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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가 언제까지나 지켜줄께…" 금융상품에도 '내리 건너 사랑'

나 없을 때도… '손주 챙겨주는 상품' 인기

입력 2014-12-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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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부모님들은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살아 왔다. 내 삶을 포기한 채 열심히 돈 벌어 자식을 키우고, 자식이 떳떳하게 독립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했다. 자식이 출가한 뒤에도 부모의 지원은 끝나지 않았다. 가진 재산은 여전히 자식들을 위해 썼고, 노후에는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부모들도 자신의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고 있다. 취미나 문화활동 등을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하며, 자신의 노후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노후를 자식에게 기대는 이전 세대들과는 다르다. 때문에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줄 생각도 상대적으로 없다. 고령자들은 돈이 있어도 장수(長壽) 위험이나 연금 고갈 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들이 정말 끔찍히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손주들이다.

◇자식은 몰라도 손주는 애뜻…왜?


KB주니어스타통장 이벤트
KB국민은행 'KB주니어스타통장'

 


다 큰 자식은 이미 할 만큼 해줬으니 더 해주고 싶지 않지만, 손주들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이 때문에 손주들에게는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어하는 게 지금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마음이다.

특히 요즘에는 맞벌이 자녀 대신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경향이 더 심해졌다. 한 보험사에 따르면 상품개발 전 심층면접에서 50~70대 조부모 대다수는 ‘손주들이 날 오래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보험을 들고 싶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 육아가 늘면서 손주에 대한 애틋함도 커진 것이다.

때문에 은행·증권사 세무사들은 조부모가 부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손자·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세대 생략 증여’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세대 생략 증여는 일반 증여에 비해 30% 할증 세금이 붙지만, 조부모→부모, 부모→손자·손녀로 대물림 증여를 해서 이중(二重) 세금을 내는 것에 비해서는 40%가량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부합하기 위해 금융사들도 부모님의 이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자신이 불입한 재산을 손주에게도 지급하도록 한 상품은 보험권이 가장 많이 개발했다. 사후에도 용돈을 대신 보내주는 상품이나, 자신이 다 받지 못한 연금을 손주들이 계속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등장했다. 은행권에서는 손주 명의로 돈을 모아주는 어린이 전용 예·적금 상품도 인기다.

◇손주 생일 축하 대신 해주는 보험 인기


 

교보손주사랑보험1
교보생명 '교보손주사랑보험'

 


 

 

교보생명의 ‘교보손주사랑보험’은 조부모가 손자 손녀를 위해 가입하는 스토리텔링 보험상품이다. 이 상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더라도 손자 손녀에게 매년 생일 축하금을 전달해 조부모의 내리사랑을 기억하게 한다. 

 

매월 4만~5만원 안팎의 보험료(10년 납입기준)를 내면 조부모가 돌아가실 경우 손주가 매년 생일에 100만원의 축하금을 10년간 받거나 50만원씩 20년간 총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조부모를 대신해 조부모 자필이 담긴 사랑의 카드를 발송하는 ‘가족사랑메신저서비스’를 제공해 애틋한 사랑이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보험증권에 손주의 이름을 넣어 조부모의 정을 되새길 수 있다.

삼성생명은 세대연생 종신연금인 ‘삼성생명 내리사랑 연금보험’을 판매중이다. 종신연금형은 조부모가 연금을 받다가 사망하게 되면 손주에게 연금을 계속 지급한다. 

 

손주의 연금액은 조부모 연금액의 20%, 50%, 70%, 100% 중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세대 연생설계가 가능하다. 확정기간연금형과 상속연금형은 손주가 연금을 받게 될 때 바로 받거나, 나중에 받을 수 있는 ‘연금재설계 기능’이 추가됐다. 

 

연금개시 시점에 교육자금 등의 긴급자금이 필요한 경우 적립액의 50%까지 중도인출이 가능하며, 일시적으로 연금수령을 중지했다가 필요할 때 받을 수 있는 ‘연금수령 일시중지’도 가능하다.

 

삼성생명내리사랑연금보험
삼성생명 '내리사랑연금보험'

 


삼성생명 관계자는 “조부모와 부모세대, 그리고 자녀세대까지 삼대에 걸쳐서 안정적인 노후보장과 상속설계가 가능한 상품”이라며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설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이 판매하고 있는 ‘내리사랑NH종신보험’은 조부모 사망시 손주에게 내리사랑자금을 분할 지급한다. 매월 2만~3만원대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으며, 조부모 사망 후 최초 도래하는 지급일로부터 매년 100만원씩 10년 또는 50만원씩 20년 동안 손주에게 지급된다. 

 

손주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보험증권에 입력할 수 있고 추억이 담긴 기념일을 내리사랑자금 지급일로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조부모의 애틋한 마음을 오래도록 전달할 수 있다.

 

NH농협생명_내리사랑NH종신보험(무배당)
NH농협생명 '내리사랑NH종신보험'

 


◇은행, 증여신탁 및 어린이 전용 상품 인기

은행권에도 손자녀에게 내리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다. 물론 상속·증여와 관련해서는 PB(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통해 전문가들과 상담하면서 이뤄지지만 거액의 자산가가 아니라도 손주, 손녀에게 내리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금융상품들이 있다.

지난해 초 출시된 외환은행의 ‘KEB 안심증여신고 정기예금’은 차명예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증여신고 절차의 번거로움을 은행이 해결해주는 상품이다. 적용금리는 연 2.10%(12월 12일 기준)로 매 1년마다 시장금리를 반영한 실세금리가 연복리로 자동 변경돼 향후 금리인상시에도 적극 대처할 수 있다. 또 중도해지시 연단위 경과기간은 약정금리가 적용되고 미경과기간에 대해서만 중도해지금리가 적용돼 중도해지시의 이자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손주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향후 미래의 손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상품도 인기다. KB국민은행의 ‘KB 주니어Star 통장·적금’은 초회 10만원 이상, 2회차 이후 3만원 최대 500만원까지 자유롭게 저축할 수 있다. 자동재예치를 동의하는 경우 만 20세에 도달할 때까지 연단위로 재예치된다. 기본이율 연 2.5%이며 신규가입시에 가입고객을 포함해 가족 3인 이상이 국민은행에 가족고객으로 등록된 경우 0.2%포인트, ‘KB 주니어 Star통장’ 보유 고객이 가입하는 경우 연 0.1%포인트 등 최고 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최초 1년간 적용한다.

신한은행의 ‘신한키즈플러스 통장’은 스윙(자동전환)서비스로 일정금액 이상 또는 일정날짜의 잔액을 고객이 지정하는 적금으로 자동 스윙할 수 있으며 용돈 송금시 통장 메모 서비스를 통해 손주에게 하고 싶은 문장을 기록할 수 있다. ‘신한 키즈플러스 적금’은 ‘신한 키즈플러스+통장’보유시 0.2%포인트, 마이홈플랜 주택청약종합저축 보유시 0.2%포인트, 자동이체시 0.2%포인트, 재예치시 0.2%포인트의 금리혜택이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유후통장’은 요건 충족시 고금리와 수수료 면제혜택을 주는 입출식 상품이다. 지난달 ‘우리유후적금’으로 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로 입금된 실적이 있는 경우 및 아이사랑카드 결제계좌 유지 및 결제실적 있는 경우에는 1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1%, 100만원 초과금액에 대해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제공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시행된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금융실명제법에 의해 손주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그러나 미성년자 손주의 경우 10년 합산 금액이 2000만원까지는 차명계좌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손주를 위한 저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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