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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불면증 이겨내고 잘 자는 법...건강 ‘숙면법’ 이렇게

입력 2024-09-02 07:00 | 신문게재 2024-09-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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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2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불면증은 ‘노년의 불치병’이라 불린다. 본격적인 무더위로 밤 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가 무더위가 서서히 물러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만성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중장년과 노년층이 적지 않다. 문제는 불면증을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면 모두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 생각하니 불면증 예방이나 치료에 소홀하기 일쑤다. 가뜩이나 정신적, 신체적 건강 상태가 저하되는 시점에, 불면증에 따른 질 낮은 수면은 집중력 저하나 두통,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노후의 불치병 ‘불면증’

잠을 이룰 수 있는 모든 환경이 갖추어져 있는데도 2주 이상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의학적으로 불면증이라 판단한다. 잠을 청한 후 15~20분이 지나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이 든 후에도 자주 깨거나 새벽에 거의 규칙적으로 깨어나 다시 잠들기 힘들어 하는 경우다.

불면증은 크게 일시적 불면증, 단기상 불면증, 그리고 만성 불면증으로 나뉜다.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일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일시적 불면증(Transient insomnia)이라고 한다. 단기성 불면증(Short-term insomnia)은 같은 이유로 2-3주 동안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상태가 몇 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Chronic insomnia)이 된다.

만성 불면증 환자는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15-20%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전문가들은 만성 불면증의 가장 큰 이유로 ‘잠이 안 올까 하는 걱정’을 든다. 크고 작은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심리적으로 잠을 잘 못 들게 한다. 중년이 넘어가면 ‘야간 각성 증상’이 종종 나타나 자주 깬다. 수면 중 각성하게 만드는 코르티솔 분비는 늘어나는 반면에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드는 결과다.

의학적으로는 과 체중에 따른 수면중 호흡장애나 근육운동 장애 등의 신체적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무릎과 발목 사이에 통증이 느껴지는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역류성 식도염 같은 질환도 불면증을 유발한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이나 흥분성 음료나 약, 술, 불규칙한 수면 시간, 신체활동 부족, 수면제 남용 등도 원인일 수 있다. 잠을 방해하는 늦은 밤의 소음이나 빛 같은 침실 환경도 주요한 원인의 하나다.
 

불면증 3

 


◇ 잠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생기나

한국인의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42분이라고 한다. 권장 수면 시간인 8시간에 턱 없이 못 미친다. 우리 국민의 40% 정도만 현재 수면에 만족하고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잠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부분 15분 이상이며, 30분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60대와 70대 불면증 환자가 각각 14만 명, 12만 명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질 나쁜 수면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잠을 억지로 줄이려다 치매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6시간을 자는 사람이 7시간을 자는 사람에 비해 장기적으로 치매진단을 받을 확률이 30% 가량 높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많은 다른 연구에서도, 수면 부족이 결국 주의력과 집중력을 떨이트리고 기억력 등 인지능력을 현저히 낮추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장년 이후 수면 부족은 불안감과 우울증을 동반하기 일쑤이며, 그렇게 불면의 밤이 반복된다.

노후 전문가인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대체로 6시간에서 8.5시간의 범위 안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알람 없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커피 같은 각성제 없이도 활력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자는 것이 이론적으로 ‘충분한 수면’”이라고 전했다. 

 


◇ 불면증 치료는 잠자리 환경 개선부터

불면증을 유발하는 환경적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심리적인 안정을 주기 위해서다. ‘잠이 잘 오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대한 침실을 조용하게 만들어 잠을 잘 청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침실에서는 잠 자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잠자리에선 특히 ‘불빛’을 최대한 없애는 것이 좋다. 달 빛은 물론 TV나 스마트 폰에서 나오는 작은 불빛도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들이다. 자기 전에 침대에서 책을 보면 잠이 잘 온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역시 숙면을 위해선 접어야 할 습관이다. 조용하고 어두운 상태를 최소한 수면 1시간 전부터 만드는 것이 숙면에 이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열대야 탓에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자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절대 금물이다. 자다가 추워서 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 가운데 1위가 ‘온도’라는 연구 보고가 있다. 최적의 온도가 필수라는 얘기다. 타이머 기능을 활용해 일정 시간만 작동케 하고, 평소 수면 온도보다 2~3도 가량 높게 설정해 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수면 시간의 절반 정도만 에어컨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통풍이 잘되는 얇은 소재의 잠옷도 필수다.

잠 자는 자세도 중요하다. 노년에 잦은 허리 통증 때문에 똑바로 누워 잠을 못자는 사람들이 많다. 허리디스크인 경우 무릎 아래에 베개를 대고, 척추관협착증이라면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좋다고 한다. 척추전방전위증 환자나 위식도 역류질환 또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도 옆으로 누워 자는 게 좋다고 한다. 반면에 엎드려 자는 자세는 근육통을 유발해 절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불면증

 


◇ 자기 전 ‘자기 만의 루틴’ 만들기

잠을 청하는 자기 만의 루틴을 만들어 실생활에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은 숙면을 위한 첫 단계로, 언제 잠을 자든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습관을 들일 것을 강조했다. 평소 낮잠과 주말 늦잠도 자칫 그런 수면 리듬을 깨뜨릴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하라고 권고한다.

저녁 운동이 숙면에 큰 도움을 줄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좋은 수면’을 위해선 과도한 저녁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들이 많다. 오히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보거나 명상을 즐기고, 간단한 족욕이나 반신욕 등으로 정신적, 신체적 피로감을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기 보다는 명상을 하듯이 평온한 마음가짐을 갖는데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저녁 식단 조절도 중요하다. 과식 금지는 기본이다. 짠 음식도 피해야 한다. 코골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고, 자다가 소변을 자주 보게 만들어 숙면을 해치기 때문이다. 체온을 높이고 이뇨 작용을 유발해 숙면을 방해하는 술이나 카페인 음료, 그리고 담배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 카페인 음료 대신 대추차 같은 수면유도 음식료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저녁 식사 때는 세로토닌이 많이 함유된 우유, 멜라토닌 분비에 도움 되는 달걀, 칼슘이 많은 멸치를 섭취하는 것이 숙면에 좋다고 한다.

그 밖에 의학적인 요인들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순리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 같은 각종 신체적 불면증 유발 요인들은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수면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습관은 바람직하지 않다. 3주 이상 장기 복용 시 내성이 생겨 나중에는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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