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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소프라노 박혜상 “글로벌 무대의 원 오브 뎀, 그저 노력할 뿐!”

입력 2024-08-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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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상
소프라노 박혜상(사진=허미선 기자)

 

“글로벌 무대에서 저는 원 오브 뎀(One of Them)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에서는 소수다 보니 많은 분들이 마치 제가 뭐라도 된 것처럼 얘기해주시지만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성악가 중 한명일 뿐이죠.”

글로벌 성악가로 빠르게 성장 중인 박혜상은 스스로를 “원 오브 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글로벌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무대에서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추는 프리마돈나이자 플라시도 도밍고 오페랄리아 국제콩쿠르 여자부문 2위(2015),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 2위·관객상(2015),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콩쿠르 성악부문 5위(2014) 등 수상경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대한민국 대표 성악가’다.

“인터내셔널한 커리어를 갖는다는 건 진짜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요.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저 스스로에게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가 자꾸 의심하게도 되죠. 그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겸손하게, 더 많이 노력해야하는 것 같아요.” 

 

소프라노 박혜상
소프라노 박혜상(사진=허미선 기자)
아시아 소프라노로는 최초로 클래식 명가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계약을 맺었고 2023년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라틴아메리카 리사이틀 투어까지 마쳤다.

올해만도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극장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마술피리’ 파미나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자로도 낙점됐다.

“경쟁은 치열하죠. 하지만 경쟁으로 느껴지지가 않아요. 많은 동료들과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는 게 너무 편하고 즐겁거든요. 물론 그런 시간들이 조금은 고단하고 외롭다고 느껴질 때도 있죠. 하지만 (한국 대표 성악가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가) 그런 부담감이나 의심, (치열한 경쟁, 그를 위한 부단한 노력 등) 고단함이나 외로움 등은 결국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원했던 것이고 제가 사랑하는 것을 위한 거니까요.”

바쁜 일정들 속에서도 후배 성악가들을 위해 그 역시 공부했던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Georg Solti Accademia, 이하 솔티 아카데미)와 예술의전당이 공동주최하는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벨칸토 코스’(The Bel Canto Course for Singers in Seoul, 8월 3일까지) 교수진으로 나섰다.

“솔티 아카데미를 한국에 데리고 온 것도 저한테는 되게 큰 의미이고 감사한 일이에요. 아주 작은, 디테일한 교육들이 많은 영 아티스트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글로벌 무대에서 겪었던 것들을 후배들이 굳이 똑같이 겪지 않기를 바라요. 좋은 점은 극대화하고 좋지 않았던 부분들은 함께 얘기해 개선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더불어 그들이 가진 고민이나 걱정 등에도 귀 기울여 도움을 주고 싶어요.”

창립자이자 왕립음악원 수석 코치 조나단 팝(Jonathan Papp) 예술감독의 전언처럼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젊은 성악가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박혜상에 따르면 한국 성악가들은 대체적으로 좋은 테크닉들을 가지고 있다.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벨칸토 코스
지난달 30일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와 예술의전당이 공동주최하는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벨칸토 코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의 공동 창립자이자 왕립음악원 수석 코치 조나단 팝 예술감독(왼쪽부터)과 캔디스 우드 대표이사, 소프라노 박혜상(사진=허미선 기자)

 

이에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디 벨칸토 코스’에서는 감정을 싣거나 뉘앙스를 살리는, 더불어 중요한 단어들이나 액센트의 강약조절 등으로 음악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하나의 음으로도 다양한 감정과 드라마를 표현하는 성악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한다. 그의 표현처럼 “벨칸토는 가장 건강하고 기본적인 테크닉의 정석”이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유연함과 자유로움 등 기본기를 잡는 데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제 후배들이 저 보다 더 멀리, 오래 가기를 바라요. 그렇게 후배들을 끌어주고 싶어서 고민 중이죠. 좋은 성악가란 자기 목소리로 얘기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 같아요. 무작정 강하게, 거침없이가 아니라 자신의 연약함마저도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있는 사람이요. 어떤 캐릭터를 만났을 때 그가 내 몸을 빌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겸손한 마음으로 듣고 밸런스를 잘 맞춰 ‘슈퍼파워’를 발휘해 이루는 게 좋은 성악가가 아닌가 생각해요. 그것들을 목소리로 표현하면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위안을 주는 그런 성악가가 되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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