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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뮤지컬 ‘친정엄마’…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미안해”라고 할 수 있도록

입력 2023-04-0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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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친정엄마
뮤지컬 ‘친정엄마’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이 공연을 보시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해’라는 말이 먼저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선한 영향력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하고 있습니다.”

4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친정엄마’(6월 4일까지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 프레스콜에서 김수미는 “공연 20분 전 파이팅을 할 때 ‘오늘도 살아내느라 힘들고 지쳤을 관객분들의 영혼과 가슴에 영양제, 때로는 진통제를 놔드리는 우리는 간호사다! 자 이제 병원 오픈합니다’라며 파이팅을 외친다”며 이렇게 말했다. 

 

연극으로도 변주된 ‘친정엄마와 2박 3일’을 비롯해 ‘줌데렐라’ ‘엄마 김영순’ 등 고혜정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친정엄마’는 김봉란(김수미·김서라·정경순,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과 그가 홀로 키운 딸 미영(김고은·신서옥·현쥬니)의 이야기다.

뮤지컬 친정엄마
뮤지컬 ‘친정엄마’ 김봉란 역의 배우들. 왼쪽부터 정경순, 김수미, 김서라(사진=허미선 기자)

고혜정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어쩌다 마주친 그대’ ‘사랑은 유리 같은 것’ ‘오! 허니’ ‘무조건’ ‘님과 함께’ ‘사노라면’ ‘사랑스러워’ 등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히트곡들과 함께 서로를 이해하며 애틋해지는 모녀의 여정을 그린다.


뮤지컬 ‘친정엄마’ 초연부터 14년째 김봉란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김수미를 비롯해 정경순·김서라, 미영 역에 김고은(별)·현쥬니·신서옥, 미영의 남편에 SS501 김형준·이시강·김도현, 봉란의 절친 서울댁에 박지아·김혜민, 미영의 시어머니 역에 최정화·한세라 등이 함께 한다.

새로 합류한 ‘아이다’ ‘헤어스페레이’ ‘렌트’ ‘테레즈 라캥’ 등의 김재성 연출은 “지금까지 14년이라는 시간을 쌓아온 연륜이 있는 작품이라 어떻게 접근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저 또한 엄마가 있는 아들로 어떤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가 첫 번째 였어요. 어떻게 표현하면 신들이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을 가져갈까 고민이 많았죠. 드라마 라인에서 자칫 진부하거나 신파로 갈 수 있는 신들은 가급적 연결하면서 흐름의 맥을 끊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이어 “움직이는 세트, 그 안의 영상들로 커버하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담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 복합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작업을 했다”며 “전체적인 흐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혜정 작가는 “이 작품 자체가 자전적인 이야기로 에피소드 자체들이 다 그렇다”며 “한글도 모르는 엄마가 조금 튀는 딸을 키우면서 애를 많이 쓰셨는데 철모르는 저는 그런 엄마가 싫어서 속도 많이 썩이고 ‘엄마처럼 안 살 거야’ ‘왜 나를 낳았어’ 등의 소리도 많이 하고 컸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친정엄마
뮤지컬 ‘친정엄마’의 엄마와 딸. 왼쪽부터 현주니, 김수미, 김고은(별), 정경순, 신서옥, 김서라(사진=허미선 기자)

 

“제가 결혼을 하고 딸을 낳아 키우면서 엄마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그런데도 ‘미안해’ ‘앞으로 잘할게’ 등 말로 할 수 있는 살가움을 못가진 딸이라 일기처럼 썼던 걸 책으로 내고 뮤지컬을 만들게 됐어요. 저는 벌거벗은 아이를 낳았을 뿐 14년 동안 김수미 선생님, 계속 오시는 새로운 배우님들, 연출님, 스태프들 등이 이 작품을 만져주시고 키워주셨죠.”

‘친정엄마’ 시즌3부터 함께 한 허수현 음악감독은 “관객들이 너무나 잘 알고 계신 가요를 재해석해 넘버로 꾸린 작품”이라며 “매시즌 편곡적으로 업그레이드해왔지만 아쉬운 건 메인송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엔 어떻게든 메인테마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연습에 임했습니다. (고혜성) 작가님이 멋진 가사를 만들어주셔서 새로운 곡이 탄생한 것이 저한테는 큰 수확이었습니다.” 

 

김수한 안무감독은 “대본을 읽으면서 시대적 배경도, 소품도 달라서 많은 장르의 춤이 들어가야할 것 같았다”며 “여러 장르의 춤과 그 춤들의 톤을 맞추는 데 안무의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뮤지컬 친정엄마
뮤지컬 ‘친정엄마’ 미영 역의 현쥬니(왼쪽부터), 김고은(별), 신서옥(사진=허미선 기자)

 

딸 미영으로 새로 합류한 현쥬니는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연기의 최상급을 끌어내려고 많이 노력 중”이라며 “이 뮤지컬의 최고 기능 중 하나는 집에 돌아가면서 모두 다 어머니한테 전화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 목표는 남자 분들을 울리는 거예요. 남자분들이 가정을 꾸리면서 본인 가족을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그들도 엄마한테 투정을 부리거든요. 그래서 남자분들이 우실 때 살짝 희열을 느낍니다.”

‘친정엄마’로 첫 뮤지컬에 도전한 김서라는 “제가 살아온 삶 속에서 저와 엄마의 이야기 등 일치하는 부분이 참 많았다”며 “7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차려준 생일 밥을 너무 맛있게 먹었던 때를 떠올렸다”고 털어놓았다. 정경순은 “같이 노래하고 춤추면서 너무 즐겁다”며 “엄마 역에서 살짝 빠져나와 춤추고 노래도 하는데 그때 묘한 즐거움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정극을 할 때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기 보다는 살짝 들어갔다 나왔다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왔다 갔다 하는 어떤 밀당의 즐거움이랄까요. 사실 뮤지컬이 또 하고 싶어요. 노래를 열심히 해야 하긴 하지만 너무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해요.”

그리곤 “작품을 보면서 고혜정 작가님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우리 작가님의 마음이 어땠을까,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등을 상상하면서 마음이 좀 아프고 슬펐다”고 말을 보탰다.

김수미는 “제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던 고3 때 시골에 계신 엄마가 돌아가셨다. 그때는 엄마가 돌아가신 슬픔 보다 시험을 잘 봐야지가 앞섰던 것 같다”며 “그래선지 지금도 엄마가 너무 그립고 한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극 중 엄마를 부르며 만나는 엔딩 때마다 아무리 감정을 빼도 ‘엄마’를 부르는 순간 울게 돼요.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제가 너무 애타게 그리워하니까 고혜정 작가를 통해 이 작품을 주지 않았나 그럴 정도죠. ‘친정엄마’는 정말 무덤까지 가지고 가고 싶을 만큼 애정하는 작품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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