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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탈잉, 내 능력이 가치가 되는 곳…재능을 공유하는 P2P 플랫폼

입력 2017-11-08 07:00 | 신문게재 2017-11-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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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잉여’를 줄여 쓴 탈잉은 2015년 7월 김윤환 대표와 김영경 이사 두 사람이 설립한 P2P 재능 공유 플랫폼이다.

영어회화, 중국어, 일본어 등 어학부터 주식투자, 헬스PT, 포토샵 등 전문분야까지 일반인이 튜터가 되어 사람들과 재능을 공유한다. 사람들은 잉여 시간을 자기 개발에 쓸 수 있다. 탈잉은 튜터와 학생을 연결시켜주는 일을 맡는다. 현재 탈잉엔 1200여명의 강사가 활동 중이고, 수강생 수는 1만5000여 명에 이른다. 등록된 수업 수만도 211개가 넘고 탈출시킨 잉여 시간은 7만 시간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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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석, 박태민, 강민 등 유명 프로게이머가 지난 8월 개설한 ‘스타크래프트’ 강좌.

 

탈잉에서는 강사를 ‘튜터’라 호칭하는데 선발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 튜터가 제공한 경력, 강의 경험 등에 대한 사실 검증과 함께 커리큘럼을 평가한다. 튜터들은 구체적인 강의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것은 물론 수업과 관련된 이미지를 반드시 첨부해야 한다. 이처럼 엄격한 홈페이지 등록 심사를 통과하면 전화 면접이 기다린다. 전체 지원자 중 이 두 가지 과정에 모두 합격하는 비율은 60% 정도다.

수업료는 튜터가 직접 책정한다. 재능의 종류, 튜터의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룹 수업은 7000원~1만5000원, 일대일 수업은 시간당 1만5000~2만원으로 저렴하다.

탈잉은 수강생이 신청하는 수업의 첫 시간의 수업료를 중계 수수료로 받는다. 수업을 몇 달 동안 지속하는지는 전혀 상관없다. 사람들의 재능이 더 많이 공유되고,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탈잉의 마음이 잘 묻어나는 대목이다. 최근엔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례로 스타 튜터들의 대형 강의를 마련하거나, 기관·기업의 사내 교육에 튜터를 연결하는 B2B(기업 간 거래)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영상편집, 개발 분야 튜터와 기업의 아웃소싱 프로젝트를 연결시키는 모델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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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잉 김윤환 대표.

창업 당시 대학교 4학년이었던 김윤환 대표는 학생들이 당구를 치거나 PC방을 다니며 공강 시간을 ‘잉여롭게’ 보내는 것이 아쉬웠다. 그 시간에 운동이나 취미 활동을 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서로 배우고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대입을 위해 삼수를 하는 동안 몸무게가 100㎏까지 늘었던 방황의 시기도 자양분이 됐다. 웨이트 트레이닝 멘토를 만나 건강하게 살을 빼고, 자신감도 되찾은 그는 대학에 들어와서도 계속 운동을 하다 아예 헬스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후 후배들에게 운동을 가르치다가 학교에서 유명세를 탄 후 ‘퍼스널 트레이너’로도 활동했다.

김 대표는 “전문가가 아니라도 주변에 재능이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편하게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그 무렵 이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창업 과정을 배우기 위해 경영대에서 주관하는 ‘벤처경영’ 과목을 수강했다. 그 수업에서 창업 동지인 김영경(탈잉 이사)씨를 만났다. 대기업에 다니던 김영경 이사는 벤처 창업에 뜻을 품고 과감히 퇴사해 졸업생 신분으로 수업을 청강하던 중이었다. ‘재능 공유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에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창업경진대회에서 받은 상금 300만원을 종잣돈으로 회사를 만들고, 홈페이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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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잉 김영경 이사.

초기에는 해외 재능 공유 플랫폼인 벌로컬(Verlocal)을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튜터 수에 차별화를 줬다. 해외 플랫폼은 튜터가 기본 10만부터 50만 명까지 아주 많은데 탈잉은 튜터를 1000명 단위로 줄였다. 튜터가 많으면 오히려 정보가 많아져 수강생이 자신과 꼭 맞는 튜터를 찾기가 어려워진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처음 네다섯 페이지만을 보고, 자기에게 맞는 수업을 찾을 수가 있어야 한다”면서 “결국 플랫폼 규모가 늘어갈수록 플랫폼의 개인화 기술력에서 승부가 난다. 두 달 전부터는 이 개인화 기술에 집중해서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차별화 전략은 튜터 정보를 정확하고 확실히 전달해 주는 것이었다. 레슨을 제공하는 튜터가 자기 소개를 이력 세네 줄만 적어 놓으면 수강자는 자신에게 꼭 맞는 선생님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사람에게 수업을 들으면 100% 실력이 향상한다’는 확신을 갖기가 어렵다. 이는 당시 거의 모든 재능 공유 플랫폼들이 가진 문제였다.

김 대표는 “우리는 튜터에게 자기 소개에 자신의 스토리를 녹여 달라고 주문한다. ‘나는 왜 중국어를 잘하게 됐는가?’, ‘왜 주식 강의를 시작하게 됐는가?’ 등 사적인 경험을 풀어내면 수강자에게 더 많은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내가 스스로 운동을 배워 30kg을 감량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며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수강생의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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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잉 전직원 단체사진.

 

탈잉의 목표는 서비스 카테고리를 넓혀나가는 것이다. 현재 교육 위주인 서비스 카테고리를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프리랜서처럼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 플랫폼은 강남권을 위주로 30대 초반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면서 “재능 공유 플랫폼 계의 CGV가 되고 싶다. 보통 CGV 는 반경 몇 ㎞ 내에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주변 영화관을 찾지 않나. 우리 역시 ‘탈잉에 들어오면 어떤 분야든 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전문 튜터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정우 기자 windows8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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