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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어니스트티켓, ‘선결제’ 택시 이용으로 부당요금 피해 예방한다

입력 2017-07-19 07:00 | 신문게재 2017-07-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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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미국인 A씨는 관광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불쾌한 일을 당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용산 미군부대로 이동하기 위해 콜밴을 이용했는데 기사는 실제 요금 8만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8만원을 요구했다. 한국 물정을 몰랐던 A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고 서울시에 민원을 넣었지만 번호판을 확인 못해 차량 추적은 불가능했다.

#지난해 6월엔 명동에서 충무로까지 택시를 이용한 외국인에게 무려 3만6000원을 받아 챙긴 운전기사가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이 구간의 정상 운임은 3000원으로 적정 요금의 12배나 받은 셈이다.

이처럼 택시나 콜밴의 바가지 요금으로 불편을 겪는 외국인이 매년 늘고 있다.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택시·콜밴의 불법행위는 2014년 299건, 2015년 1009건이었으며 지난해엔 1158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무려 2466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된 것이다. 어니스트티켓 양한울 대표는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고민했다. 그리고 지난 5월 선불제 티켓 택시 서비스 ‘어니스트티켓(Honest Ticket)’의 구글 베타테스트를 시작으로 이달 15일 서비스를 공식 론칭했다. 

 


◇ 택시 이용도 티켓으로

어니스트티켓의 서비스는 간단하다. 택시를 이용할 고객이 고객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2004년부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터기 요금이 자동 계산된다. 금액을 선결제하면 QR코드가 포함된 티켓이 앱으로 발행되고, 고객은 ‘어니스트티켓’ 마크가 부착된 택시를 골라 탑승하면 된다. 어니스트티켓 사용자를 고객으로 받은 택시기사가 고객티켓을 기사용 앱에 인식시키면 출발지와 목적지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운행이 시작되면 기사용 앱 화면이 티맵(T-Map)으로 자동 전환되고 길안내가 시작된다. 고객도 티맵을 통해 최단시간 경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경로 둘러가기를 원천 차단할 수 있고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다.

서비스는 현재 인천공항과 제주공항, 제주 유니호텔, 제주 유엔아이게스트하우스 등을 중심으로 출발지를 고정시키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어니스트티켓 양한울 대표는 “점차 제휴 호텔들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내국인 관광객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어느 지역, 어느 곳에서나 티켓 구매 후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외국인 승객에서 택시 기사까지 ‘일석이조’
 

양한울
양한울 어니스트 티켓 대표

양한울 대표는 어니스트 티켓의 가장 큰 장점으로 승객과 기사 모두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택시 기사의 부당요금 징수와 경로 둘러가기를 방지하는 동시에 기사에겐 의사소통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어니스트티켓을 이용하면 영어나 중국어를 못하는 운전 기사도 부담없이 손님을 맞을 수 있다. 더불어 무임승차에 대한 걱정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양 대표는 “현재 기사용, 고객용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론칭한 상태로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2000여명의 택시 기사와 5000여명의 고객들이 앱을 다운받았다”며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이용 고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도 어니스트티켓의 큰 특징이다. 양 대표는 “현재 서비스가 가능한 언어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등 4개 뿐이지만 구글 지도 서비스와 연동해 모든 언어권 외국인이 목적지 검색 및 결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직접 경험한 문제를 사업 아이디어로

양 대표는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 여행 중 선결제 택시 서비스를 처음 접했다. 물론 어니스트티켓과 같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아닌 종이 티켓을 사용하는 후진적 방식이었지만 양 대표에게 큰 영감을 줬다. 한국으로 돌아온 양 대표는 친구들과의 술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부당요금 징수에 피해자가 됐다. 지하철 건대입구역에서 노들역까지 10만원 상당의 택시비가 나온 것. 술에 만취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택시비를 지급한 양 대표는 말레이시아에서 받은 영감을 되살려 ‘어니스트티켓’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1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보던 양 대표는 인맥을 총동원해 앱 개발자와 외국어 능통자를 섭외했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을 직접 방문해 사업 계획서를 돌리며 영업맨다운 모습을 보였다.


◇ 우여곡절 끝에 O2O 서비스 채택, 택시 회사에도 수없이 찾아가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앱 개발 도중 대기업과 관공서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도용당하기도 했다. 열심히 뿌리고 다녔던 사업 계획서가 문제가 됐다. 협업을 하기 위해 사업 계획서를 건네 받은 K사는 그로부터 반년 후 ‘어니스트티켓’과 비슷한 서비스에 도전하겠다고 나섰다. 투자를 받을 요량으로 찾아간 관공서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게 양 대표의 설명이다. 해당 관공서가 모집한 외국인 승객 보호 아이디어 공모에 양 대표의 사업 계획서에 쓰인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던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양 대표 곁에 남은 직원도 두 명으로 줄었다. 억울하고 분했지만 사업을 포기할 수 없던 양 대표는 서비스 품질 개선에 더욱 매달렸고, 020서비스 역량을 자체적으로 갖출 수 있었다. 양 대표는 지금도 ‘한국의 택시 회사는 모두 찾아간다’는 각오로 어니스트티켓 마크를 부착한 택시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 아이디어 하나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어니스트티켓의 기업 철학이다. 양 대표는 프로그램 혹은 시스템 소프트웨어로 사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앱과 소프트 웨어를 개발했다. 또한 기업 이윤 추구 과정에서 어떠한 소기업의 피해도 없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대기업 콜 업체와 협약하기보다는 지역 콜택시와 우선적으로 만나 사업을 조율했다. 양 대표는 “앞으로 사업전략은 최대한 많은 기사님들에게 발로 뛰어서 홍보하고, 지역 콜 택시와 제휴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빠른 회원 수 증가에 맞춰 고객과 소통하고, 외국인 고객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해외로까지 진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최정우 기자 windows8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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