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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운동 스트레스, ‘타격’ 한방에 날려주마!"

'ICT기술 접목' 스포츠용품 스타트업 '제미타'

입력 2017-09-06 07:00 | 신문게재 2017-09-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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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재대표사진
'제미타' 이진재 대표가 '전자 겨루기' 용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제미타)

 

40~60대 중장년층들의 유년시절 기억 속에는 레슬링선수 김일의 박치기나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태권도 선수가 화려한 발차기로 상대 선수를 무찌르는 통쾌한 한방이 ‘타격의 왕’으로 자리한다. 2030세대는 최근 유행하는 이종격투기에서의 무시무시한 ‘KO 한방’이 대표적인 타격 사례로 꼽힐 법하다.

여성이나 아이들,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 남성들에게 타격이라는 단어는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종격투기나 복싱 등 다량의 칼로리를 짧은 시간에 소비할 수 있는 스포츠와 다이어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단순 스포츠나 싸움 등에서 나올 법한 ‘타격’을 재미있게 실생활에서 즐길 수 있도록 탈바꿈시킨 제품이 있다. 선수들이 이종격투기를 하거나 태권도에서 발차기 등을 할 때 타격감을 제대로 맛보는 동시에 딱딱하고 위험한 물체가 아닌 발이나 손으로 쳤을 때 내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스포츠용품이라는 설명이 더 어울리겠다. ‘재미있는 타격’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진재(47) ㈜제미타 대표를 만났다.


 

제미타제스미트
제미타가 개발한 ‘제미타 전자겨루기’ 패드 제품(제미타 제공)

◇ 지루한 운동을 재미있게


제미타는 경기도 부천에 있는 창립 만 4년이 안된 스타트업 벤처기업이지만 이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우수체육용구 생산업체로 이름이 꽤나 알려져 있다. 제미타의 주력 제품은 태권도와 격투 시합을 할 때 선수와 운동하는 사람이 손쉽고 재미있게 즐기면서도 사고를 방지하도록 만든 ‘전자겨루기’ 용품이다.

“타격하는 패드 부분에 센서를 부착해 타격하는 순간 발생하는 타격값을 모바일 블루투스를 통해 겨루기 앱에 연결하면 점수로 집계돼요. 이를 복싱이나 개인 타격 연습용으로 활용하면 운동과 스트레스 해소를 한번에 할 수 있죠. 회사 이름은 당초 ‘재미있는 타격’을 줄여 ‘재미타’로 지으려 했는데, ‘ㅐ’ 발음이 어려운 외국인을 위해 ‘ㅔ’로 첫 모음을 바꿔서 ‘제미타’로 지었어요.”

제미타의 매력은 지루하고 힘들 수 있는 운동을 쉽고 재미있게 도와주면서도 ICT(정보통신)를 접목해 운동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에 있다.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처음 LG전자 디자인연구소에 취업하며 다수의 밀레니엄 상품을 개발했다. 이후 ㈜컬처메이커라는 강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아이디어 상품을 독자 개발하면서 10년간 내공을 쌓았다. 그가 처음으로 론칭한 브랜드는 ‘MOOTO’라는 제품으로 무술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그 노하우를 발판 삼아 4년 전 현재의 제미타를 설립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IMF 직후 LG디자인연구소에 취직해 그곳에서 3년간 차세대 상품개발팀에서 일했어요. 남들은 탄탄대로 직장이었지만 ‘내 미래가 이곳이 전부는 아니다’ 싶어 대기업 문을 박차고 나왔죠. 그때 만난 게 스포츠 용품이었어요. 태권도 관련 사업을 하는 친구와 함께 세계를 무대로, 프리미엄 태권도 브랜드를 만들었죠. 당시 만든 브랜드는 전세계 태권도 시장에서 베스트 제품이 됐어요.”

스피드발차기
제미타가 개발한 ‘제미타 전자겨루기’ 제품(제미타 제공)

 

◇위기의 연속…‘글로벌 브랜드’가 답이다.

10년을 한 분야에 바친 그는 전 세계 시장이 무궁무진하지만 정작 한국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점에 착안해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태권도 등 격투기를 손쉽게 하면서도 재미까지 얻을 수 있는 1대 1 겨루기 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태권도 겨루기로 시작했지만 2년도 안돼 세계 격투기 게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하지만 이후 새로운 제품을 응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어요. 태권도로 1대 1 겨루기 제품을 하나 만든 것 뿐이고, 이후 파생 상품이나 새로운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죠.”

이 대표는 이처럼 ‘어려움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한번도 어렵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며 우문현답을 했다.

“끊임없는 실패의 연속이었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만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고 극복해야 ‘제미타’ 제품 하나가 나왔죠. 문제는 제품 개발 이후였어요. 아직 일반인에게 생소하고 익숙하지 않은 제품이라 브랜드 홍보를 떠나 ‘제미타’ 제품 하나를 알리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죠. 제품이 아무리도 좋아도 알리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게 업계 현실이에요.”

이 같은 악순환에 이 대표는 ‘더더욱 제미타를 글로벌 브랜드로 올려놓겠다’며 이를 꽉 물었다고 한다. 현재 제미타는 이 대표를 포함해 6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제품 개발과 재무, 홍보, 완성품 생산 및 배송까지 한명의 직원이 동시에 3~4가지 일을 해야 그나마 현상유지가 되는 형편이다.


제미타제스쉴드
제미타가 개발한 ‘제미타 전자겨루기’ 패드 제품(제미타 제공)

◇스타트업 ‘제미타’의 희망은 사람


이 대표는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위해 열일을 마다해야 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죠. 저희는 인원이 적지만 평균나이 45세인 베테랑들이에요.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에는 평균연령이 높죠. 다른 회사였으면 관리업무를 맡을 나이인데 사소한 잔일부터 큰일까지 도맡아야 하는 과중한 업무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동료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혹독한 ‘희망고문’을 잘 견뎌주고 있는 제미타 멤버와 그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특히 스타트업에 있어 ‘자금’ 문제는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다. 이 대표는 회사 잔고가 바닥나 직원들에게 줄 월급을 걱정할 때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적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제품 개발과 생산 등 기본적인 것은 직원들이 어떻게든 해내면 되는데, 사업초기라 재무구조를 갖추지 못해 개발자금이 막힐 때가 많았어요. 아이디어가 있고, ‘조금만 더 하면 될 텐데…’라고 생각할 때 항상 자금이 부족해 포기해야 할 때가 많았죠”

하지만 그는 위기 때마다 항상 힘이 되어주는 직원과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이 있어 다시 용기를 낸다. “퇴근할 때 항상 무거운 마음으로 집을 향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롭게 펼쳐질 하루가 있어 설레는 게 아직까지 제미타를 포기하지 않고, 이 만큼 키워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이진재 대표는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인기가 높아 향후 무술이나 격투기에 그치지 않고 타격 및 터치를 활용한 다양한 운동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아이들이 점핑과 러닝 등을 하며 성장판까지 자극시켜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두뇌개발 ‘점핑 매트’가 대표적”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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