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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데믹에 ‘계륵’ 된 진단키트…국내 제약사들 ‘사업 재정비’ 나섰다

수요 감소에 진단키트 매출 ‘급감’…계약 유지 속 ‘출구 전략’ 마련 잇따라

입력 2023-07-21 06:13 | 신문게재 2023-07-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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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키트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국내 시장에 판매했던 일부 전통 제약사가 최근 수요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려한 백조가 불과 3년 만에 미운 오리새끼가 됐네요.” 진단키트 업계 관계자의 푸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급성장세를 구가하던 진단키트 업계가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졌다. 엔데믹 이후 급변하고 있는 업계 지형도다. 이 같은 지형 변화는 제약사까지 미치며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예고 했다. 특히 진단키트 업계와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던 다수의 전통 제약사 역시 관련 사업을 재정비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브릿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2022년 진단키트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코로나 진단키트를 국내 시장에 판매했던 일부 전통 제약사들이 수요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가 풍토병화 되며 진단키트에 대한 시장 수요가 사실상 사라진 영향이다.

기업별로는 SD바이오센서의 자가검사키트를 자체 브랜드로 론칭하고 판매에 나섰던 한미약품이 최근 이 제품의 시장 판매를 중단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SD바이오센서와 맺었던 판매 제휴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특정 시점부터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추가 재고를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D바이오센서 측이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단키트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약국, 병·의원 등 오프라인 공급을 담당했던 한미약품의 역할이 줄어든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씨엘과 코로나 진단키트 판매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글로벌 판매에 나설 계획이었던 동아에스티는 피씨엘이 신속 항원 진단키트에 대한 국내 허가를 획득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의 관계를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

국내에서 허가를 얻을 경우 해외는 물론 국내 유통과 관련한 본 계약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진단 사업부를 자회사인 동아참메드로 이관하고 진단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켈스와 코로나19 신속 항원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올 체크 코로나 항원검사 키트’ 를 공급받아 판매하던 대웅제약 역시 코로나 진단키트 매출이 줄어들자 다른 질환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엔데믹 이후 코로나 진단키트 매출액이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켈스와는 독감을 비롯해 향후 발생할 여지가 있는 또 다른 감염병과 관련한 진단키트를 개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팬데믹 당시 영업력이 부족한 진단키트 업체와 진단키트 생산 라인이 없는 전통 제약사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손을 잡았지만, 엔데믹 국면에 진단키트 수요가 크게 줄어들며 ‘계륵(鷄肋)’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약사가 자체적으로 진단키트 개발·생산에 나서지 않았던 건 결국 이렇게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가 올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라며 “양측이 어떤 식으로 재정비 과정을 거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등 재유행의 우려가 있고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도 다시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당장 계약 종료 등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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