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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조나단 팝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예술감독 “성악가의 핵심은 감동 선사, 심장이 멈출 것같은!”

입력 2024-07-3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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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조나단 팝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의 공동 창립자이자 왕립음악원 수석 코치 조나단 팝 예술감독(사진=허미선 기자)

 

“최근 오페라의 트렌드는 아주 놀랍습니다.(Golly) 노래나 연기 뿐 아니라 정말 다재다능하고 모든 걸 잘해야 하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트렌드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오페라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감동을 주는, 가슴을 울리는 일이죠.(It‘s the same as ever to touch.)”

벨칸토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 설립된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Georg Solti Accademia, 이하 솔티 아카데미)의 창립자이자 왕립음악원 수석 코치 조나단 팝(Jonathan Papp) 예술감독은 오페라 가수가 갖춰야할 최고의 미덕을 “음악으로 가슴을 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요즘의 성악가들은 모든 걸 잘 해요. 몸매도 가꾸고 운동도 해야 하고…가장 안타까운 건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팔로워 수를 의식해 이상한 사진을 업로드하곤 하죠. 그 시간에 좀 더 연습을 하고 예술에 더 신경써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의 공동 창립자이자 왕립음악원 수석 코치 조나단 팝 예술감독(사진=허미선 기자)
그는 예술의전당과 공동주최하는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벨칸토 코스’(The Bel Canto Course for Singers in Seoul, 7월 30~8월 3일) 첫날인 30일 오전 만난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에 대해 “정말 멋졌다(It was lovely)”고 말문을 열었다.

“함께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 새로운 사람을 만나 어색하고 서먹한 분위기를 깨는 행위)하는 데 1명당 20분씩밖에 주어지지 않았어요. 그들이 노래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죠. 다들 음을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필사적이었어요. 하지만 오페라 가수에게 중요한 건 정확한 음이 아니라 감정 표현이에요. 그걸 깨보려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솔티 아카데미는 1997년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의 정신을 이어받은 교육기관으로 그의 아내 발레리 솔티(Valerie Solti), 예술감독인 조나단 팝, 현재 대표인 캔디스 우드(Candice Wood)가 2004년 공동 설립했다.

젊은 오페라 가수들을 위한 여름성악학교를 운영하는 꿈을 꿨던 게오르그 솔티의 뜻을 이어받은 솔티 아카데미는 커리어를 이제 막 시작한 차세대 성악가와 연주자, 지휘자, 레퍼토리를 발굴해 실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하는 ‘벨칸토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소프라노로는 최초로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계약한 한국의 소프라노 박혜상도 참여했던 솔티 아카데미의 벨칸토 코스는 매해 경력 초기 단계의 젊은 오페라 성악가 12명을 선발해 그들의 목소리와 음악성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는 3주짜리 교육 프로그램이다.

예술의전당과 솔티 아카데미가 공동주최하는 4일짜리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벨칸토 코스’는 솔티 아카데미에서 운영 중인 ‘벨칸토 코스’의 맛보기인 동시에 “두 과정에서 다른 건 충분하지 않은 시간과 하나의 레퍼토리를 공연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뿐”인 축소판이기도 하다.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3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의 공동 창립자이자 왕립음악원 수석 코치 조나단 팝 예술감독(왼쪽부터)과 캔디스 우드 대표이사, 소프라노 박혜상(사진=허미선 기자)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음악적 해석과 연주능력 향상, 오페라 무대에 대한 폭넓은 시야, 해외 무대 활동 경험 전수 등과 더불어 이번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 벨칸토 코스’의 특징은 이탈리아 발음과 표현방법 교육이다.

 

이는 “노래를 잘하고 보이스가 좋은 것만큼 중요한 정확한 모음·자음 발음과 강약 조절, 내용 및 감정 전달을 위한 수업”으로 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섬세한 뉘앙스 표현을 통해 감정이나 상황을 보다 극적으로 전달하고 음악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훈련이다.

조나단 팝 감독은 “문화적 차이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곤 한다. 아시아 성악가들은 국내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거나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 하더라도 감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걸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걸 솔티 아카데미 벨칸토 코스에서 집중적으로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런던에서 일했던 한국의 한 성악가는 3주 동안 저희 벨칸토 코스가 끝날 무렵 해방감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깨닫고는 흥분하기도 했죠.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 성악가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사실입니다. 감정 표출을 억제하는 성향을 개선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의 표현처럼 ‘심장이 멈추는 것 같은’, 그런 감정과 뉘앙스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면 훌륭한 성악가들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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