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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국립극단 박정희 신임 예술감독 “아름다운 순간이여 영원히, 괴테 ‘파우스트’처럼!”

[B코멘트]

입력 2024-07-17 18:00 | 신문게재 2024-07-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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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극단)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창작진과 제작진 그리고 각각의 프로덕션이 하나의 공동체처럼 움직이는 성숙한 창작 문화를 형성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각각의 전문 분야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식구처럼 움직일 때 그것이 하모니를 이뤄 ‘명작’이라는 결과물까지 이어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박정희 국립국단 신임 예술감독은 브릿지경제에 이렇게 밝히며 “제작진과 아티스트의 건강한 협업문화를 위한 국립극단규약(NTS, National Theater Standard) 제정”을 언급했다. NTS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박 감독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이제부터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야 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창작자와 제작진이 서로가 안전하다는 감각 하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믿고 존중하며 작업하는 문화, 저마다의 협업 태도를 한번 더 점검하고 쇄신하는 문화가 연극계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나온 정책입니다. 그 만큼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청취하고 점검한 후에 적절한 조항들을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극단)

지난 4월 취임해 90일을 맞은 박 감독은 “궁극적으로는 내외국인 누구나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국립극단”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극단 체제 강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다채로운 연극적 색채, 기획단계부터 국제 교류를 계획하고 완성도를 담보하는 레퍼토리 개발을 시행과제로 삼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키워드로 ‘작품성’ ‘관객 스킨십’ 명동예술극장 르네상스‘ ’국내외 협업‘을 꼽았다. 키워드에 따른 중점사업 및 운영방안도 수립했다.

‘작품성’ 균일화를 위해 지난 3년 간 23.5에 머물렀던 관객 추천지수(NPS)를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더불어 관객과의 신뢰 강화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60% 안팎에 머물렀던 명동예술극장 가동률을 올해 80%, 내년에는 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결국 콘텐츠의 중요성, 연극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인간의 본질과 존재의 양식을 탐구하는 예술인 연극에 걸맞는 작품으로 라인업을 꾸린다.

신규 레퍼토리 개발과 더불어 기존 공연 중 양질의 작품을 재발굴해 레퍼토리화하는 ‘Pick 시리즈’(가칭)과 ‘Pick크닉’이 그 첫발이다. ‘Pick 시리즈’를 통해 국립극단 제작 PD와 관객이 투표로 선정한 다시 보고 싶은 명작 한편씩을 선정해 무대에 올린다. 박 감독에 따르면 이를 위해 현재 5개 작품을 후보군으로 토론 중이다.. 

 

‘Pick크닉’은 매년 여름과 겨울 시즌 민간 극단의 작품을 초청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리는 기획초청 프로젝트다. 올해는 극단 수수파보리 음악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프로덕션IDA(아이디에이)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 완성 플레이 그라운드의 이자람 판소리 ‘노인과 바다’가 ‘Pick크닉’ 작품으로 선정됐다.  

 

박정희 국립극단 신임예술감독
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극단)

 

“첫발을 뗄 것은 ‘PIck 시리즈와 신작(창작극) 제작, 인문학 강의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가와의 대화도 단기간 내에 확장할 것이고요. 장기 플랜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원만한 해외교류와 관객추천지수(NPS) 상승이죠.”

연출가 및 작가 등을 대상으로 익명 투고, 낭독회 등의 형식으로 운영하던 지원 프로그램도 변화를 맞는다. 창작 희곡 공모는 상금 규모(대상 1명 3000만원, 우수작 2명 각 1000만원)를 확대하고 대상작은 낭독회를 거쳐 후년 연극인들 꿈의 무대인 명동예술극장 공연화를 진행한다.

창작자 발굴을 위한 ‘창작트랙 180°’ 사업도 신설한다. 6개월 단위로 한명의 아티스트를 선발해 장르, 신진·기성 등의 제한 없이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신설한 ‘창작트랙 180°’는 최종적인 본 공연 같은 결과물 중심이 아닌, 오로지 과정 중심으로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참여하는 예술가 한명이 프로젝트 과정과 결과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과정 내 현장 창작자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으로 완성됩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연극계 전반에 신선한 창작 담론이 형성되고 확산되게 한다는 점이 다른 지원 프로그램과 차별 지점입니다.”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극단)

1년이었던 시즌단원(15명 내외) 활동기간을 2년으로 늘려 소속감과 결속력을 강화하고 19세 이상 34세 미만의 프로무대 경력 2년 이상 배우들을 수용하는 ‘청년교육단원’ 제도는 현재 40명 규모에서 점점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 연극 위상을 높이고 이를 알리기 위한 세계무대로의 진출, 지역 순회 프로그램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 방안도 적극 개발, 확대한다. 세계무대로의 진출을 위한 작품, 외부 초청 공연 등에 대해 박 감독은 “한국의 지역적인 소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세계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 연극을 만들고 교류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열린 객석’, 공연 영상화 사업, 올해 말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시작으로 지역 예술가와의 협업 강화, 예술가와의 대화 회차 늘리기, 공연의 이해도를 높이는 도슨트 프로그램 신설, 희곡의 성격에 적합한 인문학 강의 도입 등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철로’ ‘하녀들’ ‘이영녀’ ‘헤다 가블러’ ‘아버지’ 등의 연출가이기도 한 박정희 감독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국립극단”과 더불어 “관객들이 아름다움을 감각할 수 있는 작품”에 대한 열망을 털어놓기도 했다.

“연출자로서는 관객들이 아름다움을 감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선보이고 싶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 중 ‘아름다운 순간이여 영원히 멈춰라’라는 한 장면의 이미지가 10년 동안 마음에 남으면 인생은 변하기 시작하거든요. 이처럼 아름다움을 관객의 가슴에 오랫동안 각인시킬 수 있는 작품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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