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비바100] 독일산 최고급 면도기로 ‘질레트’에 도전장 내민 ‘와이즐리’

입력 2018-03-14 07:00 | 신문게재 2018-03-14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김동욱 와이즐리 대표
김동욱 와이즐리 대표(와이즐리 제공)

면도기 광고를 떠올리면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유명 스포츠 스타가 멋지게 폼을 잡고, 삼중날을 자랑하며 한껏 면도를 하는 모습. 하지만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직장인들 누구나 느끼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왜 이렇게 비쌀까?’ 이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값싼 중국산 일회용 면도기로 매일 수염을 깎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면도날을 아껴 쓰고 있다. 이 같은 고민에 과감히 해법을 제시한 청년들이 나타났다. 비싼 면도기와 면도날이 아닌 가격도 착하고, 성능도 좋은 면도기 세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스타트업 와이즐리다. 와이즐리는 회사의 캐치 프레이즈를 “불합리한 면도기 시장을 바꾸는 청년들”, “질레트에 가성비로 맞서는 스타트업”, “다국적 독점 기업에 맞서는 젊은 청년들” 등으로 삼았다. 브릿지경제는 ‘불합리한 면도기 판매 시장을 바꾸겠다’며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와이즐리 면도기 김동욱 대표의 포부를 들어봤다.

 

 

◇면도날, “넌 왜 이렇게 비싸니?”


와이즐리 제품사진 3
와이즐리 제품 면도날

 

면도날은 생필품 중에서도 유독 비싼 편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문제가 다국적 기업들의 높은 가격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수십 년간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며 가격을 올려왔지만, 소비자들은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값싼 중국산 제품을 쓰면서 불만을 삭일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누구나 좋은 제품을 정직한 가격에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면도기는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생활 필수품’이기 때문이죠”

김 대표가 소개하는 와이즐리 면도기는 정직한 가격의 최고급 면도기를 표방한다. 와이즐리는 독일산 5중 면도날과 인체공학적 면도기라는 특징이 있다.

가격이 착한 이유는 유통 간소화를 통해 비용을 낮췄기 때문이다. 중간 유통 없이 제품을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는 전략. 김 대표는 이렇게 저렴하고 성능 좋은 와이즐리 면도기를 찾아냈다. 와이즐리 면도날은 ‘칼의 도시’ 독일 졸링겐에서 생산된다. 졸링겐은 쌍둥이 칼 브랜드 ‘헨켈’로도 잘 알려진, 독일 최고의 대장장이들이 모여 있는 세계적인 명품 칼의 주 생산지다. 독일 벤츠와 미국 테슬라를 생산하던 세계적인 엔지니어들이 와이즐리 생산에 합류했다. 이를 통해 타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기술력이 적용된 제품을 생산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와이즐리 제품사진 7
와이즐리 제품 면도기 세트

 

“와이즐리의 목표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고, 현명한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입니다. 다국적 독점 대기업에 맞서, 불합리한 면도기 시장을 바꿔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죠.”

해외에도 와이즐리와 유사한 사업모델로 크게 성공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달러쉐이브클럽’과 ‘해리스’라는 스타트업이다. 두 회사는 면도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주역으로 유명하다. 질레트는 이들 스타트업에 미국 온라인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가격을 20%나 내렸을 정도다. 두 회사 모두 약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와이즐리 제품사진 1
와이즐리 제품 면도기

 

◇벤츠·테슬라 부품 엔지니어가 만든 ‘면도기’


와이즐리는 대학생 자취 시절 김 대표가 느낀 불편함에서 시작됐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면도날 1팩이 4만원이 넘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심지어 할인된 가격이었어요. 매대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그냥 발길을 돌렸습니다.” 김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샀던 면도날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침마다 무뎌진 날 때문에 상처가 났다. 저렴한 1회용 제품도 사용해 봤지만 피부에 통증이 심해 포기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린 뒤 김 대표는 질레트를 보유한 한국P&G에서 근무하게 된다. 재직 중에도 항상 ‘면도기 가격은 꼭 이렇게 비싸야 할까?’라는 의문을 품었고, 회사를 나와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며 소비재·유통 업계의 시스템을 익혔다. 두 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면도날 가격의 불합리함을 알게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친동생인 김윤호 이사와 한국P&G 동료였던 전영표 이사와 손잡고 와이즐리를 창업했다. 하지만 회사를 창업하며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면도기는 얼굴에 닿는 날카로운 칼입니다. 소비자들이 품질에 민감하고 신경을 많이 쓰죠. 하지만 좋은 면도날을 제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면도날은 단순한 생활용품이 아니라 현대 금속가공 기술의 결정체이기 때문이죠.”

결국 와이즐리는 최상의 품질을 위해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찾았고, 그렇게 독일 벤츠와 미국 테슬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던 세계적인 엔지니어들과 협업하며, 최고의 기술력을 녹여냈다. 김 대표는 면도날만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독일 파트너십 공장을 찾는데만 1년, 업체를 설득해 와이즐리 제품을 공급받는 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와이즐리 면도날은 현재 전량 독일 소재 공장에서만 생산한다. “생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우수한 품질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당장 저희 직원과 가족부터 매일 사용할 제품이기 때문이죠.”

와이즐리 제품사진 10
와이즐리 제품 면도기 세트

 


◇와이즐리 “질레트에 지지 않을 자신 있어요”

김 대표는 오는 6월 쉐이빙 폼과 젤도 출시할 예정이다. 많은 고객들이 쉐이빙 젤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품질이 조악한 제품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다. ‘가격이 아무리 싸도 품질까지 싸구려인 제품을 쓰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경영철학 때문이다.

“가격거품은 없애되, 제품과 품질에는 더 많이 투자하는 와이즐리 면도기가 ‘질레트’에 전혀 뒤지지 않는 품질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제품 기술력이 확실한 만큼 고객에게 와이즐리를 제대로 소개하는 일에도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와이즐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김 대표는 처음 와이즐리를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와이즐리 스타터세트’를 추천한다. 부담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가격도 저렴하게, 배송비는 무료로 책정했다. 면도날은 4입 9600원이라는 가격에 판매한다. 면도기와 면도날은 정기구매 형태로도 구매할 수 있다. 자동으로 결제 및 배송돼 편리할 뿐 아니라 추가 할인혜택도 있어 경제적이다. 정기구매시 8900원(배송비 포함)이고, 면도기는 6000원이다. 스타터세트는 8900원(배송비 포함)이다.

와이즐리는 고객 수요를 체크하기 위해 사전 서비스인 ‘스퀘어 쉐이브’를 창업한 뒤 올해 1월부터 정식 서비스인 ‘와이즐리’를 공식 출시했다. 김 대표는 스퀘어 쉐이브를 통해 열광적인 고객반응을 확인한 후 더 개선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 ‘와이즐리’라는 새로운 브랜드 명으로 출시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