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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환경과 인간, 해체하고 재조립한 P.N.O, 본질로의 회귀, 기억의 소환…출발선에 선 1월 ‘올해의 신작’

입력 2023-01-0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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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 기자간담회(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환경과 인간에서 시작한 존재론, 버려진 피아노를 해체하고 재조립한 P.N.O(Prepared New Objects)와 엘리펀트 첼로, 타악기 터틀 체어, 동해안 무악(舞樂)과 별신굿 본질로의 회귀, 무용과 컨템포러리 서커스·영상·아크로배틱·트램펄린 등으로 표현한 기억의 소환 그리고 존재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우수 신작 발굴·지원 프로그램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이하 올해의 신작)이 그 출발부터 다채로운 주제와 메시지로 무장했다. 

 

4일 서울 종로구 소재의 예술의집에서는 1월에 공연될 두편의 무용 댑댄스프로젝트 ‘>;“hello world”;’(1월 13~15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와 화이트뷰크 프로젝트 ‘Recall; 불러오기’(1월 27~2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음악 ‘김재훈의 P.N.O’(1월 14~1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그리고 홍성현아트컴퍼니의 전통예술공연 ‘RE: 오리지널리티’(1월 14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임정하 김호연
‘>;“hello world”;’의 댑댄스프로젝트 임정하(왼쪽)·김호연 안무가(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간담회에 참여한 ‘>;“hello world”;’의 임정하 안무가는 “디지털 세계 안에서의 사람을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임을 제대로 만들고자 했다”며 “어떤 스토리나 개념을 주입하는 형식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호연 안무가는 “저희가 하는 작품활동들의 대부분이 자연과 인간에 관한 것들”이라며 “이번 작품 역시 자연과 인간에서 시작해 ‘지금 환경이 이래요. 자연을 위해 뭘 합시다’라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더라도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충분히 표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가 저희 감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작업 때마다 그렇듯 저희가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거나 한쪽을 바라보기 보다는 정점에 서서 360도를 다 바라봤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김재훈 정예리
‘김재훈의 P.N.O’의 김재훈 작곡가·연출·예술감독(왼쪽)과 정헤리 프로듀서(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재훈의 P.N.O’를 선보일 김재훈 작곡가·연출·예술감독은 “피아노와 저희 팀이 새로 만든 P.N.O가 주인공”이라며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사랑했던 음악가라고 자부하는 제 이름을 붙였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층간소음 문제, 점점 비싸지는 가격, 좁아지고 있는 1인용 주거공간들 그리고 대체할 수 있는 여러 취미들 등으로 버려지고 있는 한국의 피아노를 실제로 데려와 P.N.O를 만들었습니다. Prepared New Objects의 줄임말인데 제가 준비한 새로운 악기들을 지칭합니다.”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 포스터 이미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포스터(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어 김재훈 연출은 “더불어 정말 새로운 개념의 그랜드 피아노 무대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 귀띔하며 “사실 피아노 해체 작업은 최근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해체 자체 보다는 어떻게 해체해 재구성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김재훈의 P.N.O’ 정혜리 프로듀서는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이자 연출을 맡고 있는 김재훈 작곡가의 ‘그 많던 피아노와 피아노 학원은 어디로 갔을까’ ‘피아노 앞에 앉아서 동그라미를 지워가던 그 많은 아이들에게 피아노는 어떤 존재일까’ 등 호기심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정 프로듀서에 따르면 1년의 리서치를 통해 “시간과 공간 안에서 피아노가 관계를 맺어온 다양한 것들, 처음 피아노가 만들어지고 발전되면서 만났던 많은 존재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피아노를 사랑했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과정이었다.”

“낙동강 사문진 나루터에 처음 피아노가 들어왔던 때부터 지금 다시 인천항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되는 피아노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맥락들을 살피는 1년여의 과정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최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과정들을 살펴보니 피아노의 위상과 그 악기를 둘러싼 관계들이 다양하게 변화했더라고요. 변화가 있다는 건 결국 새로운 의미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됐죠.”

이어 “리서치를 바탕으로 악기들을 새로 만들었고 모든 요소들은 피아노에서 추출했다. 피아노를 다시 바라보고 해체하고 재구성하면서 미래를 상상하고 새롭게 이끌고 제안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관객들이 각자가 가진 피아노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동시에 P.N.O와의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홍성현 안희경
‘RE: 오리지널리티’의 홍성현 음악감독(왼쪽)과 안희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RE: 오리지널리티’는 동해안 별신굿의 정신과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는 전통예술 공연이다. 안희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동해 별신굿과 무악은 장단이나 타악의 화려함, 즉흥성 등이 특징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 해외 연주자들과도 콜라보레이션이 자주 일어나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특성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의 고민은 현장에서나 관객을 만났을 때는 큰 호응을 받는 동해안 별신굿, 무악이 왜 공연장에서는 관객을 못모셔오고 우리만 즐기는 공연이 되는가였다”며 “현장성과 즉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 물리적 거리를 허물고 동해 무악이 가진 타악성의 극대화를 위해 타악 연주자로 꾸렸다. 동해 별신굿, 무악 본질로의 회귀”라고 부연했다.

홍성현 음악감독은 “동해안 별신굿의 가장 큰 특징은 치유”라며 “그걸 무대로 가지고 오는 고민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곤 “이제는 돌아가신 김용태 동해 별신굿 보유자 선생님께서 장구를 치면서 소리를 하셨다. 혼자 연주하면서 소리를 하실 수 있는데 왜 무대에서는 보여주시지 않을까 고민하다 이번에 그걸 시도한다”고 말을 보탰다. 

 

정성태 임현진
‘Recall; 불러오기’의 화이트큐브프로젝트 정성태 안무가(왼쪽)와 임현진 프로듀서(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화이트큐브프로젝트의 무용공연 ‘Recall; 불러오기’는 기억이 소환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정성태 안무가는 “서커스, 아크로배틱, 영상 인터랙션, 구조물, 오브제 등 다양한 요소들이 적용되고 많은 것들이 무대 위에 펼쳐져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감각으로부터 불러와지는 아주 소소한 기억의 단서들이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지를 경험했습니다. 저 뿐 아니라 누구나 경험하는 그 과정을 통해 현재 혹은 미래를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고민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죠. 관객분들이 해석하려 하지 말고 그냥 재밌게 즐기고 돌아가시면서 다시 우리 공연이 리콜되기를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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