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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리인하’ 결정 앞두고 고심 깊어지는 한은 금통위

입력 2024-10-09 10:25 | 신문게재 2024-10-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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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금리 인하 압박이 큰 상황이지만, 부동산 가격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1일 예정된 금통위의 기준금리 조정 전망은 6대 4의 비율로 동결보다 ‘인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100명 중 64%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한 점과 국내 물가가 1%대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요 배경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물가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부동산 가격 상승세의 완화 등이 금리 인하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세와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위원들 중 다수가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며, 동결 의견은 소수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1%대로 접어들며 안정되는 흐름이고 글로벌 및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금리를 인하할 근거가 될 수 있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어 물가 안정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금통위에서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연내 추가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번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으로 외부적으로는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 여건을 보면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9월 5대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5조8000억원으로 상반기 월평균 대비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10월 금통위에서 현 금리 수준(3.50%)을 유지하되,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2명의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선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불확실성, 환율 변동성도 금리 인하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했지만, 견조한 9월 고용지표 발표 후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50원대로 올랐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상방압력을 받고 있어 국내 물가에도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으로서는 이번 달 서둘러 금리를 인하하기 보다는 지표를 좀 더 확인해본 뒤 11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금통위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여건만 놓고 보면 금리를 인하하고 싶겠지만,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치적 압박과 시장의 기대가 한은의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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