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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공룡 춤추게 하는 '대박예감 상품'… 백화점·대형마트서 모셔가기

[2017 신년기획] 스타트업, '유통' 날개를 달다

입력 2017-01-04 07:00 | 신문게재 2017-01-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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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 '이마트 메이드인 코리아 프로젝트'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의원(왼쪽부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장병완 위원장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함께 한 중소기업 관계자의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

 

지난해 한국의 스타트업 수는 5년 전보다 3.5배 늘어났지만 생존률은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 주요 회원국 중 최하위인 것이 국내의 현실이다. 한국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창업 기업의 3년 후 생존률은 41%, 10년 후 살아남는 스타트업은 100개 중 8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기관과 언론의 설문조사에서 스타트업들은 창업보다 어려운 것으로 △자금부족 △판로개척 △인력 채용 등을 우선적으로 꼽는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업은 했지만 이후 연구개발비용이 턱없이 부족하고 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판로 개척이 어려운 것이 이들의 생존환경을 척박하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창업보육센터를 비롯한 각 지자체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제도에 따라 사무공간과 초기 투자비를 확보는 보다 용이해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수익성 개발을 위한 지원과 안정적인 판로개척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유통업체들이 나서서 이 같은 스타트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통업체들은 스타트업의 초기 창업비용 지원과 업무공간 제공은 물론 우수 스타트업의 경우 자체 유통망을 통한 판로개척까지 지원해준다.

일례로 롯데그룹은 지난해 2월 창업보육 전문법인 ‘롯데엑셀러레이터’를 설립해 현재 20여 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중 10여 곳과는 업무협력도 하고 있다. 지원기업 중 천연벌꿀 제조업체 ‘허니스푼’은 면세점 등 유통망에 입점시켰다. 재밀봉이 가능한 음료용 캔뚜껑을 개발하는 XRE의 경우 롯데칠성, 롯데알미늄과 함께 제품 상용화를 시험하고 있다. 롯데는 계열사와 공통점이 있는 스타트업을 연계해 판로 개척과 마케팅 지원을 돕고 올해까지 지원 기업을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 ‘이마트 메이드인 코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마트는 사전 심사를 거친 우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스타상품 45개 중 일부를 선별한 후 시장성을 검증하고 회사 유통전문가의 멘토링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시험 판매를 한 뒤 상품성이 검증되면 이마트, SSG닷컴, 신세계 TV쇼핑 등 계열사 유통채널에 정식으로 입점시키기로 했다. 이마트는 알리바바, 티몰 등 해외 유통망으로의 판로 개척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중소기업은 이마트가 성장하기 위해 함께 해야 할 파트너”라며 “이 프로젝트를 중소기업 파트너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와 투자업체,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GS홈쇼핑과 SK플래닛, 신세계I&C,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는 지난해 10월 26일 서울 대치동 구글캠퍼스에서 스타트업 10곳과 만나 스타트업 지원·투자 계획을 소개하는 한편 사업연계 방안을 찾는 자리를 가졌다.

첫 번째는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동반성장과 상생에 대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 증가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에서 유통기업들은 몇 년전 만해도 최하위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지만 이 같은 스타트업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대거 우수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LG생활건강과 CJ제일제당이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을 비롯,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GS홈쇼핑 등 9개사가 우수 등급에 포함됐다.

둘째, 우수 스타트업을 협력사로 등록해 제품과 서비스의 질적향상을 꾀할 수 있는 점도 유통업체들의 스타트업 지원이 늘어나는 이유다. 스타트업 지원이 단순히 ‘퍼주기’를 넘어 유통업체는 신규 협력사를 확보하고 스타트업은 판로 해결할 수 있는 ‘윈윈’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아이디어를 얻어 지속 가능한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미래형 유통 모델을 개발하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현희 기자 yhh120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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