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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 “이제 스물, 디지털 아트의 고유명사를 꿈꿔요!”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 Culture-scape]

입력 2024-07-19 18:00 | 신문게재 2024-07-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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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이제 성인이 됐네요. 스무살이 될 때까지 좀 힘들게 자라서 감개무량한 것 같아요.”

이성호 대표이사의 표현처럼 ‘성인’이 된 디스트릭트(d’stirct)코리아의 20주년은 “감개무량”할만 하다. 2004년 웹에이전시로 시작해 디지털 아트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수많은 부침과 성장통을 겪었다.

“가장 어려웠던 시점 중 하나는 창업주이자 대표 슈퍼 디자이너였던 최은석 대표의 부재였어요. 유서 한장 없었어요. 정말 많이 흔들렸고 외부에는 디스트릭트는 끝났다는 인식이 팽배했죠. 2016년 제가 대표이사가 될 때까지도 재정적으로 어려웠어요. 부채가 자산보다 더 많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중국 프로젝트의 적극 수주로 위기를 벗어나고자 했죠.”

2012년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던 중 디스트릭트의 기둥이었던 최은석 창업주를 하늘로 떠나보냈고 2018년 중국과 100억원대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지만 미수금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걱정해야할 때도 있었다. 이 대표가 꼽은 “가장 영광스럽고 뿌듯했던 순간”은 단연 ‘웨이브’(Wave)의 성공이다.


◇웹 에이전시부터 디지털 아트 대표 기업으로, 산업기능요원에서 대표이사로

디스트릭트_WAVE
기사회생의 발판이 된 디스트릭트의 ‘웨이브’(사진제공=디스트릭트코리아)

 

“기업 상대 서비스 뿐 아니라 B2C까지 확장하기 위한 2012년 라이브 파크, 2015년 플레이K팝이 연달아 실패한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됐어요. 정말 모든 압박을 다 받으면서 오기가 생겼죠.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희가 만든 결과물들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거든요.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2020년 ‘웨이브’를 제작했죠.”

대망(?)의 2020년 코엑스 거대 전광판에 걸린 ‘웨이브’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그야 말로 ‘기사회생’했다. 그렇게 ‘웨이브’로 업계 ‘생존의 아이콘’이 된 디스트릭트는 ‘웨일 넘버2’(Whale #2)과 ‘워터폴’(Waterfall-NYC)로 뉴욕 타임스퀘어에 입성했다.  

 

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이어 여수, 강릉, 제주, 부산 등 국내 뿐 아니라 홍콩, 중국 청두,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에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인 아르떼뮤지엄(ARTE MUSEUM)을 운영 중인 디지털 아트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성호 대표는 2007년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으로 발 들여 2016년 대표이사가 돼 지금에 이르기까지 17년 동안 디스트릭트와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전역을 앞두고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이 출시됐고 ‘미디어 파사드’라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가 트렌드가 됐어요. 컴퓨터 모니터 뿐 아니라 벽, 건물 등에 디지털 아트가 투사되기 시작했죠. 영화 ‘아바타’로 촉발된 홀로그램, 3D 입체영상 등 디스플레이가 다변화되던 시기였어요. 터치, 제스처의 양 등으로 디지털 정보를 입력하거나 사운드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도 됐죠.”

그렇게 경영학도로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회계법인 재직 중 산업기능요원으로 디스트릭트에 근무하던 그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표현하거나 정보를 입력하는 수단들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고 수요가 많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와 가능성”에 스스로의 미래를 맡겼다.

“저희가 십몇년을 고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너무 빨리 이 업에 뛰어 들어서예요. 시장을 열었달까요. 보통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망하기 일쑤예요. 그들의 시행착오를 조정해 이후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해 가곤 합니다. 그런 시류 속에서도 디스트릭트는 꾸준한 ‘버티기’로 퍼스트 무버이면서도 디지털 아트 신을 대표하는 사업자로 생존했죠.”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디테일과 디자이너 마인드

디스트릭트_Whale #2
디스트릭트의 ‘웨일 넘버2’(사진제공=디스트릭트코리아)

 

“더불어 당시 구성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들이 뭔가를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대한민국 1세대 대표 웹디자이너였던 두 창업주로부터 ‘유산’처럼 전해져 온 그 일하는 태도는 디스트릭트가 20년간 ‘존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죠.”

그의 표현처럼 “디스트릭트. ‘엄격한 디자인’(Design Strict)이라는 회사 이름 자체가 두 창업주가 만든, 브랜드를 관통하는 철학”이다.

“리더들이 그렇게 일하도록 창업부터 문화를 만들어 왔죠. 웹에이전시로 시작한 회사다 보니 픽셀을 다루면서 디테일에 집착하고 끝까지 놓치지 않았거든요. 고객사 오케이 보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 다듬고 또 다듬어 완성도를 올리는 게 중요한 태도요.”

웹에이전시로 시작했지만 기술 환경에 발맞춰 신속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계속 바꾸고 병특으로 들어왔던 사람이 대표이사가 되는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던 것이 그 일하는 태도다.  

 

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보통 그런 자잘한 데 신경 쓸 게 아니라 또 다른 일을 해야 경제적이고 생산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 역시 디자이너 출신이 아니지만 이 회사에서 그렇게 일을 해 왔어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에요. 그게 결국 비슷한 일을 하는 기업 혹은 조직과의 차별화를 만들어냈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게 회사를 운영해 오고 있고 그 정신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 있죠.”

이어 이 대표는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적응하는 데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 역시 디테일에 집착하게 된다”며 “그것이 20년 동안 비주얼 크리에이티브로서 기업 역량이나 평가 훼손 없이 버텨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시대와도 잘 맞는 정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젊은 친구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들이 디스트릭트가 보여준 성장과정에 공감된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버티기’ 혹은 ‘존버’라고 하죠. 하지만 그건 결과론적인 거예요. 존버하고 있지만 여전히 힘든 날들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생존’ ‘기사회생’의 아이콘, 노력하지 않으면 운조차 만날 기회가 없다

디스트릭트_Waterfall-NYC
뉴욕 타임스퀘어에 설치돼 주목받았던 디스트릭트의 ‘워터폴’(사진제공=디스트릭트코리아)

 

“우리 구성원들이 분명 좋은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회사를 잘못 운영해 고생할 뿐이었거든요. 그래서 버티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고 결국 왔죠.”

이를 이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디스트릭트 성공의 시발점이 된 ‘웨이브’는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던 데서 벗어나 고객을 직접 만나기 위한 마케팅의 첫 발이었다.  

 

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사실 허황된 꿈조차 꿀 수 없던 때였어요. 먹고 살기도 힘들어 먼 데를 바라볼 수 없는, 극도로 현실적이 될 수밖에 없는 16년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일하며 버티다 보니 기회라는 게 찾아왔어요. 결국 운이 좋아서 가능했던 일이지만 그 운은 버텨서 찾아왔죠. 운도 정말 중요하지만 그 운이 그냥 찾아오지는 않는 것 같아요. 노력하지 않으면 그 운조차 만날 기회가 없거든요.”

이전부터 B2C로의 전환을 꿈꾸며 수많은 시도를 했지만 연달아 실패를 거듭하면서 마케팅의 필요성을 깨닫고 코엑스 LED 전광판 운영사에 전체 운영시간 중 의무사항인 공익적 목적(2, 30%) 콘텐츠를 무료로 제작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2019년 넥센타이어에 의뢰받아 제작한 ‘물’ 소재의 디지털 영상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던 걸 떠올렸어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다 보니 (코엑스 LED 전광판 공익 시간대에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을 권고하는 콘텐츠가 전부였던 때죠. 사실 답답한 시민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선사했다는 건 사후의 스토리텔링이고 디스트릭트라는 회사를 알리고 싶었어요.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콘텐츠 제작비용과 LED 사용료를 맞바꾼 ‘웨이브’는 의외성에 반응하고 열광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건드리며 “기사회생이라는 영광의 순간”으로 돌아왔다.

“매체 주목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미디어 아트, 아나몰픽 일루전이라는 입체 영상 표현기법이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죠. 평면 스크린에 입체적 영상을 제작해 스트리밍하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를 만든, 제가 관에 들어갈 때까지 뿌듯할 순간이죠.”


◇‘영원한 자연’을 소재로 세계로! 세계로! 아르떼뮤지엄

디스트릭트_아르떼뮤지엄
디스트릭트 아르떼뮤지엄(사진제공=디스트릭트코리아)

 

“웨이브 뿐 아니라 아르떼뮤지엄의 시작도 운이 좋았어요. 그 장소에서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방문하고 좋아해주신 것도 그렇고. 임대차 계약을 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서 ‘진짜 망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여행이 활성화됐고 아르떼뮤지엄도 많이 찾아주셨죠.”

아르떼뮤지엄은 “자연을 소재로 미디어 아트로 공간을 재해석하고 디자인해 어렵지 않고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현재 8개(여수, 강릉, 제주, 부산, 홍콩, 청두, 라스베이거스, 두바이)를 운영 중이다. 그렇게 국내외로 사이트를 늘려간 아르떼뮤지엄은 국내에서만 이미 7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B2C로의 전환을 꾀했던 두번의 시도에서 ‘소재’의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가상의 자연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영원한 자연’(Eternal Nature)이라는 큰 주제를 잡았죠. ‘웨이브’의 성공으로 가능성은 이미 확인했으니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기술의 향연 보다는 “세줄 안팎의 설명으로도 이해가 가능한,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에 집중한 아르떼뮤지엄은 현재 디스트릭트 수익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중점 사업이기도 하다.

“각 사이트 별로 2, 30% 가량은 그 지역의 문화적, 인문학적, 자연적인 소재들을 반영하고 있어요. ‘가든’이라는 섹션을 예로 들면 제주는 ‘제주도의 푸른 밤’, 여수는 ‘여수 밤바다’, 강릉은 송소희 소리꾼의 ‘강원도 아리랑’ ‘정선 아이랑’ ‘홀로 아리랑’ 등에 맞춰 그 지역 전경들을 담아내죠. 라스베이거스는 네바다 주의 캐년들과 카지노 풍경 등으로 그 지역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디스트릭트 아르떼 뮤지엄 부산 오르세협업전
19일 개관한 아르떼뮤지엄 부산 중 ‘오르셰 협업’전(사진제공=디스트릭트코리아)

 

19일 개관한 아르떼뮤지엄 부산은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 갈매기’,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등에 맞춰 부산의 풍광들이 펼쳐진다. 더불어 고흐, 마네, 모네 등 유명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오르셰 미술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현직 오르셰 미술관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특화한 부산과 더불어 내년부터는 해외 사이트 확장에 집중한다. 내년 중국 션전, 미국 LA 산타모니카, 뉴욕 맨하튼 첼시 피어 그리고 2026년 일본 나고야와 태국 방콕까지 차례로 론칭할 계획이다.


◇누구나 품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 모두가 향유할 예술

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저희는 기술기업이 아닌 콘텐츠기업, 아트테크 팩토리입니다. 다른 데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뿐 저희의 핵심 역량은 손끝에서 나오는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이거든요. 아르떼뮤지엄도 여타의 프로젝트들도 기술적으로는 전혀 돋보일 게 없어요.”

처참한 실패를 맛본 두번의 시도, 라이브 파크와 플레이K팝은 이 대표의 표현을 빌자면 “쓸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총동원한 기술박람회” 수준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최첨단화될수록 아날로그가 각광받는 현상은 일상 곳곳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기술을 바탕으로 하지만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희는 아티스트도 아니에요. 저희는 여전히 완벽한 디테일에 집중하며 디자이너나 아티스트처럼 작업해요. 하지만 그 결과물은 지극히 대중적이죠. 보다 많은 분들이 쉽게, 직관적으로 향유하시길 바라거든요. 뭔가를 가르치거나 아티스트 철학을 이해 못하면 소양이 부족한 거라고 폄훼하지 않아요. 크리에이터도 아닌 저 같은 40대 아저씨 감성이면 수용될 수 있을,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면 됩니다.”

애초 2, 30대 여성들을 메인 타깃으로 론칭한 아르떼뮤지엄은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계기이기도 하다.

“아이들 그리고 어르신들도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누구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은 있어요. 어머님들이 예쁜 꽃을 좋아하고 아이들도 알록달록 귀여운 것들에 즐거워하잖아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니즈가 있는데 지금의 현대미술은 제한된 사람들에게만 향유되고 있잖아요.”

디스트릭트_아르떼뮤지엄
디스트릭트 아르떼뮤지엄(사진제공=디스트릭트코리아)

 

이 대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욕구를 충족시키고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디스트릭트라는 회사가 기여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동시대 미술 신에서 디지털 아트는 이제 시작되는 단계지만 향후 20년 내에 전통적인 회화나 예술에 버금갈 메인 장르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인상주의 이후 미술 자체가 굉장히 추상화되고 작가의 철학을 담는 형태로 진화했다면 앞으로는 기술을 기반으로 인상주의 이전처럼 직관적인 것으로 바뀌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디지털 아트의 고유명사가 되기를 꿈꾸며

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지금까지처럼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렵게 성인이 된 순간의 영광보다는 앞으로가 조금 더 기대해 볼 만한 환경인 게 너무 다행스러워요.”

조금 더 기대해 볼만한 미래의 시작이 될 내년 아르떼뮤지엄의 해외 지점 론칭과 더불어 디스트릭트는 시각 경험의 다변화에 집중한다.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트프로젝트 ‘리사운드: 울림, 그 너머’(reSound, 8월 25일까지 문화역서울284)의 해외 순회전시 그리고 디지털 아트와 푸드를 접목해 ‘미각 경험’을 선사할 ‘고메트랙’(Gourmet Track) 준비에 한창이다.

“쇼케이스 형식으로 올해 처음 무료로 선보인 아트 프로젝트 ‘리사운드’에는 하루 평균 2000여명이 다녀가셨어요. 이 추세라면 전시기간(60일) 동안 10만명은 오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리 무료여도 하루 평균 2000여명이 오진 않아요. 이 현상이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작가주의에 빠진, 어떤 생태계에 갇혀 소수에만 향유되는 파인아트 신에 던지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즐길만한 데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거든요.” 

 

디스트릭트 아트프로젝트 ‘reSOUND: 울림, 그 너머’ 전경(사
디스트릭트 아트프로젝트 ‘reSOUND: 울림, 그 너머’ 중 ‘FLOW’(사진=허미선 기자)

 

내후년쯤 제주에서 첫선을 보일 고메트랙은 “사운드트랙처럼 미디어 아트와 더불어 먹는 즐거움을 결합시킨 공간 서비스”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먹는 행위잖아요. 고메트랙을 위해 제주도에 2만평의 땅을 매입했어요. 제주의 특산물인 흑돼지를 활용한 오마카세부터 다양한 요리를 미디어 아트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이닝 서비스죠.”

이어 “잘 알려진 FnB 브랜드와 협업하고 아르떼뮤지엄 제주도 이 부지로 옮길 예정”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디스트릭트 이성호대표
20주년을 맞은 디스트릭트 이성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

 

“디스트릭트는 시각을 메인으로 공간 경험을 디자인하는 기업이에요.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경험들을 저희만의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제는 한국의 조그만 웹 에이전시가 아닌, 전세계에서 ‘디스트릭트’라는 브랜드를 들으면 ‘디지털 아트’를 연상할 수 있을 만큼은 알려져 있다고 생각해요. 이 열악한 한국의 디자인 산업에서 일하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에게 가능성을 좀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요.”

이어 이 대표는 “영혼이 갈려 가며 누군가의 일을 대신 해주면서 여전히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며 ‘버티기’ 중인 재능있는 에이전시, 크리에이터들에게 발전 사례로 남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는 ‘코카콜라’가 콜라의 고유명사이듯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디지털 아트의 고유명사인 ‘디스트릭트’가 되고 싶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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