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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의 땅 위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북유럽 신예 뮤지션들'

[권익도의 White Cube] 떠오르는 빛, 북유럽 신예 뮤지션들

입력 2015-03-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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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강조하는 노르딕(북유럽) 국가들.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 광활한 대지는 이들에 수많은 예술 영감을 불어넣는다. 노르웨이 한적한 시골 숲속, 유럽 엘크의 울음 소리, 아이슬란드 화산지형과 얼음의 흑백대비, 여름이면 백야가, 밤에는 오로라가 펼쳐지는 땅. 그곳은 북유럽이다.

노르딕 뮤지션은 이런 자연 현상들과 마치 거울처럼 닮아 있다. 자연 속에서 탄생하는 다양한 유기적 형상들에서 영감을 받고 누구에게서도 규정될 수 없는 자신들만의 언어를 음악으로 잉태한다. 시규어로스(Sigur ros)가 그렇다. 긴 눈과 얼음의 시간을 음악에 녹여낸 밴드. 팔세토 창법으로 자신들의 언어 ‘희망어(Hopelandic)’를 더욱 몽환적으로 전한다. 그들은 이미 아이슬란드 그 자체로, 북유럽 음악 그 자체로 대변되는 하나의 아이콘이다.
 

시규어로스 앨범 자켓
시규어로스의 5번째 정규 앨범 '귓가에 울리는 잔향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연주한다(Med sud I Eyrum Vid Spilum Endalaust)'의 앨범 재킷.

 

"희망어는 일정한 문법이나 뜻을 가진 언어가 아니라 음악의 분위기에 맞게 의미 없는 음절들을 배열한 것이다. 귀가 아닌 가슴으로 듣는 언어다." 

- 시규어로스의 보컬 욘 쏘르 비르기손


◇ 노르딕 음악의 ‘아예티스비욘 (Agætis byrjun, 좋은 시작)’

아이슬란드어로 아예티스비욘은 ‘좋은 시작’이라는 의미다. 지난 1999년 시규어로스가 두근거리는 설렘을 안고 발매한 메이저 첫 앨범 제목이기도 하다. 시규어로스, 뷔욕이 북유럽의 음악을 세계로 전파시켰던 20여 년 전처럼. 얼마 전부터 이들의 계보를 잇는, 이들을 훨씬 뛰어넘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노르딕 뮤지션’들이 ‘좋은 시작’을 머금었다.

올해 초 발매된 뷔욕의 새로운 앨범 ‘버니큐라(상처를 치유하다)’는 현재 영국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5위 안에 진입했다. 스웨덴 신스팝 듀오 나이프(The Knife)부터 자연을 모티브로 삼은 노르웨이 밴드 캣천재머(katzenjammer), 아이슬란드 포크록 신예 아우스게일(Asgeir)까지. 그야말로 신 ‘노르딕 제너레이션’의 도래다. 아예티스비욘!


◇ 북유럽에 도래한 새로운 ‘빛(Light)’

1. 아우스게일(Asgeir)

 

아우스게일
아이슬란드의 포크록 신예 아우스게일.

 

 

"아이슬란드 자체에서 영감을 받는다.시골의 한 작은 마을에서 자란 나는 조용히 집 안에서 노래를 만들고 연주하고 녹음하며 시간을 보낸다. 공간감 있고 분위기 있는 느낌은 자연에서 온다." 

- 아우스게일


아이슬란드에 데미안라이스 사운드에 시규어로스 감성을 녹여낸 신예가 등장했다. 아이슬란드인 10명 중 1명은 지금 아우스게일의 데뷔 앨범 ‘죽음의 침묵 속에서 핀 영광(Dyrð i dauðaþogn)’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비요크나 시규어로스의 위상을 흔들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외신들의 보도의 중심에는 아우스게일이 있다. 최근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영어로 전면 리레코딩한 앨범을 발매했다.


2. 캣천재머(katzenjammer) 

 

키천제머
노르웨이의 여성 4인조 밴드 캣천재머.

 

"우리는 야외에서 놀기 좋아하고 행복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흥이 나서 야외에서 놀다보면 멤버들 각자 악기를 주섬주섬 꺼내오고 그 자리에서 자연 소리와 함께 그대로 레코딩 작업에 들어가곤 하죠."

- 캣천재머의 안나 마리트 베어그하임

 

실로폰과 우쿨렐레, 에그마라카스 등의 울림으로 상상 속 요정을 보는 듯한 착각이 시작된다. 에너지가 넘치는 팝 뮤직부터 포크 뮤직, 록, 컨추리 음악과 발칸 음악 등 짬뽕 장르를 추구하는 노르웨이의 여성 4인조 밴드.

모든 멤버가 노르웨이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노래의 가사는 모두 영어다. 이들 역시 음악의 소스는 ‘자연’이다. 노래에 자연을 담았다. 캣천재머는 북유럽 문화의 유사성이 결국은 스칸디나비아 뮤직의 정체성을 만들고 영국에까지 바람을 불게 한다고 믿고 있다. 

 

 

3.하이에즈어키트(Highasakite)

 

Highasakite
네덜란드 5인조 혼성밴드 하이에즈어키트.

 

이름부터 술에 완전히 취했단다. 음악은 웅장한 심포닉과 전자 오르간이 뒤범벅돼 있으며 인그리드 헬렌하빅의 보컬은 웅장함과 신비로움에 흥겨움을 불어넣는다. 하빅을 필두로 결성한 5인조 혼성 노르웨이 밴드. 가장 최근에 발매된 앨범 사일런트 트리트먼트(Silent Treatment)는 노르웨이 음원차트에서 지난해 합계 1위를 기록했다. 

 


4.엘리펀트(Elliphant)

 

엘리펀트
엘리펀트

 

엘리펀트는 스웨덴 가수 엘리노어 올로프스도터의 원맨 밴드다. 곡도 쓰고 노래도 부르고 랩도 하고. 다재다능하다. 장르는 선동 음악(agit-pop)과 힙합 음악 사이의 경계 어디쯤에 있다. 싱글 ‘원모어(One More)’의 뮤직비디오에서 아디다스 재킷을 걸치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뻐끔거리며 길거리에서 소변까지 보는 만행까지 보여주는 대범함이란. 북유럽 신세대의 도래를 알리는 소리 없는 신호탄일지도.

권익도 기자 kid@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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