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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끝내고 내수 회복 택했다…한은 금통위, 38개월 만에 '피벗'

기준금리 '0.25%p' 전격 인하

입력 2024-10-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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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했다.(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부진한 내수경기에 숨통을 불어넣기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낮추면서, 3년 2개월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것이다. 이에 가계대출 이자 부담도 연 3조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낮추며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했다.

저금리 기조로 고물가 우려가 나타나자 2021년 8월, 0.25%p 금리를 인상한 이후 38개월 만의 통화정책 완화다. 금리 인하 이력 자체로만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기준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대출이 다시 들썩일 우려가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내수 경기 부진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선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낮춰 이자부담을 줄여야 민간 소비·투자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질쳤다. 민간 소비는 0.2% 감소했으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2%, 1.7% 축소됐다.

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커졌다.

여기에 확연한 물가 안정세도 금리 인하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로 지난 2021년 2월(1.4%)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의 걸림돌이던 집값과 가계부채 급등세도 다소 완화됐다. 9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전월(9조6259억원)보다 약 4조원 줄어 5조602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통상 시장금리도 하락해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고, 대출금리까지 낮아질 공산이 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한은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내리고 대출금리 하락 폭도 같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원 줄어든다. 취약차주는 이자 부담이 약 2000억원(1인당 12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가계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의 이자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경우, 다시 가계부채 증가나 주택가격 상승 등을 불러올 수 있어 연내 추가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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