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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DMZ OPEN 전시: 통로’…닫힌 줄 알았지만 이어진, 미래를 위한!

입력 2024-08-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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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오픈 전시 통로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오픈 페스티벌은 ‘오픈’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DMZ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닫힌 공간이라는 우리의 인식을 열어보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진지하고 유쾌하고 다양한’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DMZ’가 가진 모든 것을 전시 뿐 아니라 아카데미 포럼, 마라톤, 스포츠, 음악회 등 다양한 각도에서 ‘오픈’하는 다양하고 진지하고 유쾌한 행사거든요.”

피아니스트이자 ‘DMZ 오픈 페스티벌’(DMZ Open Festival 8월 30~11월 16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일대)의 임미정 총감독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과거의 역사를 뒤로하고 미래를 위한 생태와 평화의 장소로 거듭나게 하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문선아(왼쪽)·김선정 공동 큐레이터(사진=허미선 기자)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축제 중 전시의 주제는 ‘통로’(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갤러리 그리브스), 소주제는 ‘경계’ ‘통로’ ‘공간’이다. 세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전시는 DMZ를 닫힌 경계이자 이어지는 통로, 살아가는 열린 장소로 새롭게 해석하는 작품들로 꾸린다.

분단 상황과 경계지역의 긴장감, 정서를 다루는 ‘경계’에서는 박론디, 박기진, 신미정, 노순택이 분단의 상징이 된 DMZ를 다룬다. 정연두, 제인 진 카이젠, 지비리, 윤진미는 ‘통로’를 주제로 경계가 흐트러지고 연결되는 이야기를 선보인다. ‘공간’에서는 현재 삶의 다양한 모습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최찬숙, 노원희, 나오미, 한나리사 쿠닉 등이 표현한다.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중 ‘파주 측정하기’의 작가 한나리사 쿠닉(사진=허미선 기자)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는 극장에 걸린 대형 회화 설치작인 나오미의 ‘우리는 이 세상 밖으로 떨어질 수 없다’, 노순택이 중국-북한 국경지대를 지나며 사진으로 담은 북한의 모습 ‘분단인 멀미’, 헤어진 가족을 둔 조류학자 이야기 ‘꿈꾸는 새들은 경계를 모른다’(Dreaming Birds Know No Borders’, 전시 공간 곳곳을 재는 한나리사 쿠닉의 퍼포먼스 ‘파주 측정하기’(Measuring Paju)를 만날 수 있다.

 

한나리사 쿠닉은 ‘파주 측정하기’에 대해 “장소성과 몸과 퍼포먼스를 연결하는 작업”이라며 “장소를 디지털 매체를 통해 쉽게 소비하는 경향 속에서 그 장소를 몸을 이용해 측정함으로서 기억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주관적 행위”라고 설명했다.

“제스처가 중요한 작업이었어요. 제스처는 수행적인 행위를 의미하죠. 장소 특정적으로 그 장소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작업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설치 방식에서도 또 다시 그 장소의 특성을 반영했죠. 이미 존재하는 벽에 작품을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했고 다양한 사진 중 평화로운 이미지를 포착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중 지비리 작가의 ‘균열-회색지대’(사진=허미선 기자)

 

갤러리그리브스로 가는 곤돌라 승강장 인근에서는 흑백 자갈로 분단된 남과 북을 나타냈지만 관람객들의 발길로 경계가 흐려지는 지비리의 ‘균열-회색지대’(FRAKTUR-Grey Zone) 그리고 황석영의 ‘바리데기’ 삽화에 담은 바리공주 설화, 아시아 신화, 이주여성노동자, 동물 등을 교차시키며 북한여성-탈북민-세계시민으로서의 바리를 현대로 소환하는 노원희의 연작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그리브스로 향하는, 평화누리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지나는 길목에 자리잡은 노원희의 연작은 ‘바리데기’ 일화를 탈북소녀 이야기로 변주한 작품이다. 탈북소녀가 세계로 나아가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중 노원희 작가의 ‘바리데기’ 연작(사진=허미선 기자)

 

과거 미군의 볼링장에 자리 잡은 갤러리그리브스 입구에서는 북한 애니메이션 ‘령리한 너구리’를 재해석한 박론디 회화 및 카페트 작업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그리브스에서 이미 진행 중인 미군 관련 상설전시품 사이사이 ‘DMZ OPEN 전시: 통로’ 참여 작가들의 작품들이 자리잡는다.

강화도에서 고성에 이르는 13개 DMZ전망대를 하나의 극장으로 상정해 계절별로 촬영한 정연두의 ‘DMZ 극장 시리즈’ 중 ‘도라극장’도 만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연두는 “서부전선에서 동부전선까지 총 13군데 전망대를 5년 동안 탐장하며 촬영했다”고 전했다.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중 ‘도라극장’을 선보이는 정연두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박기진은 한국전쟁 당시 대치했던 유엔군과 북한군의 전차 궤적이 남아 있는 DMZ 땅을 빗댄 ‘평원-땅’을 선보인다. 박기진은 “4년 동안 DMZ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경험했던 일에 대한 감정을 담았다”며 “처음 DMZ를 봤을 때는 어지럼증을 느꼈다. 마치 실연을 당하면서 동시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며 굉장히 묘했다”고 털어놓았다.

“네장씩 겹쳐진 두개의 덩어리와 사운드 작업입니다. 한쪽 덩어리엔 유엔군이 사용했던 전차의 바퀴자국이, 다른 쪽은 인민군이 사용했던 러시아 제 전차 자국이 있습니다. 그렇게 땅을 차지하기 위해 굉장히 투쟁적으로 오가며 주인이 네번 바뀐 DMZ를 표현했죠. 자국이 생기는 시간들이 진행됐지만 여전히 DMZ는 그 자리에 있다는 개념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중 ‘평원-땅’의 박기진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두개의 모듈은 진동하도록 돼 있고 한쪽 진동이 멈추면 반대쪽이 진동하는 형식”이라며 “헬리콥터와 포성, 전차 기동소리, 바람소리, 일상의 소리 등을 섞어 사운드를 구성했다”고 부연했다.

위안부 여성, 한국 내 미군 기지 주변의 성노동자, 한국전쟁 후 잦았던 국제 입양 여성 등을 다루는 제인 진 카이젠의 ‘여자, 고아, 호랑이’, 양지리 마을에 위치한 집 내외부를 1인칭 시점으로 촬영한 ‘리-부브 양지리’, 실향민 1세대 권문국 이야기를 다룬 신미정의 ‘자신의 경로’가 이어진다.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중 ‘자신의 경로’를 선보인 신미정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신미정은 “탈북 후 수복지구인 속초 아바이 마을에 거주하기 시작한 분의 이야기를 작품에 기록했다”며 “당시 그분이 남겨둔 일기장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상작업”이라고 전했다.

“2018년에 돌아가셨지만 제가 작품을 하던 2016년에는 내레이션까지 참여하셨습니다. 그 분이 쓰신 일기로 만든 다큐멘터리예요. 중간중간 노란색 자막의 몇몇 문장은 일기장의 내용을 발췌한 겁니다. 더불어 어르신과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스크립트를 썼고 다시 내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DMZ OPEN 전시: 통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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