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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기업 ③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미증유 실험'…"글로벌로 진화"

입력 2017-01-03 16:10 | 신문게재 2017-01-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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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재계의 2016년은 그 어느 해보다 시련과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던 격동의 한 해였습니다. 우리 기업은 그동안 수많은 도전을 불굴의 투지로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명실상부한 오늘 날의 ‘대한민국호’를 이끄는데 선봉이 되어 왔습니다. 지금의 아픔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적자생존이라는 ‘정글의 법칙’만 통하는 글로벌시장은 우리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는 G2(미국과 중국)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전선이 정말 걱정됩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에 휘말려 주요 그룹들은 ‘정경유착’이라는 국민적 비난여론에 원치않은 ‘속앓이’를 해야 했습니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들이 아무리 무겁고 힘들더라도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그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본지는 2017년을 열면서 주요 그룹들이 안고 있는 과제를 점검해보고 올해 청사진을 조망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 회장이 올해 시무식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 공동체와 나누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회장이 최근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변화와 혁신으로 SK그룹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대규모 투자와 인적 쇄신, 조직문화 개편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제2 도약’이라는 미래청사진을 그리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 같은 모습은 선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이 IMF 외환위기가 오기 직전 “임금과 이자는 치솟고, 환율은 턱없이 낮아 경제가 위기를 맞을 것이다”고 예언했던 모습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최근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수장 및 구성원들을 1960년생 젊은 CEO(전문경영인)들로 물갈이하는 한편 경영진과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제고해 최적의 사업, 조직, 문화의 구체적인 변화와 실천계획을 마련했다. 이 같은 모습은 과거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 회장의 아버지인 고 최종현 회장에게 ‘10년을 소리 없이 준비하는 미래 설계자’라는 별명을 붙여준 일화를 연상케 하고 있을 정도다.

최 회장은 60년 재계 역사에 없었던 ‘초유의 실험’을 꺼내 들었다. 최 회장이 올해 시무식에서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 공동체와 나누겠다”고 밝힌 것. SK그룹 발전의 성과물이 투자, 고용 등의 형태로 나타나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 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이 변화와 혁신을 올해 경영화두로 내세운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기업’으로의 진화를 공식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재계 안팎의 해석이다. 이를 위해 그는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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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최 회장의 개혁작업은 그룹 내 세대교체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오너십 강화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올해 미래를 담보할 신산업 발굴을 위해 책임경영을 전제로 한 오너십을 꺼내 들었다. 이는 최 회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신사업 발굴 등을 강조해왔던 것과 무관치 않다. 젊은 CEO를 내세워 미국 금리인상 등 글로벌 경제의 파고가 높아진 상황에서 중국 등 해외 시장 개척 및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바이오·전장사업 등 신성장 동력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젊은 피’를 수혈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패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8월, 46조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8월부터 오는 2019년 6월까지 총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을 새로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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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 전경.

특히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8월 경영복귀 이후 공격적인 M&A (기업인수합병)을 통해 미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는 상태다. 이를 위해 그는 최근 전문경영인들에게 바이오, 에너지,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육성에 대한 아이디어 발굴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이 작업은 올해 최 회장의 진두지휘 속에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 같은 최 회장의 복안 속에는 현 위기 탈출에 대한 해법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의 재도약 의지도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SK그룹과 최 회장에게는 올해가 ‘글로벌 기업’의 초석을 다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앞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숙제가 놓여 있는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이 최근 선제적 대응을 통해 돌파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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