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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떨어지는 부동산은 '짐' 될 수도"

부동산 황금 포트폴리오 전문가 대담
"단칸이라도 임대료 꼬박꼬박 나온다면 충분"

입력 2014-09-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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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단지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높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어떤 부동산’인가가 중요한 겁니다. 몇 십만 ㎡의 땅을 갖고 있어도 유동성이나 세금 때문에 오히려 힘들 수 있죠. 단칸이라도 임대료가 꼬박꼬박 나온다면 문제가 되지 않아요.”

경제적으로 편안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자산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부동산을 빠뜨릴 수 없다. 노후를 준비하는 30대부터 은퇴를 코앞에 둔 50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해야 부동산이 ‘100세 시대’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부장과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위원 등 세 명의 부동산 전문가가 ‘부동산 자산의 황금 포트폴리오’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그녀들이 전하는 처방전을 들어본다. 
 

 

◇가진 건 집뿐일 때 - 현금흐름 막는 문제요인을 파악하라


-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아 노후의 현금 흐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연구소장(이하 김 소장) : 100세시대에는 건강, 친구(취미/자기계발), 연금(정기적인 고정수입)과 더불어 집이 꼭 필요하다. 부동산이 자산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은 뒤집어 보면 우리나라의 ‘주거 안정성’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부장(이하 안) : 부동산이 아닌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비중을 줄인다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내가 투자자라도 확정금리가 아닌 다른 상품으로 볼 때 금융상품에는 한계가 있다. ‘어떤 부동산인가’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현금흐름이 어떻게 유지되고 개선될 수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위원(이하 김 위원) : 그렇다. 단순히 부동산 비율이 높다는 게 문제가 아니고 고령층으로 편입될 이들의 부동산 자산비중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부동산을 가지고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유동성이 떨어지고, 내버려두면 가치가 계속 떨어져 은퇴 이후 현금화할 수 없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다.


◇ 은퇴한 베이비부머 - 월급처럼 들어오는 임대료 노려라


-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표격인 58년생의 상당수는 은퇴했거나, 올해 또는 내년 은퇴하게 된다. 베이비부머들이 노후를 위해 2억~5억원 정도로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위원 : 50대에 부동산으로 노후자금을 얻는다고 하면, 보통 본인이 살 집을 말고 주거용 상품을 상업용 상품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어느 정도의 금융자산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2억~5억원으로 할 수 있는 투자를 가장 많이 물어본다. 이 금액정도로 마땅한 투자 상품을 찾기 어렵지만, 안정수입을 길게 받고 싶다면 소형 아파트를 임대하는 것이 적합하다. 환금성도 좋고 안정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지방의 상가, 택지를 분양받아 차익을 올려서 다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 소장 : 여태까지의 집은 ‘소비’의 주체로서의 공간이었다. 은퇴 후 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시대에는 ‘생산’의 주체로서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텃밭 혹은 식물공장으로 식량을, 그리고 정기적인 수입을 만들어 내는 것도 ‘집’이 할 수 있는 핵심 역할이다. 은퇴시기가 되면 ‘가족 축소기’로 들어가 부부들만 남게 되면 나머지 방들이 필요 없어진다. 집을 개조해서 일부를 임대를 주는 방법과 큰집을 팔아 작은 집 두 개를 사서 하나는 임대를 주는 방법이 있다.

△안 부장 : 간편하게 생각하면 다가구 주택이 가장 좋다. 입지가 좋으면 ‘이중 주거지’라고 해서 1층 개조해서 상가로 쓰고 2층은 자기가 사는 방법이 있다. 물가가 올라도 그만큼 소득을 함께 얻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나도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요즘 에어비앤비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인데 해외에서는 잘 활용하여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월세 계약을 하는 것과는 다른 형식의 임대료다. 관련법과 규제가 정비된다면 비어 있는 집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30·40대 직장인 - 집부터 사서 주거비용 아껴라


- 노후를 준비하는 3~40대 직장인들은 어떻게 부동산에 투자해야 할까?

△김 소장 : 먼저 집을 사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 오래 일하고 저축을 해야 한다. 집은 꼭 필요하다.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 자기 집을 갖고 은퇴를 한 사람과 자기 집 없이 금융상품과 같은 투자로 살아온 사람의 노후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이 있는 사람이 훨씬 윤택하게 살고 있었는데, 집이 있으면 수입의 40~50%로 나가는 월세를 아낄 수 있고, 이 자금을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3040 세대라면 수익형 부동산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기 집 하나는 가지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익률이 8%를 기대하고 오피스텔을 샀는데 요즘은 5%에 머물고 있다. 공실률도 높다. 특히 강남벨트는 2억원을 들여 사면 70~80만원정도의 월세를 받을 수 있었는데, 올 초에 나온 3억 오피스텔은 그런 수익률을 못 받고 있다.

△김 위원: 30~40대들은 1차적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의지는 있는 사람들인데 30대 후반에 가서도 돈을 모으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게 문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절반은 대출을 이용해 ‘분양’을 받고 프리미엄을 남길 수 있는 집을 마련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이 1차적 과제니까 집이 없는 상태에서 추가 상품을 고르는 것은 나중에 2차 고민이 돼야 한다.

△안 부장 : 집을 사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집값이 떨어질까 싶어서’라고 답한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금융상품을 분석해서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을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집이 아닌 다른 것을 준비할 용기와 여력이 없다면 차라리 집을 사는 것이 맞다. 집은 최소한 자산의 근간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 집, 살까 말까 - 집값 하락? 월세 나가는 걸 생각해라


- 올 가을 16만 가구가 쏟아진다. 집값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살까 말까 고민들이 많다. 지금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살 때인가?

△김 위원 : 집값이 떨어질 때 집을 산 70년대 생들이 대량 대출의 최대피해자다. 무리하게 대출받았다가 발목이 잡힌 경우인데, 그것만 보고 대다수가 막연히 ‘집을 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안 부장 : 주거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면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것도 괜찮다. 30평이라면 추가 부담금이 2억~2억5000만원 정도 필요할 것이다. 맞벌이로 꾸준히 일할 수 있다면 버겁지만 가능하다. 집값에 비해서 30~40%정도 상환할 수 있는 원리금이면 지금 사야 한다. 지금보다 가격이 조금 떨어질 수 있겠지만 조금 싸게 팔고 다른 곳으로 가면 된다. 본인이 살았던 만큼 감가삼각이 되거나 시장순환에 의해 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된다. 주거비용을 이자수준으로 내서 월세를 아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 위원: 빚을 내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단지 어느 정도가 감당할 수 있을 수준이냐가 문제다. 부동산을 ‘투자재’에서 ‘소비재’로 보는 관점으로 의식이 바뀌고 있으니 본인의 자산 수준에 맞춰 필요한 주택을 적정한 대출로 소비해야 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결정할 때는 어느 쪽이 더 비싸질 거니, 지금이 투자 적기이니 등의 질문으로 돌아와 버려 답을 내리기 어려워진다.

△김 소장 : 도시권의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 여전히 살고 싶은 도시가 서울이고 강남이다. 또한 ‘도시 재생’이 화두다. 이 말은 대규모 택지개발은 이제 끝났다는 뜻이다. 신규택지에 대규모 주택을 만들던 시절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재건축을 하더라도 이전의 집 수를 빼고 나면 신규로 더해지는 집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떠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전원에 살고 싶어도 서울 집을 전세를 주고 팔지 않는 게 좋다. 도시의 집들이 가격이 유지가 되거나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잊지 말아야 할 것 - '나의 필요'를 아는 것이 첫걸음


- 장수시대, 재산관리에서 황금 포트폴리오를 위해 덧붙인다면.

△안 부장 : 하나로 답을 내려고 하지 말자. 가진 재산으로 부동산을 가질 수 없다면 방카슈랑스와 같은 금융상품을 병행해 답을 찾아야 한다. 본인의 지식이 부족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김 소장 : 은퇴 이후에는 고정적인 임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고정적인 비용을 줄여야 한다. 고정 비용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용을 줄이면 더욱 안정적안 생활이 가능해진다.

△김 위원: 주택에 대한 평면이나 디자인도 유니버셜 디자인이나 무장애 주택을 고려하고 있어 시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측된다. 시장 상황이 변하는 가운데 실제 자신의 상황과 필요가 간과되고 있다. 자신의 노후를 위해서라면 자신에 대한 안내나 학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담 = 방형국 부동산 부장, 사진 = 윤여홍 기자
정리 = 권성중·남지현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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