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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돈 쓰고 정 없는 결혼식은 가라”…웨딧만의 ‘스몰웨딩’을 꿈꾸다

[스타트업] 웨딩 디렉팅 서비스 '웨딧' 한신 대표

입력 2017-03-01 07:00 | 신문게재 2017-03-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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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웨딧 대표
한신 웨딧 대표(사진제공=웨딧)

최근 개성과 합리적인 소비를 중요시 여기는 젊은 부부 중심으로 스몰웨딩(작은 결혼식)이 떠오르고 있다. 불필요한 결혼 준비 과정을 생략하고 부부의 개성에 따라 그들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만드는 것이다. 


많은 신혼 부부들이 결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유명 연예인들의 사례로 더욱 화제가 된 스몰웨딩은 올해 더 많은 이들이 찾는 결혼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상 스몰웨딩을 하겠다고 결정해도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이런 고민에 빠진 신혼부부들을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의 결혼문화를 바꾸기 위해 스타트업 ‘웨딧’이 팔을 걷어 올렸다. 웨딧은 왜곡된 예식문화 및 구조에서 벗어나 업체와 고객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혼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웨딧을 설립한 한신 대표(작은 사진)를 만나 웨딧이 꿈꾸는 스몰웨딩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평생 행복이 될 ‘결혼식 추억’

2014년 10월. 한 대표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장인어른의 집 앞마당에서 스몰웨딩을 올렸다. 결혼식을 위해 아내와 함께 학 천 마리를 접고, 동대문 원단시장에서 천막을 사고, 아마존에서 직구로 연등과 초, 표지판 등을 구입했다. 보통 예식이었다면 엄숙할 신부의 입장 순서에서는 한 대표와 그의 신부, 그리고 신부 아버지까지 모두가 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한 대표와 신부가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콘서트도 준비됐다.

결혼식 이후에도 그날을 떠올리는 한 대표와 아내의 만족감은 매우 컸다. 한 대표는 “보통 결혼식에 가면 밥 먹고, 사진 찍고, 신랑 신부 얼굴만 잠깐 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리가 경험한 스몰 웨딩처럼 행복한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몰웨딩에 대해 아내와 얘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이 아이템으로 뭔가를 바꿔보자는 생각에 사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신 대표는 아내와 함께 스몰웨딩을 준비하며 겪었던 어려움을 풀어 나가기 위해 잘 다니던 현대중공업을 퇴사하고 2015년 6월 웨딧을 설립했다. 대기업에 다니던 아내 역시 회사를 그만두고 현재 웨딧에서 재무 업무를 맡고 있다.

 


◇“원하는 결혼식에 대해 많이 고민하길”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결혼 문화가 바뀔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스몰웨딩을 찾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설립 3년 차를 맞은 올해는 연초부터 상담과 외부강의로 눈코 뜰 새 없이 더욱 바쁘다. 한 대표는 “웨딩 시장이 성수기와 비수기 등으로 구분돼 있지만 많은 달엔 13건 정도를 진행하고 있다”며 “저희 같은 경우 가격을 모두 공개하고 있는 데다 스몰웨딩 사례를 많이 제공하고 있어 신혼부부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결혼을 직접 계획하고 준비한 한 대표이기에 고객이기도 한 신혼부부들의 스몰웨딩에 참석할 때면 여지없이 눈물이 흐른다. 서로가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대화하며 이 결혼식을 준비했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신혼 부부들과 같이 일하다 보니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함께 준비하다 보니 행복한 순간들이 더 많다”며 “부모님은 반대하는데 자신들만의 결혼식을 해보고 싶어 어려운 결정을 내린 이들의 경우 보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 대표가 스몰웨딩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그는 스몰웨딩 뿐만 아니라 결혼을 준비하는 모든 예비부부들이 ‘결혼식’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눌 것을 당부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결혼식은 무엇이고, 또 두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간 결혼식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대화 말이다.

 

한신 웨딧 대표
SK101스타트업 데모데이에 참석한 한신 웨딧 대표의 모습.(사진제공=웨딧)

 

◇직접 보고 결정…‘DIY 웨딩 추구’

한 대표는 ‘대한민국 결혼문화를 바꾸는 스타트업’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됐다. 웨딧의 사업은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뉜다.

온라인에선 예식장이 아닌 카페나 펜션, 레스토랑 등 다양한 장소의 가격과 규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정보는 고객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고객이 쉽게 예약을 할 수 있게 했다.

한 대표는 웨딧의 가장 큰 차별점 중 하나로 제휴된 업체들의 이용 가격이 모두 공개돼 있는 점을 꼽았다. 한 대표는 ”스드메 등의 결혼 비용은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아 뭐가 뭔 지 도통 알 수가 없다”며 “현재의 결혼 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웨딩 시장의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웨딧을 통해 구조적 틀에 갇혀 정당한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웨딩 관련 업체들과 박람회가 아니면 웨딩을 하기 어려운 고객 간 윈윈할 수 있는 상생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선 스몰웨딩에 대한 상담과 웨딩 기획, 예산 맞춤화 등의 준비 작업을 진행한다. 웨딧은 30분짜리 예식을 지양하고, 웨딩이라는 대사를 보다 의미 있고 재밌게 구성해 행복한 결혼생활의 밑거름이 되도록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 대표는 “사실 스몰웨딩이 언론에도 많이 보도돼 말들은 많이 하는데, 막상 하려고 하면 사례가 많지 않아 참 어렵게 느껴진다”며 “저희는 직접 상담하고 준비를 도와드린 스몰웨딩 사례를 소개해드리며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웨딧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신랑, 신부가 손수 준비해 만드는 DIY(Do It Yourself) 웨딩이다. 웨딧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견적과 비용을 확인한 후 디렉터 없이 자신들의 힘으로 스몰웨딩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한 대표는 “저희가 올려놓는 콘텐츠에도 스스로 스몰웨딩을 준비하는 방법이 많이 담겨 있다”며 “상담을 하면서 오프라인 서비스를 소개해드리긴 하지만 직접 하실 수 있는 게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한 대표는 “우리나라 결혼식이 대부분 부모님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정작 결혼 당사자인 본인들은 서로가 뭘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결혼식을 하고 싶은 지, 그 답을 찾기 위해 서로가 대화를 많이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3년 차를 맞은 웨딧. 한 대표의 목표는 무엇일까. 국내 웨딩업계 장악, 회사 규모 키우기? 한 대표는 결혼 시장의 틀을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사실 많은 이들이 예전부터 자기만의 의미 있는 결혼식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방법이나 대안을 찾지 못했던 거죠. 올해 많은 신랑, 신부들에게 스몰웨딩을 알리고 저희 서비스를 통해 행복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궁극적으론 저희의 등장으로 결혼 시장이 변화됐으면 좋겠고요. 기존 결혼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것, 그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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