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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형로펌 취업 통로 된 공정위…올해 퇴직공무원 재취업 건수 ‘최대’

올해 퇴직자 재취업 건수 13건, 대형로펌 재취업 7건 ‘공시 후 최대’
공정위, 로펌 취업 통로 역할 전락 우려

입력 2023-08-13 15:32 | 신문게재 2023-08-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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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푯말(사진=브릿지경제 DB)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공무원들의 재취업 건수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법무법인 취업 건수가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정위가 대형로펌의 취업 통로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에서 이를 방지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사실 공개내용을 브릿지경제가 집계·분석한 결과, 올해 8월 현재 퇴직자 재취업 건수는 13건(11명)을 기록, ‘퇴직자 재취업 이력 공시’ 시행(2018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연도별 건수는 지난해 11건, 지난 2021년 10건(9명), 지난 2020·2019년은 각각 5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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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특히 공정위 퇴직자들의 대형로펌 재취업 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1급~6급 출신 7명이 각각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태평양·화우·대륙아주(2명)·광장·율촌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는 공시이후 최대 수치다. 올해 공정위의 한 국에서는 소속 과장(4급) 2명이 지난 3월과 5월 사직서를 제출하고 각각 법무법인 광장·율촌으로 향했다. 앞서 지난 1월과 2월에는 전 공정위 1급 출신들이 각각 김앤장과 태평양으로 재취업했다.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부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2020년 4월 퇴임한 A 씨도 지난 6월 로펌인 대륙아주행을 택했다.

출신 간부들의 잇따른 대형로펌 행에 공정위 내부는 동요하는 모양새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밖에 나간 분들도 선을 잘 지켜야 한다. 안에서 잘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간부를 직원으로 채용한 로펌들은 각각 ‘올해의 공정인’을 영입했다거나, 공정거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이가 합류했다는 식으로 홍보를 펼치며, 이들을 통해 공정위 조사부터 대응할 의향을 드러내고 있다.

고위간부들의 로펌 이동과 더불어 5급 이하 직원들의 로펌행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 퇴직한 공정위 6급 출신은 3월 대륙아주로, 지난해 12월 퇴직한 공정위 5급 출신은 올해 2월 화우로 향했다. 지난 2018년 11월 퇴직자 재취업 이력 공시 이후 법무법인(회계법인 포함)으로 자리를 옮긴 5·6급 공정위 출신들은 10명에 이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일각에서는 로스쿨 졸업 후 공정위에 취업, 경력을 쌓아서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대형 로펌 자리를 엿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변호사 출신들이 많이 나간다. 지금 (공정위) 변호사 출신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사법고시 합격한 이들을 5급으로 채용했는데, 지금 로스쿨 나온 이들은 6급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6급이 많이 나가고 있다. 몸값만 키워서 나간다라는 생각도 든다. 이들에게 비전을 만들어 줘야 하는 건지, 어차피 6급 때 나가야 할 사람을 뽑지 말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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