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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팍팍한 4050세대, '인문학의 낙원'에서 쉬었다 가세요"

[평생교육 평생현역] ④중앙대 인문예술융합아카데미 허성필 원장

입력 2014-11-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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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최윤식은 “인문학은 바로 ‘사람의 정신’과 ‘사람들의 연결(사회)’에 관한 지식”이라고 그의 저서 ‘2030 대담한 미래’에서 말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관련 서적이 인기를 모을 뿐 아니라 많은 인문학 강의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그중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인문융합예술아카데미는 지혜를 얻고 활용이 가능한 콘텐츠로 수강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인문융합예술아카데미 ‘아데니아’의 허성필 원장을 지난 3일 중앙대 평동캠퍼스에서 만났다. 

 

허성필7
허성필 중앙대 인문예술융합아카데미 원장 


-아데니아란 뜻은 무엇인가

아데니아(athenia)는 영어의 ‘athens’ 즉 인문학의 발상지인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athens)와 유토피아(utopia)를 합친 용어다. 말하자면, 인문학의 낙원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이름이다.

-인문학 강좌가 많은데 차별점이 있나

외국에는 인문학과 예술을 접목시킨 강좌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인문학과 예술을 따로 떼어낸 강의가 많다. 아마도 인문학과 예술을 접목시킨 것은 최초의 개념이 아닌가 싶다. 중앙대는 연극, 영화, 음악, 패션 등 인문·예술 쪽에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사회에도 많은 인문예술 종사자들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중앙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제고시키고자 7월부터 중앙대에서 론칭하게 됐다.

특히 강좌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지자체나 구청, 출판사 산하, 대학교 등의 인문학 강좌들을 많이 찾아봤다. 하지만 인문학 강좌에 예술을 입힌 인문학 강좌는 아데니아가 처음이다. 딱딱하기 쉬운 인문학에 예술을 입혀 강좌에 생동감 있는 인문예술 강좌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서가 점점 메말라 가고 있다. 또 현대인의 이기주의도 점점 팽배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인문학 공부’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물화(物化)된 세상에 인간에 대한 존엄과 예의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속도를 숭배하는 우리 현대인에게 쉼의 여유와 삶의 주인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문학을 생활에 접목하나

인문학의 주체는 인간이다. 다양한 인문학 공부는 사람과 사람들 간의 이해를 돕는 계기가 될 것이다. 즉 인문학 공부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법부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또 자신이 인문학 공부를 깊게 해 친구나 이웃 등에 재능기부로 서로 정보 교환의 계기로 삼는다면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 자녀들에게 논술이나 역사공부 등을 지도한다면 부모와 자녀 간 자연스러운 대화 채널이 형성돼 청소년 비행 등의 사회 문제도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인문학을 공부하면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다. 또 소통의 심리학을 배우면서 사람과의 관계 소통에 자연스러움을 터득할 수 있으며 역사 공부를 통해 미래를 미리 예측하고 선조들의 지혜를 현재에 접목할 수도 있다.

- 강좌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인문, 예술을 융합한 강좌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클래식 음악과 테라피(요법)를 접목한 ‘클래식 테라피’, 사진을 통해서 문화를 점검해보는 ‘사진과 문화’ 그리고 음식에 관한 강좌인 ‘대중 속 음식이야기’, 역사와 관련된 ‘조선시대 역사탐구’, 재즈를 인문학과 접목시킨 ‘인문학으로 만나는 재즈’ 등이 있다. 또 ‘영화로 보는 대중음악’ ‘소설 쓰기’ ‘미술사 방법론’ ‘패션사에 등장하는 세기의 여성’ 강좌와 외국 작가들의 원서강독 등이 있다. 특히 ‘뮤비 큐레이터 양성과정’ 강좌는 한국 최초로 11월 입문반이 론칭한다. 구청이나 문화센터, 작은 영화관에서 큐레이터 생활을 하고자 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무비큐레이터’ ‘파티비즈니스 전문가 창업과정’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선생님 되기’ 등은 총장 명의 수료증이 수여된다.


-다들 평생교육을 말하고 있다

평생교육원이 아쉬운 것은 대학 내 학점은행제 형태로 가는 추세가 많은데 이름 그대로 평생교육원 형태로 가서 좀 더 지역 공동체가 참여할 수 있는 강좌들을 많이 개발하고 소개해 줘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100세 시대다. 앞으로 은퇴 후 20~30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렇듯 노년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평생 교육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안이 필요하며 다양한 인문, 예술에 대한 콘텐츠를 연구, 개발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은 나이를 초월해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 인문학 공부처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실버 인문학은 이러한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이 될 수 있으며 심약하기 쉬운 노인들의 가치관을 좀 더 강화시켜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다 줄 것이다. 아울러 지식인 노인층의 다양한 인문학 재교육을 통해 소외계층(다문화 가정 포함)에게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제공한다면 노인들의 삶의 의지를 더 고양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 평생교육원의 역할이 있다면

지역마다 ‘원로 교육센터’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지식인층에 속하는 노인들을 강사로 해서 무료로 인문, 예술을 가르치는 센터를 만드는 것이다. 또 정년퇴직한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 임원 출신들도 국가에서 재교육을 시켜 원로 교육센터에 투입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낭비되는 고급 두뇌를 갖춘 노인들을 투입함으로써 국가 평생교육에 대한 인프라가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고 정년 퇴임하고도 나라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통해 은퇴 이후 제2의 황금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또래 친구들이 가르치는 것을 들으면서 서로 소통하고 자극을 받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지 않겠나. 나아가 지식층 노인들에게 상징적인 강사료를 나라에서 지원해 준다면 노인 창업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의미의 인력 인프라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나 대학 차원에서 나서야 할 것이며 잘 추진이 된다면 강의 혜택을 못 받는 소외 계층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인문학 강의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줄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도시 속의 인문학 쉼터를 표방한 평동캠퍼스에서 도시인들의 황폐한 정서를 바꿀 수 있는 쉼터로 인문예술 아카데미를 세웠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 수강을 원하는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었던지 강의가 시작되면서 대학생 직장인 주부 그리고 퇴직자 분들의 문의가 많다. 지금의 강의들과 함께 앞으로 40~50대 명퇴자들을 위한 인문예술 융합아카데미를 만들 계획이다. 직장에서 나와 재취업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때 그 사람들의 정서를 매만져주고 용기를 줄 수 있는 명퇴자들을 위한 인문예술아카데미 재교육강좌를 열어 좋은 의미의 정신적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사진=윤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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