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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인간 유전자 가진 생쥐로 암 정복 앞당길 것"

[스타트업] 지에이치바이오, 인간화 동물모델 기술 고도화로 새로운 도약 준비
유경원 대표 "차별화된 기술로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입력 2024-05-20 06:38 | 신문게재 2024-05-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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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원 지에이치바이오 대표. (사진제공=지에이치바이오)

 

암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글로벌 암 발병률 및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의료계는 다양한 암 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면역항암 요법의 등장이다. 면역항암 요법은 기존의 항암치료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기존 항암치료 방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기본적으로 고장난 세포인 암세포를 발견하고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해 암 덩어리로 커지는 경우가 있다. 면역항암요법은 면역항암제를 이용해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면역항암제 개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바로 인간항체가 동물실험 단계에서 동물항원 단백질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면역항암제의 항암유효성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벤처기업 지에이치바이오(GHBIO)가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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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이치바이오는 생체내 유전자 변형 기술을 활용하여 비임상 동물을 인간과 유사하게 모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며, 인간항체가 동물실험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동물 모델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면역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임상시험 단계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면역항암제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에이치바이오는 실험동물 생쥐의 유전체를 원하는 형태로 변형하는 기술서비스를 통해 면역항암제 개발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으며,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동물 유전자를 삭제하거나 삽입함으로써 실험동물의 유전체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인간화 마우스모델(Humanized Syngeneic Mouse Model)’이다. 이는 생쥐 유전체에 인간 유전자 일부 혹은 전체를 삽입하거나 대체해 항원단백질을 인간화한 생쥐 모델로, 면역항암제 항체의 유효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지에이치바이오는 이 모델을 활용한 기술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항암 항체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람의 암세포와 면역세포, 간세포 등을 이식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초고도 면역결핍 생쥐 국산화에 성공한 지에이치바이오는 현재 양산 및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연구에 필요한 다양한 동물 모델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나아가 기술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특히 생쥐 유전체에 인간 유전자를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삽입하거나 대체하는 방식으로 항원단백질을 인간화한 인간화 마우스모델은 면역항암제 항체의 효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항암 항체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에이치바이오의 기술력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도화된 동물 모델의 안정적인 공급과 기술서비스 제공을 통해 신약 개발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경원 지에이치바이오 대표는 “자체 개발한 초고도 면역결핍 생쥐와 인간화 마우스모델을 통해 국내 신약 개발 연구자들에게 보다 향상된 연구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를 발판으로 국내 신약 개발 연구의 속도와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4년, 대덕연구개발특구단지 정부 출연 등 출신들이 뭉쳐 설립한 동 회사는 꾸준하게 성장을 이루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벤처보육센터에서의 5년간의 보육 기간을 거쳐 2020년 대덕연구개발특구 테크노밸리에 자체 동물사육 클린룸(SPF) 시설을 갖춘 연구시설을 마련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창업 초기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를 겪기도 했던 동 회사는 2019년 엑셀러레이터(AC) 액트너랩의 투자와 함께 중소벤처기업부 민간투자연계 기술개발지원사업(TIPS)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를 발판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지에이치바이오는 최근 제2의 클린룸 동물사육시설을 확장하며 3000 케이지 이상의 사육케이지(IVC)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로 발전했다.

이러한 시설 확장을 통해 지에이치바이오는 신약개발에 필요한 첨단 인간화 동물 연구개발 검증 및 비임상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있어 동물 실험은 필수불가결한 과정으로, 지에이치바이오의 인프라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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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환기케이지(IVC) 시스템을 갖춘 SPF 클린룸 동물사육 시설, (사진제공=지에이치바이오)

 

◇간염바이러스 간 대사 연구의 새로운 돌파구, 간-인간화 생쥐 제작기술

인간 면역세포를 동물에 이식하는 동물 인간화 연구에 있어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이식편대숙주병(GvHD)이다. 이는 인간 면역세포가 호스트 동물의 조직과 장기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여 생쥐가 단시간 내에 사망하게 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에이치바이오는 자기와 비자기를 식별하는 신호전달 표식인자인 주조직적합성 복합체(MHC)를 구성하는 인자들을 제거하는 기술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인간 백혈구(PBMC)를 이식하고도 인간 백혈구의 공격으로부터 회피 가능한 면역인간화 모델(NIG-ΔMHC)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국산화하는데 성공했으며, 인간장기와 조직을 가지는 동물모델 개발의 초석을 다졌다. 현재 세계적으로 면역인간화 동물모델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기술 진보 속도가 빠른 상황이다.

지에이치바이오는 간염바이러스 감염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간-인간화 생쥐 제작기술 고도화에도 성공했다. 간염바이러스는 동물에는 감염되지 않고 인간에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그동안 연구개발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학술연구지원을 통해 사람 간세포를 가진 실험용 생쥐 제작에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는 간염으로 인한 신규 간암 환자의 증가와 간 대사 관련 다양한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물려, 효과적인 간염 치료제 및 백신 개발로 인한 치료 효과 상승, 보험재정 지출 절감에 모두 기여할 전망이다.

유 대표는 “선도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미래 시장의 강자를 결정할 것”이라며 “지에이치바이오는 인간화 생쥐를 이용한 비임상 동물 인간모사 기술을 고도화한 글로벌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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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5 바이오코리아’에서 유경원 지에이치바이오 대표가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첨단 기술 홍보와 투자 유치에 나섰다. (사진제공=지에이치바이오)

 

유 대표는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바이오코리아’에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첨단 기술 홍보와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이번 전시회는 회사가 처음으로 참가한 공식 행사로, 유 대표는 회사의 혁신적인 기술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지에이치바이오는 이번 전시회에서 다양한 기술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우선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면역관문 저해인자들(ICI)에 대한 인간화 마우스와 이를 활용한 항암효능 평가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인간세포와 조직 이식에 최적화된 초고도 면역결핍마우스(NIGTM)와 이를 이용한 항암효능 평가서비스도 소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기술로는 사람 면역세포 이식용 면역결핍마우스(NIG-ΔMHC)에 PBMC 인간면역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과 항암효능 평가서비스가 있다. 이 모델은 이식편대숙주병(GvHD)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간-인간화 마우스 모델은 사람 간세포 이식율이 70~90%에 달하는 획기적인 기술로, 간질환 연구와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CD34+ 조혈줄기세포 이식용 면역결핍마우스(NIG-human_Cytokines)도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유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지에이치바이오의 첨단 기술력을 알리고, 잠재적인 투자자와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에이치바이오의 인간화 동물모델과 평가서비스 기술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인간 임상시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정확한 약물 반응 예측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에이치바이오는 투자 유치와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4년 창업 이래 시드와 프리-A 투자 단계를 거치며 누적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제2의 도약을 위해 2024년 시리즈A 펀딩을 준비 중이다.

◇향후 계획 및 비전


지에이치바이오가 올해 9월이면 창업 10주년을 맞이하며 ‘NEXT 5-Year’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신약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시험하기 전 동물실험 단계에서 인간모사 질병 모델링을 위한 플랫폼 동물 개발과 혁신에 주력해 온 지에이치바이오는, 이제 인간모사 질병 모델링에 초점을 맞춰나갈 계획이다.

유 대표는 “지난 10년간 국내 신약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의 핵심이 되는 동물 모델의 고도화와 혁신에 매진해 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임상 의료진과의 협력을 통해 타겟 질병을 발굴하고, 비임상 동물 질병모델링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지에이치바이오는 그동안 축적해 온 인간화 동물모델 개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간·면역-인간화 동물 분야에서의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해 간 질환을 비롯한 현대인의 주요 질병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에이치바이오의 도전과 혁신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사례를 창출함으로써, 대한민국 바이오 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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