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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탐구생활] 기후변화에 흩날리는 죽음의 입자 ‘초미세먼지’…PM-2.5 재난 막아라

올해 PM-2.5 ‘나쁨’ 단계, 전년보다 9일 증가
기후변화 속 PM-2.5 악화 우려, 환경부 대책마련 고심

입력 2023-04-16 13:52 | 신문게재 2023-04-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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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황사와 미세먼지에 갇힌 세상<YONHAP NO-3728>
지난 13일 미세먼지에 갇힌 경기 고양 일산호수공원 일대 아파트단지(사진=연합뉴스)

 

올 봄 전국에 잿빛 하늘이 유난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이 회복됐지만, 대기상태는 도리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실이 된 ‘초미세먼지’의 공포가 푸른 일상을 깨드린다.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초미세먼지가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선사한다.

올해 빈번한 초미세먼지의 발생에 대해 산업경제 활동 증가와 더불어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기후변화가 심화될수록 초미세먼지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진단마저 나온다.

이에 청정하늘을 목표로 하던 환경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인체에 치명적인, 반갑지 않은 봄날의 초미세먼지에 환경 재난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흡입시 폐포까지 침투 초미세먼지… 나쁨 상태 전년보다 크게 늘어

초미세먼지(PM-2.5)는 1000분의 2.5㎜보다 작은 먼지로 천식이나 폐질환의 유병률과 조기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미세먼지는 직경에 따라 미세먼지(PM-10)와 PM-2.5로 구분된다. PM-10이 1000분의 10㎜로 비교적 큰 먼지인데 비해 PM-2.5(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직경(약 60㎛)의 1/20~1/30 크기보다도 작다.

PM2.5는 상당량은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암모니아(NH3), 휘발성 유기화학물(VOCs) 등의 전구물질이 대기 중의 특정 조건에서 반응해 2차 생성된다. 이러한 PM2.5는 입자가 너무 작아 코 점막을 통해 걸러지지 않고 흡입시 폐포까지 직접 침투한다는 점에서, 인체에 치명적 해를 가하는 ‘죽음의 입자’라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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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PM-2.5 발생 동향이 심상찮다. 지난 14일 국립환경과학원이 브릿지경제에 제공한 ‘연도별 1월1일부터~4월13일까지 동일기간 전국 등급별 일수’에 따르면 ‘나쁨’일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해 ‘나쁨’일수는 23일로, 2022년(14일), 2021년(14일)에 비해 9일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미세먼지(PM2.5) 나쁨(36~75μg/㎥,) 수준에서는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해야 한다. 또 눈이 아픈 증상이 있거나, 기침이나 목의 통증으로 불편한 사람은 실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이같이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 증가원인에 대해, 환경부는 기후변화 문제를 언급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는 유독 2-3월 기온상태와 기상상황이 좋지가 않았다”며 “(초미세먼지와 관련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PM-2.5 우려…현실로 닥쳤나

지난해 12월 나온 ‘제3차 (2023∼2032년) 대기환경개선 종합계획의 기후변화 영향 전망’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해 미세먼지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종합계획 내용에 따르면 겨울철·봄철(12∼5월) 대기정체 발생일은 지난 1995∼2014년까지 26.2일 수준이었으나,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 최대 2.3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중반기(2041∼2060년)는 최대 4.8일 증가하며, 후반기(2081~2100년)에는 무려 15.3일 늘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종합계획에는 동일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유입이 있더라도 기후변화 진행에 따라 대기정체로 인한 농도 상승 여건 조성이 심화할 수 있다는 내용도 종합계획에 담겼다.

올해 PM-2.5 ‘나쁨’일이 전년·전전년에 비해 9일이나 증가한 것은 이러한 기후위기의 한 단면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황사 미세먼지 발생과 밀접한 고비사막 같은 몽골, 중국지역의 땅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빨리 녹았다는 점에서다. 이로 인해 고비사막서 먼지가 많이 발생하고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와 고비사막 등의)온도가 높았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한다”며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서 대기정체가 발생하고. 바람도 덜 불고 그런 기상여건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으면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는 상황이)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세계적 겨울이 짧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측면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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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2027년 PM-2.5 농도 13㎍/㎥ 달성 로드맵 총력

그간 환경부는 PM-2.5 농도를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19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실시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대표적이다. 계절관리제는 매년 12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31일까지 환경부장관의 요청에 따라 관계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이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시행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계절관리제 기간 평균 PM-2.5가 지속 하락하고, 좋음·나쁨 일수 모두 개선됐다.

그러나 올해는 기후위기의 가속화 속 PM-2.5 나쁨 일수가 전년대비 늘어나는 등 계절관리제의 약발이 예년과 같지 않았을 것이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후위기라는 또 하나의 적을 맞은 환경부. 일각서는 오는 2027년 전국 연평균 PM-2.5 농도 1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로드맵의 주요 골자는 지난해 대비 2027년 50% 감축하는 배출허용총량 축소와 2027년 화석연료 발전비중을 40%대로 하는 골자의 전원믹스 최적화 등의 사업장 배출 관리, 2027년 누적 200만대 무공해차를 보급 확대하는 등의 이동 오염원 배출저감, 대기관리권역 내 대상 주유소 적용과 건설현장 비산먼지 규제 및 자발적 감축 등 생활주변 배출원 관리 및 저감지원 등이다.

환경부는 이 로드맵이 현 시점에서 감축량 추산이 가능한 과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향후 예산 반영 등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로드맵 등에 따른 국내 배출량 저감과 함께 국외 유입, 기상 상황 등의 최적 여건 마련 시 농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서는 기후위기 문제 등에 대한 대응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 2021년 9월 WHO 대기환경 권고기준 변경과 국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국내 환경기준 변경 여부 검토 등 온실가스, 대기오염물질 통합관리체계 발전이 필요”하다며 “동북아 대기질 공동협력 성과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곽진성 기자 pe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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