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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G 최대주주 기업은행 “KT&G, 폐쇄적 이사회 운영"…방경만 사장 후보 선임반대 시사

입력 2024-03-10 11:06 | 신문게재 2024-03-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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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IBK기업은행 본점 전경사진
(사진=IBK기업은행)

 

KT&G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KT&G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대해 사실상 ‘선임 반대’ 의사를 시사한 배경에는 폐쇄적인 이사회 운영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28일 개최되는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측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방경만 현 수석 부사장을, 사외이사로는 임민규 이사회 의장을 추천했지만 기업은행은 사외이사후보로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앞세우면서 회사측 입장에 등을 돌렸다.

금융권 및 재계에서는 KT&G지분 6.93%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의 이러한 주총 제안은 그동안 사장 후보 선정권한이 있는 사외이사들과 경영진의 밀착상황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나아가 우회적으로 방경만 사장 후보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10일 브릿지경제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기업은행은 KT&G경영진이 사외이사의 호의를 얻기위해 외유성 출장을 가고 자사주 1085만여주를 KT&G장학재단등에 무상으로 출연(증여)하는 배임성 경영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던 차에 이사회 의장을 새 사외이사로 추천하자 차제에 대표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표출하기로 내부적으로 잠정결정했다.

기업은행측은 이와 관련 “KT&G 경영진이 사외이사를 포섭하기 위해 외유성 출장을 보내주거나 1인당 평균 연봉 9700만원 수준의 높은 임금을 주고 있다”며 “이에 따라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에 회사보유 자사주를 무상으로 증여했고, 증여된 자사주는 현 경영진의 우호지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은행은 무엇보다도 사장 후보 선정 권한이 있는 KT&G 사외이사들이 임기 중 매년 미국, 유럽 등지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몇몇 해외출장은 부부동반으로 진행됐다. 글로벌에코넷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에 백복인 사장, 방경만 수석부사장 등 내부 경영진과 사외이사진을 업무상 횡령(외유성 해외출장) 혐의로 지난달 6일 고발했다.

KT&G 이사회내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모두 백복인 사장 임기내 선임된 사외이사들로 백 사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방경만 사장 후보는 백 사장의 후계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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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경만 KT&G 사장 후보. (사진=KT&G)

 

기업은행은 또 KT&G가 폐쇄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면서 회사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T&G는 2001년경부터 최근까지 20년 이상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총1085만여주를 KT&G장학재단과 KT&G복지재단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KT&G장학재단 이사장은 백복인 사장이고 KT&G복지재단 이사장은 민영진 전 사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사외이사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 자사주 무상증여 같은 폐쇄적인 이사회 운영 등 여러 논란을 주목하고 있다”며 “KT&G의 경영이 향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지배구조가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KT&G 측은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에 대해 “해외 생산시설 방문, 사업 현황 파악 등 업무상 필요한 경우 연 1회, 7일 내외로 출장을 다녀왔다”며 “회당 비용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1인 평균 680만 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자사주 출연에 대해선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익법인과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 목적으로 자사주 일부를 출연했다”며 “출연 당시 이사회는 관련 법령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은행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사장후보 선임 반대의견을 받은 것도 없다고 전했다.

KT&G의 현 2대주주는 미국 사모펀드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6.7~6.8%·예상치), 3대주주는 국민연금(6.31%)이다. 국민연금은 주식 보유 목적을 지난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에 국민연금이 이번 KT&G 이사 선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정부 영향아래 있는 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KT&G사장 선임에 결정적인 키맨 역할을 할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본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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