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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배우 강동원의 얼굴, 아니 '연기' 영화 '설계자'

[人더컬처] 강동원, 29일 개봉하는 '설계자' 속 청부살인역할
"늘 흥행홈런 목말라...재미있고 좋은 작품 하는게 정답같다"

입력 2024-05-27 18:30 | 신문게재 2024-05-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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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계자’의 손익분기점은 약 270만명. 흥행 타율이 8할 이상인 강동원이기에 ‘범죄도시4’의 강력 대항마로 불리고 있다. (사진제공=NEW)

 

사건을 위장해 의뢰된 살인 청부를 한다. 얼굴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영화 ‘설계자’ 속 강동원은 “대사가 없는 캐릭터는 여전히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브릿지경제와 만난 그는 자신이 맡은 영일에 대해 “소시오패스 같은 CEO면서 가스라이팅도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우연한 사고로 철저하게 계획된 살인을 하는 영일은 아무 증거도 남기지 않는 완벽한 일처리로 업계에서 에이스로 불린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초능력자’ ‘검은사제들’ ‘브로커’ 등으로 ‘강동원의 새로운 얼굴’을 제시했던 영화사 집과 8번째 협업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홍콩영화 ‘엑시던트’가 원작이지만 결말과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속도가 빠르면서 느와르적인 성향이 강한 진부한 전개를 덜어내고 한국 콘텐츠 특유의 세련됨을 더해 보는 맛을 더했다.

“결핍이 있는 인물로 다가갔습니다. 앵벌이를 하며 자랐고 누군가에 의해 비슷한 일을 하다가 독립을 한 거라고요. 시사회 직후 회식자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현욱, 탕준상과 함께 ‘삶의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데려가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닐까’하니까 다들 놀라더라고요. 그런 생각까지 하고 연기했냐면서.(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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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인 영화사 집의 열쇠를 받아 자유롭게 드나들 정도로 친분이 있었지만 정식으로 제안받고 나서야 ‘엑시던트’를 찾아봤을 정도로 거리를 뒀다. (사진제공=NEW)

 

강동원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마음을 줄 듯 말 듯 한 인물이다. 영화 ‘브로커’는 평범하고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재미있는 역할이어서 삭막한 연기를 하고 싶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출에 대한 흥미는 전혀 없지만 늘 시나리오 개발과 프로듀싱에 대한 호기심과 욕심을 숨기지 않았던 ‘설계자’의 출발점을 정확히 기억했다. “영화를 기획하고 투자하는 디벨롭 단계에서 제 아이디어가 들어간 건 하나도 없다” 웃는 그는 “단지 리허설하러 들어간 촬영 현장에서 영일의 방이 너무 아기자기한 톤이라 ‘청부살인만 하는 삶인데 미니멀하게 가자’는 의견은 냈다”며 ‘청소부’로서 캐릭터에 집중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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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계자’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NEW)

 

“늘 노력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성격이라서요. 연기는 기본으로 얼마 전 시작한 골프도 프로처럼 하고 싶어요. 예전에 게임에 빠졌을 때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결핍이요? 딱히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게 30년 지기인 제 친구가 얼마 전 저에게 ‘다들 꼬인 지점을 일의 원동력으로 삼는데 너처럼 아무 결핍도, 꼬인 곳도 없는 애가 뭔가 꾸준히 하는 게 보기 좋다’고 하던데요?”

100번을 검사해도 MBTI가 ‘T(냉정하고 논리적인)’가 나온다는 강동원은 “분명 나한테도 차갑고 재수없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배우들 중 유독 화가 없긴 하다. 희노애락 중 노(怒)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민망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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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사진제공=NEW)

 

언론시사회 직후 연출을 맡은 이요섭 감독은 강동원에 대해 ‘흑미남’이라는 말로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이에 강동원은 “솔직히 처음엔 검은쌀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늘 까무잡잡해서 오골계 같은 별명이 많았는데 알고보니 함께 연기한 짝눈 역할의 이종석 배우와의 피부톤을 비교한 거더라”며 함박 미소를 지었다.

“촬영 전에 안면이 있는 사이였지만 짧은 분량에도 흔쾌히 출연하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촬영 회차가 4~5회차였는데 너무 즐거워서 아쉬울 정도였죠. 군복무 직후라 같이 군대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개봉 후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굉장히 집착하는게 보여요. 완성작을 보니 진짜 하얗긴 하더라고요. 강아지 같은 귀여운 면이 있는데 저랑 반대되는 이미지라 영화의 매력이 잘 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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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원작과 다른 매력에 대해 “홍콩영화는 끈적하다면 우리 영화는 차갑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NEW)

 

사실 강동원은 데뷔 이후 늙지 않은 외모와 더불어 패셔니스타로서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모델로 데뷔한 이후에도 늘 연기에 목말라하고 연기적 변신을 시도해 흥행 타율도 남다르지만 유독 ‘연기파 배우’로서의 평가는 박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그는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이었다.

“아주 가끔 홈런을 치고 있지만 좀더 홈런을 치고 싶어요. 그래서 나름 벌크업을 하고 있는거고요. 여전히 영화에 대한 제 설렘과 더불어 재미있는 장난감을 조립하는 현장이 즐겁습니다. 어릴 때부터 프라모델을 만들고 커서는 나무를 깎는 즐거움이 컸는데 도면을 만들어 하나씩 합치는 게 영화도 비슷하거든요. 설계도를 만들고 재료들을 모아가는 과정에 좀 더 집중하는 앞으로를 기대해 주세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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