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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車 연료첨가제, 포장지만 바꿨는데 가격 49%↑…과장광고 소지까지

입력 2023-06-28 06:29 | 신문게재 2023-06-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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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달려보카, 프로샷, 엔진부스트팩 연료첨가제.(사진=이철준PD)

 

동일 성분의 자동차 연료 첨가제가 동일 용기에 라벨과 포장지만 바뀌었을 뿐인데 49%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허위·과장 광고 소지까지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브릿지경제 취재 결과, 대림오일의 ‘프로샷’ 연료첨가제와 블랙홀릭의 ‘블랙팟 달려보카’, 후후코퍼레이션의 ‘로드몬스터 엔진부스트팩’이 사실상 동일 성분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이 크게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휘발유용 기준, ‘프로샷’이 1만원, ‘블랙팟 달려보카’와 ‘로드몬스터 엔진부스트팩’이 각각 1만4900원에 판매중이다.

대림오일이 제조·판매하는 동일한 연료첨가제를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블랙홀릭과 후후코퍼레이션은 모기업과 자회사 관계로 모두 유통·판매사다.

국내에서 연료첨가제를 유통하려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받은 검사합격증 번호를 제품 용기 또는 포장면에 표시해야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자동차 연료첨가제 적합제품 현황(2023년 5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휘발유용 ‘제 2020-첨가-04’, 경유용 ‘제 2020-첨가-05’ 검사합격증 번호가 프로샷 연료첨가제, 블랙팟 달려보카, 로드몬스터 엔진부스트팩 등의 제품에 동일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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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달려보카, 프로샷, 엔진부스트팩 연료첨가제에 동일한 검사합격증 번호가 적혀있다.(사진=이철준PD)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연료첨가제 검사합격증 번호가 같다면 동일한 제품이 맞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뒤 “만약 연료첨가제에 다른 성분을 추가하려면 제조 전에 다시 첨가제 제조기준 적합여부 검사를 받아 새로운 합격증 번호를 받아야 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연료첨가제들은 ‘생산자 개발방식(ODM)’으로 모두 대림오일이 개발 및 생산됐다. ODM은 마케팅 비용이 부담되는 제작자가 제품을 유통할 때 사용된다. 즉 ‘블랙팟 달려보카’, ‘로드몬스터 엔진부스트팩’ 제품에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는 의미다.

브릿지경제는 블랙홀릭측에 ‘블랙팟 달려보카’, ‘로드몬스터 엔진부스트팩’이 대림오일 프로샷과 가격이 상이한 이유에 대해 문의했지만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블랙홀릭 측은 “가격책정을 다르게 한 이유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라면서 “계속된 취재는 업무방해가 될 수 있다”라고 반발했다.

물론, 가전이나 의류, 생필품 등 동일 제품이 서비스와 유통구조에 따라 다소 가격 차이가 날 수는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연료첨가제의 경우 소비자들이 자주 접하는 SNS와 포탈 등의 광고 및 홍보 효과로 동일 제품인지 여부를 알기 어렵고, 가격 차이가 큰 편이란 점이 다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조와 판매가 나뉘어 전문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의 제품 구입을 위해 판매처나 판매가격을 잘 파악해 구입하는 방법 밖에 없다”라면서 “인터넷 쇼핑 활성화가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데 인터넷 상거래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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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연료첨가제가 미치지 못하는 부품의 카본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홀릭팩토리의 ‘블랙팟 달려보카’ 제품설명 갈무리)

 

여기에 블랙팟 달려보카의 온라인 광고에 문제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품이 판매되는 온라인 쇼핑몰에 엔진 구조상 연료첨가제가 미칠 수 없는 흡기부품의 카본을 노출하고 이를 제거 할 수 있을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부당한 광고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소비자가 자사의 연료첨가제를 사용하면 광고에 표시된 부분의 카본을 벗겨낼 수 있다고 착각할 수 있는 표현은 과대·과장광고에 해당 된다”면서 “이는 소비자에게 오인성, 현혹성을 유발하고 공공거래 저해성 등에 해당되며, 더 나아가 사기에 해당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각종 SNS와 유튜브 등 홍보 수단이 늘어나면서 중간에 이득만 취하고 빠지는 연료첨가제 판매자들이 늘고 있다. 공학적으로 흡기 매니폴드 카본(홍보 사진)은 연료첨가제 기능이 미칠 수 없는 영역이다”며 “소비자들이 연료첨가제 구매 전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라고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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