 현장에 맞지 않는 중대재해처벌법 △반도체 인력 등 문제 등이 그렇다.


임 대표는 “지난 수년 간 소부장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반복됐지만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수치의 제시를 통한 목표설정과 실천 프로세스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된다”면서 “정부차원에서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논의들이 전개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구체적 방향과 그에 맞는 목표 및 수치제시가 업계에서 현실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은 곱씹어 볼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이 협력해 우리만의 산업 인프라를 만들어야 된다는 논리다.

그는 “소부장 활성화를 위해 검토해야 할 데이터는 정부에 집적돼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대기업은 어떤 정책을 수립하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 지, 중소기업은 어떤 역할로 이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총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치적 통계를 바탕으로 답을 찾으면, 그 것에 최적화된 정책과 제도를 만들며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단지 소부장 활성화라는 협소한 바운더리에 머물지 않고 정책과 제도를 만든다면 오히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브릿지초대석]임영진저스템대표
임영진 저스템 대표가 22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K-반도체, 강점은 삼성·SK…소부장 상생은 더 노력해야 돼

하지만 이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도 강점도 있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건재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메모리 업체가 양사 외에 미국 마이크론만 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정책적 인프라는 부족할 지라도, 국내 소부장 기업의 사업적 인프라는 충분한 셈이다.

임 대표는 “국내 글로벌 기업이 선도하는 기술은 결국 미래 소부장 시장에서 성과가 있는 지표를 만들어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외국 소부장 업체들이 접할 수 없는 기술적 니즈나 요구사항을 미리 접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의 협업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는 “국내 소부장 업체가 얼마나 많이 혹은 다양하게 대기업과 협업하며 상생적인 정보공유의 기회를 갖는 지는 다소 의문”이라며 “2023년 소부장 기업들의 수입 및 수출 비중을 봐도 현저히 낮아 보이며, 글로벌 톱 기업들의 요청 공급 규모도 그렇고 기반 환경과 실제 환경이 맞지 않는 듯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선행 개발된 기술이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수혜를 미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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