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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건강한 잠’에 관한 잘못된 상식 혹은 오해들

입력 2024-09-0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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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잠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잠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넘쳐나기 일쑤다. 전문가 혹은 유경험자들이 내놓는 속설들도 더해져 어떤 것이 좋은 잠에 좋은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전문의 겸 성균관대 의대 신경과 교수가 쓴 <매일숙면>과 국내 1호 수면심리학자인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의 <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에서 예시된 ‘잠에 관한 오해와 진실’들을 살펴 보자.



◇ 잠이 안 올 때는 약보다 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알코올은 진정제라 수면 상태에 들어갈 때는 뇌를 취하게 해 잠을 잘 들게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코올이 대사되고 몸에서 빠져나가면서 오히려 수면을 점점 방해하며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이를 ‘리바운드 효과’라고 부른다. 취침 후 3~4시간 후 발행하는 새로운 잠이 렘 수면을 반동적으로 강화시켜 호흡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결국 잠을 깨우는 결과까지 만든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처럼 자다가 코를 골며 무호흡증이 생기는 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 더 심해지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 잠을 못자면 중풍이 걸리기 쉽다?


역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만성적으로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중품(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잠을 못자게 만드는 원인들이 뇌졸중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이해하면 좋다. 수면무호흡 같은 불면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체내 산소포화도를 떨어트려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이 생길 수 있다.

◇ 잠이 부족하면 치매가 온다?


정상적인 수면 시간인 8시간 안팎에 크게 모자란 6시간 미만으로 자는 사람들은 치매에 걸리기 쉽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그럴 ‘위험도’가 높아진다. 7959명 유럽인의 건강 지표를 25년간 추적관찰한 연구에서 50대와 60대 가운데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사람은 7시간을 자는 사람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도가 1.22~1.3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70대에 지속적으로 잠을 적게 잔 사람은 7시간을 잔 사람들보다 치매 위험성이 30%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 짧은 낮잠은 저녁 잠을 방해한다?

사람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다. 점심 식곤증이 심한 사람들은 20~30분의 짧은 낮잠이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낮잠의 역기능도 당연히 존재한다. 자고 나서 오히려 더 피곤해 하는 체질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낮잠을 자되 30분 이상 자는 경우는 그날 밤에 잠을 이루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고 말한다.

◇ 야행성 습관은 고칠 수 없다?


젊은이들은 대체로 저녁부터 새벽까지 많은 시간을 보낸다. 분명한 것은 저녁형이 아무래도 수면의 질이나 수면 시간이 정상적인 생활 패턴보다 열악해 진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더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하고, 오후 늦은 시간의 카페인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가능한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 수면제를 먹으면 치매에 걸린다?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오히려 수면 약을 ‘만성적으로 복용할 경우’ 뇌가 치매에 취약해 질 수 있다는 표현이 더 맞다. 수면제를 먹기 보다는 수면제를 먹어야 하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가능하면 약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건강과 수면에 좋다.

◇ 수면제 대신 건강보조제 멜라토닌?


멜라토닌을 건강보조제로 먹으면 안전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외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의사 처방이 있어야 가능하다. 멜라토닌 호르몬이 뇌에서 분비되면 졸리게 된다. 하지만 잠을 못자는 사람이 더 오래, 더 깊게 자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지 연구는 아직 충분치 않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기는 하지만 불과 5.5분 밖에 줄지 않았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수면의 양이나 질을 향상시켜 주기 보다는, 수면의 타이밍을 조정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평이 많다.

◇ 잠꼬대를 하면 파킨슨병에 걸린다?


단순한 잠꼬대와 렘수면 행동 장애라는 수면 질환은 성격이 다르다. 후자의 경우 발생 5년 후 33.5%, 10.5년 후 82.4%, 14년 후 96.6% 정도가 파킨슨 혹은 파킨슨 증후군으로 발전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잠꼬대가 렘수면 행동장애는 아니므로, 이것이 파킨슨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 가위 눌려 귀신 보는 것도 수면 문제?


가위는 보통 잠에 들 때와 깰 때 많이 눌린다. 의식은 있지만 몸과 말하기가 자유롭지 않은 이런 현상을 ‘수면마비’라고 부른다. 수면 부족이나 불규칙적인 수면 패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 기면증과 같은 수면장애가 있어도 가위에 자주 눌린다고 한다. 잠드는 것을 무서워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대체로 이런 경험을 자주 한다고 한다.

◇ 일어났을 때 개운해야 잘 잔 것일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완전히 깰 때까지 30분 정도 피곤하고 멍한 상태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상태를 수면 관성, 혹은 수면 숙취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개운하지 않다고 해서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특히 저녁형 성향이 강할수록 수면 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하니 개인적 차이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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