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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못 품은 노사… 양극화 심화돼 악순환

[2017 신년기획] '4不 탈출' 돌파구를 찾아라

입력 2017-01-02 07:00 | 신문게재 2017-01-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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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 노사는 그야말로 불통의 한 해를 보냈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산물로 뿌리내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노동계를 대표하는 조직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노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 협력적 노사관계를 위한 경영진의 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30년간 대기업 정규직 위주로 편중된 노사 화합의 패러다임은 그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양산된 기간제·사내하도급·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노동자를 끌어안지 못하고 양극화만 심화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특히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과 자동차, IT 등 수출 주력 업종의 경기 악화로 노사 화합이 그 어느 해보다 절실했다. 하지만 대기업 조선 3사 노조의 구조조정 반대, 현대차 조합원의 임금·단체협상 노사 합의안 거부, 공공부문 노조의 성과연봉제 반대 투쟁 등으로 노사 분규가 되레 늘었다.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도 상당했다. 전체 기업의 파업 손실을 차치하고도 현대차 파업으로 인한 피해 금액만 무려 3조원에 달할 정도다. 게다가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노사의 채용장사 및 고용 대물림이 상생에 찬물을 끼얹었다.

물론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경쟁력 향상과 일자리 유지를 고민하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킨다면 ‘불협의 노사’라는 민낯은 얼마든지 벗어 던질 수 있다. 노사화합 문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로 다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도요타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국내에선 지난 2005년 워크아웃 졸업 후 성공적인 노사관계로 26년간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와 강성 노조로 불리던 LG전자, 오랜 위기 경영을 딛고 SM6 흥행 돌풍 신화를 쓴 르노삼성차도 노사 상생의 좋은 예다.

전문가들은 일방적인 상호 희생과 자기 고집을 강요하기보다 협력적 패러다임으로 노사 관계를 바꿔야 돌파구가 열린다고 입을 모은다. 정규직 노조가 사측과 공존하는 노사문화를 만들고, 비정규직은 물론 중소기업 노동자와 상생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노사 화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경영악화로 불가피한 구조조정을 맞닥뜨렸을 때 노사가 배려와 상생으로 함께 해법을 찾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사 관계에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노사가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변화까지 함께 고민하는 새로운 단계의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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