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Money(돈) > 재무설계

맞벌이 교사 부부 퇴직 후 적자 가계부… 구조조정 어떻게?

입력 2015-05-12 09: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몇 개월 전 30여년 넘게 정든 교정을 떠나신 이모(59) 선생님은 퇴직 후 다른 은퇴자보다 연금소득이 적은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재직시 소득과 100만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매달 가계상황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입이 줄어든 만큼 지출도 당연히 줄여야 하는 게 옳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오히려 대학생인 아들은 용돈을 더 올려달라고 계속 요구하는 상황이다.

 

상담을 신청한 선생님의 남편도 아직까지 교직에 몸담고 있는 선생님이다. 두 사람 다 맞벌이 교사로 수입이 넉넉했기 때문에 그동안 생활에 불편함이 없었다. 그러한 흔적들이 과도한 금융상품과 각종 모임에 들어가는 고정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적자에 머물고 싶지 않다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이제 어디서부터 조정을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시간이다.

 

 

7

 

 

◇ 여기저기 가입한 금융상품부터 점검

맞벌이 직장인들은 현금흐름이 원활하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다. 그래서 지인이나 친척 중에 금융업에 종사한다면 빈번한 금융상품의 권유로 하나둘 씩 가입한 보험이 부담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이 선생님도 예외가 아니듯이 보험료가 지나칠 정도였다. 이미 납입이 완료된 보험이 몇 개 있는데도 50만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추가로 2개의 보험을 더 가입하려던 참이었다. 이미 적절한 보장의 수준은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작년에 갑상선 암수술로 보험에 대한 혜택을 충분히 받아서 그 필요성은 절감하기 때문에 약간의 조정만 하기로 했다.

가계지출이 마이너스가 되는 가장 큰 요인은 두 달 전 아들 결혼자금으로 가입한 저축보험이다. 지금은 거의 없는 확정금리상품이라 매력은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자다. 금리가 연 3.5%인데 10년 후 환급금의 수익률은 9% 정도다. 연 수익률도 보면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복리는 시간의 마술이긴 하지만 무작정 기다린다고 목돈이 되지는 않는다. 기다리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다. 연 6%를 넘지 않는 수익률이라면 복리라고 해도 기대할게 못 된다. 적금보다 좀 더 이자를 기대하면서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혼합형이 적합하다. 채권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잘만 고르면 웬만한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률이 월등히 높다.

저축성 보험을 가입할 때는 상담자가 얘기하는 금리보다는 해약환급금 표를 먼저 봐야 한다.


◇ 부동산 정리는 어떻게

은퇴 후 수입을 좀 더 늘리기 위해 광명 이케아 근처에 위치한 오피스텔에 투자했다. 그리고 화곡동 30평대 아파트도 지금은 전세지만 보증금을 낮춰 월세로 전환할 계획이다.

부동산은 입지와 수요가 중요하다. 오피스텔의 경우는 공급이 과열된 양상이 있어 기대 수익률이 많이 낮아진 상태다.

이 선생님이 구입한 지역도 내년에 입주예정인 신축 오피스텔이지만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에는 의문이 든다. 주변의 수요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오피스텔이 더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피스텔은 매매차익을 남기기도 어렵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행이 계약금만 납입한 상황이므로 돌려받을 계약금은 아파트 중도금을 상환하도록 하자.

화곡동의 30평대 아파트를 월세로 전환하려면 부담해야 할 보증금도 만만치 않다. 현 자산현황에서 충분히 조달 가능하지만 노후자산이 묶이기 때문에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 소형 평수로 낮추게 되면 부담도 덜고 수요도 많기 때문에 고려해볼 만하다.


◇ 금융자산으로 은퇴를 잘 보내려면

퇴직금과 그동안 모은 목돈의 대부분이 ELS에 투자돼 있다. ELS는 중위험 중수익이 아닌 고위험 저수익 상품이 될 수도 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상환된 ELS 투자금 가운데 원금손실률은 41.4%나 된다. 그리고 ELS를 10번 투자해서 9번의 수익을 봤다고 하더라도 한 번 손실이 나면 그 손실 금액이 그동안의 수익보다 더 클 수가 있다.

다시 말하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그렇다고 원금 보장되는 ELS는 수익률이 낮고 만기에 원금만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ELS 설정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판매에 있다.

판매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ELS는 예금이나 다른 투자상품 보다 수수료에 대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기초자산의 상승률에 따라 수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편하다. 판매 후에는 이미 기준에 따라 수익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다른 투자 상품처럼 수익을 내기 위해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판매하기에는 쉽지만 만약 손실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쉽게 서명하는 분들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이미 투자하고 있는 ELS는 중도에 환매하면 손실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기상환이나 만기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후에는 투자를 통해 수익을 늘리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생활비에 더 보탠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잘못된 투자로 원금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고 장수시대에 수명이 길어진 만큼 아직 건강함에도 자산을 대부분 소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도 생활비에 보탬이 되지만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신탁과 ELS를 포함한 금융자산은 안정적인 노후생활비로 운영돼야 한다.

월급을 받듯이 매달 수입이 들어오게 하려면 연금 상품이 제일 적합하다. 매달 적립식 연금보다 목돈으로 연금을 가입하면 그 효과는 2배 이상 빠르다. 즉 해약했을 때 원금이 되는 기간이 적립식의 경우 투자 상품인 변액연금은 5~6년, 금리로 운영되는 공시이율 연금은 7~8년 정도다.

그러나 목돈으로 하면 변액연금은 2년, 공시이율 연금도 3년이면 해약해도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 연금을 받을 때는 20년, 30년 기간을 정하지 말고 종신형으로 선택하면 줄어드는 자산에 대해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보험 만기가 대부분 80세에 끝나므로 그 이후 의료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부는 연금개시시점을 80세로 당장 연금을 받는 것보다 목돈을 늘릴 수도 있다.

강성갑 희망재무설계 팀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