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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사용자 스스로 주행 가능한 ‘국민 휠체어’ 주목

문현덕 위즈덤W메디컬 대표 “경험 바탕으로 창업, 실버 산업 진출 기대”

입력 2018-05-02 07:00 | 신문게재 2018-05-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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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휠체어 사용자의 95%가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등으로 인해 휠체어를 이용한다는 결과가 있다.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문현덕 위즈덤W메디컬 대표 역시 같은 경우였다.

 

문 대표는 과거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경추가 골절돼 전신마비 혹은 최소 하반신 마비가 될 수 있다는 병원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휠체어 신세를 져야만 했는데, 익숙하지 않은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문 대표는 당시 보호자 도움 없이 휠체어를 타는데 어려움을 느낀 경우가 많았고, 안전하다는 느낌 역시 받지 못했다. 이후 꾸준한 재활치료 덕분에 일상으로 복귀하게 된 문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이 보장되는 ‘국민 휠체어’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2.대표
문현덕 위즈덤W메디컬 대표. (위즈덤W메디컬 제공)

 

 

◇보호자 없이도 스스로 주행 가능한 휠체어

‘사람을 생각하고 함께라는 희망으로 안전을 디자인한다.’

2016년 9월 설립된 스타트업 위즈덤W메디컬의 기업이념이다. 이 회사는 문현덕 대표가 실제 휠체어 생활을 통해 접하게 된 여러 불편사항들을 바탕으로 개선방안을 연구·개발, 휠체어 주행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여 어떤 지형에서도 보호자의 도움 없이 사용자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개발했다.

“4차 산업혁명과 ICT기술의 발전으로 자율주행이 현실화된 첨단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그런데 휠체어는 10년~20년 전과 큰 차이가 없더라고요. 주위에 있는 병원 휠체어만 봐도 그렇지 않나요? 일반 휠체어는 대부분 수입에 의한 유통제품으로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고, 개발방안 마련이나 보완 대책에 대한 관심 또한 부족하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문 대표의 말에 따르면 막연한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는 첨단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신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휠체어 만큼은 예외였다.

“사업 초기에 많은 사용자들과의 인터뷰를 해보니 결론이 하나로 좁혀졌어요. 첨단의 기술을 갖춘 고가의 제품보다는 결국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누구나 부담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급화 제품이었죠. 이에 ‘국민 휠체어’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저의 경험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관련 기술을 휠체어에 적용해 다수의 특허 등록과 출원을 마쳤고, 아이디어를 현실화 한 기술기반의 기업을 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큰 교통사고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그 경험이 밑거름이 돼 의료기기 스타트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문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혼자서 일을 했지만, 이후 여러 정부과제를 맡으면서 현재는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증 받아 5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최적의 기술 도출을 위한 연구 개발에 힘쓰고 있다.
 

1.제품
위즈덤W메디컬에서 개발한 안전 장치 ‘휠 HUB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된 휠체어. (위즈덤W메디컬 제공)

 


◇주행의 효율성·안전성 강화… ‘허브 브레이크’ 개발

위즈덤W메디컬에서 개발한 대표 기술로는 사용자의 안전과 편의성에 초점을 둔 ‘휠 HUB브레이크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주행 중 경사로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변속기어, 역행방지, 가속방지 기능을 갖춘 복합장치로 주행 효율성과 안전성을 강화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지형의 특성은 언덕길이 많다는 것입니다. 기존 휠체어는 경사로 주행 시 무게중심으로 인해 뒤로 굴러 내려가는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행사고에 대해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었죠. 이에 주행 중 두 손을 놓아도 뒤로 내려가지 않도록 고정이 가능해 탑승자 스스로 경사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고안해 낸 장치입니다.”

보통 기존 휠체어는 주차할 때 사용하는 브레이크만 있어 주행 중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어려웠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해당 단점을 보완한 제품 개발로 운행 효율을 높이고 경사로의 일정각도 및 주행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해 각 주행 환경에 맞춰 동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내리막길 주행 시에는 핸드 림과 손의 마찰력으로 제압해야 주행할 수 있어 사용자의 손바닥 화상이나 손가락, 손목 골절 등의 사고가 빈번해요. 어깨와 팔의 통증이 동반되는 어려움도 있죠. 이에 회사는 휠체어 핸드 림에 내장되어 있는 핸드 림 브레이크로 보다 빠른 컨트롤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습니다.”

문 대표는 핵심기능인 ‘올 인 원’ 시스템으로 휠체어 유지비용도 낮췄다. 이 시스템은 바퀴에 모든 기능이 내장돼 있어 기존 휠체어에 바퀴만 교체해도 동일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교체할 수 있어 적은 비용으로도 안전성 및 주행성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의 기술 성과는 수상으로도 이어졌다. 위즈덤W메디컬은 창업 첫 해인 2016년에는 전국장애경제인대회에서 중소기업청장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7년에는 아이디어 퀸 사업화부분 우수상, 창조경제혁신센터 스타트업 캠프 공모전 수상, 하드웨어 밸류업 공모전 수상, KDB스타트업 프로그램 수상 등 많은 성과를 올렸다.

 

3.대회PT
문현덕 위즈덤W메디컬 대표가 자사 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위즈덤W메디컬 제공)

 


◇해외진출 청신호… “실버 케어 진출 계획도”

위즈덤W메디컬은 창업한지 1년 만에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연 2억2000만원 R&D사업에 선정됐다. 회사는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국내 3개 업체와 연 17억원대 규모의 구매 의향서를 체결했다. R&D 완료시기인 올해 하반기에는 병원과 요양원 등 국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휠체어 생산기업과 MOU 체결로 핵심장치인 브레이크 시스템을 기존 휠체어에 장착 가능한 모듈형식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해졌으며, 협약한 기업이 이미 보유한 국내 총판과 해외 유통망 덕분에 국내외 시장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

문 대표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세이프가드(가칭) 휠체어를 론칭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실버 케어 분야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함께 올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인 뒤셀도르프 의료기기 박람회에 참가, 해외 선도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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