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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달달하게 때론 거칠게…30개국 성우 300명의 목소리를 팝니다"

[스타트업] 국내 외국어 더빙시장 신흥강자 ‘하이보이스’

입력 2018-10-10 07:00 | 신문게재 2018-10-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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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30개 언어 300여명 성우의 목소리를 제공합니다.”

 

목소리를 파는 회사가 있다. 그것도 원어민 성우의 내레이션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말이다. ㈜하이보이스는 전 세계의 외국인 성우의 목소리를 서비스하는 회사다. 즉 제품이나 콘텐츠를 수출할 때 홍보영상에 필요한 외국인 목소리를 제공하는 회사인 것이다. 2015년 9월 설립했으니 올해로 꼭 만 3년째다.

 

 

◇오프라인 더빙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 전 세계 내레이터를 연결하다

 

이정민 사진2
이정민 하이보이스 대표

 

이정민 하이보이스 대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 편집을 전공하고, 영화 ‘장화홍련’ 현장편집과 배우 유아인의 데뷔작인 ‘우리에게는 내일은 없다’ 같은 다수의 독립영화 편집을 담당했다. 그 후 다양한 상업영상제작과 영상교육 일을 했다고 한다. 영화작업과 영상 제작에 도가 트다 보니 이후 자연스럽게 영상 교육 플랫폼인 ‘하이비디오’를 창업했으나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고객을 찾지 못한 하이비디오는 결국 과감한 피보팅(pivoting·방향전환)을 하게 된다. 지금의 하이보이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내 일이 생계가 달린 사업이지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닌 고객이 필요한 것을 해야 한다’로 생각을 바꾸고 고객의 측면을 잘 알고 있던 외국인 성우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정민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우 서비스는 주로 오프라인 녹음실 위주로 형성돼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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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바마타 상점가 외국어 안내방송 녹음.

 

더구나 외국인 성우의 경우 국내에 거주하는 성우 위주로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성우풀(pool)이 적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대표는 바로 이점에 주목했다. 

 

“좀 더 다양한 목소리의 성우를 한국이 아닌 외국 현지 녹음으로 좀 더 빠르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서비스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하이보이스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저희 슬로건도 Best voice Nice Price입니다.”

이 대표가 기존 외국어녹음 시장이 갖고 있었던 한계의 해결점을 찾은 것이다. 

 

외국어 녹음 시장이 반드시 블루오션이 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도 있었다. 하이보이스의 고객은 주로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해외에 소개하는 업체, 게임,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을 해외에 판매하려는 업체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해외 관광객들에게 안내방송을 하고 싶은 업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어학관련 콘텐츠 업체가 많이 이용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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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POWER' 뮤직비디오 내레이션.

“저희 서비스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국내에서 찾을 수 없는 캐릭터의 외국인 성우 목소리를 찾아드린다는 점, 그리고, 그 비용이 합리적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작년에 엑소의 ‘POWER’ 뮤직비디오 시작부분 내레이션을 저희가 녹음했는데요. 2일간 총 4명의 성우녹음을 진행했고 그중 현재 뮤직비디오 성우의 내레이션을 채택하게 됐습니다.”

하이보이스를 이용하기 위한 절차는 간단하다. 서비스 이용자가 녹음문서를 준비하고 하이보이스 사이트에서 성우 샘플을 듣고 나서 가장 알맞은 성우를 고르면 되는 것이다. 이후 1대 1문의 또는 메일로 선택한 성우와 녹음문서를 보내면 하이보이스에서 비용과 녹음기간이 있는 견적서를 보내는 것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24시간 안에 녹음파일 전달 서비스 △동영상 싱크에 맞춰 녹음하는 서비스 △자막·더빙 서비스 △번역 서비스 및 원어민 검수 서비스 △파일 편집 서비스도 별도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해외 더빙 시장까지 넘본다… 일본, 대만, 독일로 확장 준비

 

일본 사이트 사진
하이보이스 일본 사이트 사진

 

하이보이스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 접근성이 좋다 보니 2015년 창업 이후 불과 1년 만에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7년 매출은 약 3억5000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50% 성장했으며, 2018년 역시 3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이제 국내를 벗어나 외국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서비스를 오픈했고, 교토, 시바마타, 오리엔트박물관 등 일본 전통 및 문화를 해외관광객에게 소개하는 외국어 성우녹음을 진행했다고 한다.

 

“현재 일본서비스가 안착하면, 대만이나 독일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내년부터 고객 콘텐츠의 외국어더빙이 아닌 자체 영상콘텐츠를 제작해, 국내와 해외 고객에게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정민 사진
이정민 하이보이스 대표

이처럼 불과 창업 3년 만에 하이보이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대표의 경영철학도 한몫했다. 


“경영은 저와 함께 일하는 팀원과 성우, 그리고 고객 사이의 만족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불균형으로 인한 한쪽의 착취 없는 모두가 만족하는 균형점 찾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솔직하게 자율적으로 책임을 다하자!’ 하이보이스의 기업문화다.

고객을 직접 응대한 팀원 한 사람이 그 고객이 원하는 목적과 방향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것처럼 성우 캐스팅, 디렉터, 최종 배송까지 응대한 직원 본인이 판단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자율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수밖에 없고 온전히 본인의 책임감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저희 하이보이스 임직원들의 역할은 외딴섬의 등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주 접하는 일상의 서비스는 아니지만, 일생에 단 한 번 긴 여정의 항해에서 만나는 고마운 등대처럼 말입니다. 고객사의 해외 진출의 좋은 가이드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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