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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새로움’을 말하는 ‘제7회 늘푸른 연극제’ 90세 연출가 김우옥 “연극에도 영상미가 필요하다!”

입력 2023-01-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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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 연극제
제7회 늘푸른 연극제 참여연극인들(사진=허미선 기자)

 

“22년만에 ‘겹기괴담’을 연출하면서 중점을 둔 건 ‘영상미를 살리자’였습니다. 연극은 대개 대사로 전달하지만 말로만 하는 연극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봅니다. 거기에 매달리지 말고 다른 채널로 연극을 전파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고 관객들이 어려워했던 과거 연극을 좀 더 쉽게, 접근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 이번에는 영상미를 굉장히 강조했죠.”

스스로를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원장을 지내다 2000년 정년퇴임 후 22년만에 첫 연출을 하게 된”이라고 소개한 ‘겹기괴담’의 김우옥 연출은 9일 서울 중구 소재의 국립정동극장_세실에서 열린 ‘제7회 늘푸른 연극제’ 기자간담회에서 ‘연극계 발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대 안에 6겹의 샤막이 쳐져 5개의 공간이 등장합니다. 두개의 이야기가 양쪽으로 움직이며 진행되는데 관객 입장에서는 그냥 보는 그림과 샤막을 통해 보는 그림이 많이 다르죠. 샤막이 몇겹이냐에 따라 영상의 차이도 생겨서 영상미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젊은 관객들이 열광한 이유 역시 영상이라고 봅니다. 연극계에도 영상미가 필요합니다.” 

 

늘푸른 연극제
제7회 늘푸른 연극제 개막작 ‘겹기괴담’의 김우옥 연출(사진=허미선 기자)

이어 “82년 초연 당시는 한국의 무대장치 등이 열악해 제대로 된 샤막을 구할 수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시장에서 멸치 잡는 그물을 활용했다”며 “폭이 좁아 통자 막이 아니라 3칸을 꿰맨 걸 쓰다보니 영상에 방해가 됐지만 이번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천을 써서 (영상미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제가 금년 나이가 90이 됐는데 이 연극제는 젊음을 새로 가져다 준 아주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늘푸른 연극제는 국내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는 축제로 올해로 7회를 맞는다. ‘새로움’을 주제로 국립정동극장_세실에서 열리는 이번 연극제에서는 김우옥 연출의 ‘겹기괴담’을 비롯해 배우 박승태의 ‘겨울 배롱나무꽃 피는 날’, 극작가 이강백의 ‘영월행 일기’, 배우 정현의 ‘꽃을 받아줘’가 공연된다.

김성노 연출은 이강백 작가의 ‘영월행 일기’에 대해 “초연을 보면서 세상에 이런 작품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아서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며 “연출을 맡으면서는 어떻게 표현해야 관객들이 이 시대에 맞는 이야기로 들을까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1995년 작품을 40여년이 지난 2023년에 올리면서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야 요즘 관객들에게 제대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주안점을 두고 연습 중이죠.”

안중익 장편소설 ‘문턱’을 원작으로 즐겁게 죽음을 맞이하는 판타지를 그려낸 ‘겨울 배롱나무꽃 피는 날’에서 정미소를 연기할 배우 박승태는 “배롱나무는 7월에서 8월, 9월까지 꽃이 핀다. 근데 왜 겨울에 피었을까.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며 “작품을 통해 기적을 경험하시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극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또 끝을 장식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운영위원인 배우 박웅은 “기획의도가 좋든 나쁘든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에 환영한다”며 “세월이 흐르고 한 분야에 종사를 해도 기회가 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늘푸른 연극제는 좋은 기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장수하는 시대로 나이 든 배우들도 충분히 무대에 설 수 있는 힘이 있어요. 서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기회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3회 때 선정돼 참석했는데 앞으로도 늘푸른 연극제를 통해 연극계나 우리 국민들, 관객들한테 좋은 행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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