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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달라이더 등 비정형노동자 증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

입력 2023-05-09 06:57 | 신문게재 2023-05-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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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라이더들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서울 도심에서 라이더들이 배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최근 쿠팡과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등 배달 플랫폼 이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물류센터 아르바이트(알바)와 라이더(배달원), 택배기사 등 이른바 ‘플랫폼 종사자’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플랫폼 종사자는 8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66만명)보다 20.3%(13만4000만명)나 급증한 수치다.

그런데 이런 플랫폼 종사자의 증가가 우리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플랫폼 종사자 등 전문성이 낮은 비정형노동자(근로형태가 정형적이지 않은 노동자)가 늘어나면 오히려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8일 브릿지경제가 단독 입수한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의 ‘비정형노동자 증가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문성이 낮은 비정형노동자가 1%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은 0.017% 하락한다. 반면, 전문성이 높은 비정형노동자가 1%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은 0.012% 높아진다. 즉, 비정형노동자의 전문성이 낮으면 비정형노동자를 증가시켜도 경제성장률은 감소하지만, 전문성이 높은 경우에는 비정형노동자를 증가시키면 경제성장률이 증가한다는 의미이다. 전문성이 낮은 비정형노동자에는 물류센터 알바와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등이 포함된다. 전문성이 높은 비정형노동자로는 경영컨설턴트와 세무사, 소프트웨어(SW) 개발자 등이 있다.

파이터치연구원 한원석 책임연구원은 이런 분석 결과에 대해 “전문성이 낮은 분야에서는 비정형노동자 활용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가 생산성 감소 효과보다 작지만, 전문성이 높은 분야에서는 인건비 절감 효과가 생산성 감소 효과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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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전문성이 높은 비정형노동자를 늘리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성이 높은 비정형노동자의 비중이 2019년 기준 31.5%로, 우리나라보다 경제 수준이 높은 아일랜드(49.8%)와 프랑스(48.9%), 오스트리아(48.8%), 룩셈부르크(45.2%) 등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원석 책임연구원은 “전문성이 높은 비정형노동자를 늘리기 위해 비정형노동 중개플랫폼 기업에 대한 세제·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원에 앞서 비정형노동 중개플랫폼 생태계에 대한 세부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까지 플랫폼 관련 실태조사로는 ‘플랫폼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배달업 실태조사’ 등이 있으나 비정형노동 중개플랫폼에 대한 실태조사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비정형노동 중개플랫폼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정책금융 등 세제·금융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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