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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아제약, 올해도 ‘대학생 국토대장정’ 미개최…"대체 왜?"

기후 변화·전염병 확산 우려에 개최 않기로…“행사 폐지는 아직 고려 안 해”

입력 2024-03-06 06:48 | 신문게재 2024-03-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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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이 간판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캠페인 중 하나인 ‘대학생 국토대장정’ 행사를 올해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22회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국토대장정 행사가 벌써 5년째 열리지 못하게 됐다. (사진=동아제약 국토대장정 홈페이지)

 

동아제약이 간판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캠페인 중 하나인 ‘대학생 국토대장정’ 행사를 올해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22회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국토대장정 행사가 벌써 5년째 열리지 못하게 됐다.

5일 브릿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동아제약은 최근 내부 논의 끝에 올해 국토대장정 행사를 열지 않기로 확정했다. 앞선 4년과 달리 코로나19는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번엔 또 다른 변수가 행사 재개의 발목을 잡았다.

회사 측은 기후 변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기후 변화가 진행되면서 여름철 집중호우의 강도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열린 제22회 국토대장정 행사는 2019년 6월 28일부터 7월 18일까지 총 20박 21일 동안 진행됐다. 문제는 이 시기가 우리나라의 장마 기간과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6월 25일 제주도에서 첫 장마가 시작된 뒤 비가 점차 강해졌으며, 이후 대한민국 전역에서 소강과 집중호우를 반복하며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100명이 넘는 인원이 20일 이상 함께 움직이는 상황에서 게릴라성 폭우 등이 발생할 경우 발생할 혹시 모를 사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며 “다수의 인원이 장기간 함께 생활하는 만큼 코로나19, 독감 등 전염병 확산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학생들의 인식 변화도 행사 재개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흔히 MZ 세대로 불리는 요즘 대학생들이 3주 이상의 기간 동안 극한의 한계에 도전하는 국토대장정 행사 자체를 예전처럼 관심 있게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대장정은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의미 있는 행사지만, 요즘 대학생들의 취향과 관심 분야에 맞는 행사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3주라는 긴 일정과 그에 따른 신체적 한계도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당장 국토대장정 행사 폐지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동아제약의 상징과도 같은 행사인 만큼, 향후 국내 여건을 감안해 행사 재개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동아제약의 국토대장정 행사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고(故)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1998년부터 직접 국토대장정 행사위원장을 맡았으며, 회사의 주력 제품인 ‘박카스’ 광고에서는 여러 차례 국토대장정 행사가 소재로 활용됐다.

매년 9000명에 육박하는 대학생이 국토대장정 행사에 지원할 정도로 경쟁률도 치열했다. 22회까지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은 총 3143명에 달하며 이들이 걸어간 길은 1만2609㎞에 이른다. 100여명의 대학생이 600㎞에 육박하는 국토를 횡단하는 극한 도전은 ‘뜨거운 열정’의 상징으로 꼽힌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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