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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인재진 예술감독② “전환과 확장의 갈림길, 그 핵심은 콘텐츠 그리고 사람”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

입력 2022-09-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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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진 감독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인재진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

 

“조이 알렉산더 트리오(Joey Alexander Trio)나 재즈미어 혼(Jazzmeia Horn) 등은 우리나라에 처음 오는 뮤지션들이에요. 지금의 인터내셔널 재즈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포커스 프로그램’이 올해는 스페인 재즈를 조명합니다.”

19년째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을 이끌고 있는 인재진 감독은 눈여겨볼 프로그램으로 첫 내한할 조이 알렉산더와 재즈미어 혼 그리고 인 감독이 “공공외교 차원에서 꽤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자부하는 ‘포커스 프로그램’에서 선보일 스페인 재즈를 꼽았다. 

 

조이 알렉산더는 인도네시아 발리 출신의 19세 재즈 피아니스트로 2015년 ‘마이 페이버릿 싱’(My Favorite thing)으로 그래미 어워즈 최우수 즉흥 재즈 솔로, 재즈 연주 음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포커스 프로그램’에서는 스페인의 다양한 모습들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스페인 재즈의 특징은 전통적인 것들이 되게 많이, 잘 녹아 있다는 거예요.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의 인기 피아니스트 다니엘 가르시아(Daniel Garcia), 스페인 전통 민속음악 플라멩고와 재즈를 결합시킨 음악을 선보이는 바렌시아(Barencia), 스페인 갈라시아 지방의 대표 재즈 트리오 숨라(SUMRRA) 등이 무대에 오릅니다. 굉장히 신나고 함께 춤도 출 수 있는, 재밌는 시간들이 될 거예요.”


인재진 감독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인재진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

◇자라섬 에셋, 확장 키워드 “언제나 콘텐츠”


“결국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언제나 콘텐츠거든요.”

올해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는 메타버스, NFT, AR·VR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인재진 감독은 “NFT,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이나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시도는 기획자로서 의미있는 것 같다”면서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큰 트렌드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콘텐츠예요. 30년 전 소위 말하는 닷컴시대가 흥망성쇄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블록체인, NFT, AI, 메타버스 등이 각광받는 지금도 그래요. 그렇게 여전히 본질은 변하지 않고 콘텐츠죠. 그 본질의 가장 중심에는 당연히 사람이 있어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점점 중요해지는 이유죠.”

축제음식 개발, 기술과 예술의 접목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이 정부 지원을 받아 경기민요 및 전국의 민요와 재즈를 접목하는 ‘덩기두밥 프로젝트’(베이스&음악감독 이원술·보컬 김보라·거문고 황진아·드럼 이도헌·기타 김동환·트럼펫 배선용·설치작가)를 선보인다. 이는 지난해 경기민요를 시작으로 올해부터는 전국 민요와 재즈를 접목한 음악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전국투어까지 진행 중이다.

“대중들이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관심이 있겠어요. 하지만 그 가치는 인정받아야 하는 것들이죠. 만드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페스티벌을 통해 대중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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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현장(사진제공=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사무국)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올해도 다양한 시도들을 꾀한다. 이를 ‘자라섬 에셋’이라고 표현한 인재진 감독은 “IP, 축제 브랜드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축제는 많은 사람들과 요소들이 모여드는 장(場)이에요. 개별적인 것들이 전부 우리 것은 아니니 결국 우리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축제 브랜드로 귀결되죠. 지금까지 한국음악축제의 맏형으로서 한국형 음악축제의 전형을 제시했다면 이제부터는 궁극적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실험해 보고자 합니다. ‘재즈’라는 정체성을 지키면서 음악축제를 통해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가 알고 싶어졌거든요.”

그 전환과 확장은 인 감독의 말대로 “네트워크의 고도화, 최첨단 기술 등이 키워드이긴 하다.” 하지만 그는 “기술은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겠지만 제 개인적인 신념으로는 축제는 영원히 ‘오프라인’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인재진 감독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인재진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
“만나서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고 감동받고…인간의 본성이 그렇거든요. 기술이 발전하고 로봇이 일상화되는데도 레트로나 아날로그, 대면 만남, 인간적인 면면, 인문학 등이 선호되거나 중요해지잖아요. 그게 예술의 존재 이유,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작지만 다양한 시도, 그 중심은 오롯이 ‘사람’

“원래 재즈는 노래보다 기악 중심의 음악이어서 어떤 장르를 만나도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어요. 브라스 밴드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거든요.”

이어 인 감독은 “더불어 해외에 우리 것을 소개하기에도 나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음악이 재즈다. 이에 앞으로 다양한 장르와의 접목을 시도하고자 한다”며 “그 그간이 돼야하는 것은 교류”라고 강조했다.

“최근 BTS, ‘오징어게임’ ‘기생충’ ‘미나리’ 등 콘텐츠는 물론 문화까지 전세계가 열광하면서 K컬처가 전성시대를 맞았지만 일방적인 퍼붓기만으로는 지속성을 가지기 어려워요. 재즈와 우리 민요의 융합은 그들의 문화 형식에 우리 문화 콘텐츠를 얹는 거예요. 어떤 해외 아티스트들과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공연을 하는 교류들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인 감독은 “기초를 탄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예술도 마찬가지”라며 “모든 예술의 근간이 되는 순수예술들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그 운용의 묘를 통해 좀더 강력한 K콘텐츠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재진 감독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의 인재진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방식의 교류, 그 결과물을 노출시켜 줄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으로서 공연예술축제들이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인류에게 축제는 새로운 의미와 변화된 역할들을 부여받았어요. 이제 수행해야 할 때죠. 그런 의미에서 자라섬 재즈페스티벌도 올해와 내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뿐 아니라 모든 음악축제가 전환점이라고 인식해야 하고 정부 역시 관심을 가지고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후 인재진 감독은 “팝업 형태의 재즈 클럽을 전국에 운영하거나 페스티벌 관련 상품을 새로 개발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특히 내년부터는 좀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노멀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인간은 그렇게 살면 안되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처럼 직접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만나는 장이 굉장히 의미가 있죠. 결국 문화, 예술, 축제 등은 물론 세상 모든 것이 그래요. 기획부터 개최까지 그 중심은 사람이어야 해요. 항상 사람을 가운데 놓고 고민하고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축제들이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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