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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오페라 ‘오텔로’ 지휘자 카를로 리치 “핵심은 베르디”, 테너 이용훈 “어쩌면 나를 닮은!”

입력 2024-08-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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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텔로
오페라 오텔로 출연진. 왼쪽부터 데스데모나 역의 흐라추이 바센츠, 오셀로 이용훈, 카를로 리치 지휘자, 오셀로 테오도르 일린카이, 이아고 니콜로즈 라그빌라바, 데스데모나 홍주영(사진제공=예술의전당)

 

“사실 ‘오텔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페세 베르디(Giuseppe Verdi)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극장의 남자’(Man of Theatre)죠. 굉장히 특별한 접근 방식이 있어요. 베르디 음악은 음 하나 하나가 그냥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드라마에 딱 맞아서 선택한 것들이죠. 그만큼 오케스트라에게도 드라마가 중요합니다.”

카를로 리치(Carlo Rizzi) 지휘자는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Royal Opera House) 프로덕션 오페라 ‘오텔로’(Othello, 8월 18~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음악 특징을 “드라마”라고 짚었다.
 

오페라 오텔로
2017년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가 30년만에 자체제작해 키스 워너 연출로 2017년 코벤트가든에서 초연한 오페라 ‘오텔로’(사진제공=예술의전당)

 

“특히 ‘오텔로’는 시작부터 100마일로 굉장히 빠르게 달리는 페라리에 올라탄 느낌이죠. 그 첫 20분은 어떤 오페라에서도 듣도보도 못한 전개입니다. 베르디의 이 오페라가 갖고 있는 드라마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제가 해야할 역할이죠.”

 

페라 ‘오텔로’는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가 30년만에 자체제작해 키스 워너(Keith Warner) 연출로 2017년 코벤트가든(Covent Garden)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카를로 리치 지휘자의 표현처럼 ‘극장의 남자’인 베르디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4대 비극 중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오페아 오텔로
오페라 ‘오텔로’ 포스터(사진제공=예술의전당)

베네치아의 무어인 용병 출신 장군 오셀로가 이아고의 부추김에 아내 데스데모나와 충직한 부하 캐시오를 의심하며 비극으로 치닫는 이야기다.

 

무어인이자 노예 출신이라는 오셀로의 자격지심을 통해 질투와 배신, 사랑과 증오, 열등감 등 인간 본연의 심리와 더불어 인종차별, 의처증, 콤플렉스, 열등감 등 현대까지도 이어지는 사회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오셀로는 테너 이용훈과 테오도르 일린카이(Tedodor Ilincai), 이아고는 바리톤 니콜로즈 라그빌라바(Nikoloz Lagvilava)와 마르코 브라토냐(Marco Vratogna), 데스데모나는 소프라노 흐라추이 바센츠(Hrachugi Bassenz)와 홍주영이 연기한다. 

 

“한국에서의 데뷔는 ‘오텔로’로 하고 싶었다”는 이용훈은 “테너다 보니 마리오 델모나코Mario del Monaco) 등 오델로를 대표하는 가수들을 동경하며 꿈을 키워왔다. 어느 오페라나 마찬가지지만 ‘오텔로’는 엄청나게 많은 보이스 컬러를 체인지해야만 작품의 맛을 살 수 있어서 빠져들었고 큰 도전이기도 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무조건 소리를 크게 낸다기 보다 오셀로가 가지고 있는 아픔과 갈등, 질투와 사랑 등을 텍스트 뿐 아니라 소리의 컬러, 감정 등을 버무려 표현해야하거든요. 델모나코는 하룻밤에 3개의 오페라를 부르는 것 같다 어려움을 얘기했고 ‘챌린지’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죠.”

테오도르 일린카이는 “오셀로는 현실적인 캐릭터”라며 “우리는 매일, 지금도 현실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질투하고 배신한다. 비현실적인 일이 아니라 복잡한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실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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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오텔로'에서 오셀로로 무대에 오를 테너 이용훈(왼쪽부터)과 카를로 리치 지휘자, 오셀로 테오도르 일린카이(사진제공=예술의전당)

“우리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성악가로서 그런 역할을 주세페 베르디의 완벽한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셀로 뿐 아니라 이아고, 데스데모나 등 각 역할들의 성악가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용훈은 “백인들, 특히 유러피안들이 주류를 이루는 오페라 무대에서 동양인으로서 데뷔했을 때 오셀로와 같은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며 “2007년 라스칼라 데뷔 때는 초청으로, 커버가 아닌 퍼스트 캐스트로 무대에 서면서도 2주 동안 리허설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이유를 물었을 때 ‘넌 이탈리안이 아니잖아’라는 대답이 전부였죠. (백인 장군들 중 사이에서 유일한 무어인이었던 오셀로처럼) 저 혼자 이탈리안이 아니었거든요. 해외 무대 입문 과정에서 ‘오셀로’를 공부하면서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불어 오셀로는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테너를 위해 쓰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소심하면서도 강한, 연약함과 열등감, 데스데미나에 대한 사랑 등이 담겼어요. 그걸 제 목소리와 데뷔 초기 경험을 살려 표현하고자 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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